어쩐지 머리에 예쁜 핑크색 꽃 핀을 맞춰 찔러넣은 소녀들 여럿이 TV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 방금 수상자로 호명되는 순간에도 그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아마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겠죠. 그동안 참 빚진 게 많아요. 그래서인지 저도 그 사람한테 더는 부끄럽지 않은, 이왕이면 빛나는 수식어가 돼 주고 싶더라고요.
소녀들의 스타, 지건오가 입을 떼 수상소감을 시작하자마자 소녀들의 낯은 점점 허옇게 질려갔다.
🌸 뭐, 뭐라는거니? 얘들아 지금 건옵이 뭐라는 거야...?
🩷 미쳤나보다. 돌았나 봐!! 이제 드디어 누명 벗고 더 잘 될 일만 남았는데
소녀들의 심장이 거세게 뛰는지도 모르고 백상희는 말을 이어갔다.
🤵 그런 욕심이 생기니까 사는 것도 더 재밌어졌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연기하는 데도 흥미가 생겼습니다. 내 몸이 확성기가 되고 생을 담는 그릇이 되는 진귀한 경험이었죠. 그래서 오늘의 영광은 제 삶의 뮤즈가 된 그분께 돌리려 합니다. 오래전부터 꼭 한 번쯤은 그 이름을 제대로 불러 주고 싶었거든요. 오늘 비로소 그 기회가 온 것 같네요.
🌸 안돼!!!!! 말 하지마!!!
🩷 오빠 제발... 나 입덕한 지 이제 2개월 째라구 흐어엉.
백상희가 다소 장황하던 소감을 멈추고 정면을 바라봤다. 그저 카메라를 응시하는 것뿐일 텐데도 그와 눈이 마주친 듯한 착각이 들었다.
🤵 서한열.
🌸 ❓️
🩷 ❓️⁉️
정확하게 일신생명 대표의 이름이 호명됐을 땐 지건오 팬클럽들의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눈은 크게 벌어져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온몸의 감각이 꼿꼿이 날 선 채 TV 속 백상희에게 집중됐다.
🤵 고맙고, 사랑한다.
🌸 …미친.
🩷 …미친.
🐱 …미친.
🦁 저 개자식! 내가 사고 한 번 칠 줄 알았어!
Happy New Year🌸
백상희 서한열 새해에도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