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자꾸 속이 엉켜서, 혼자 어떻게든 풀어 보려고 했는데 잘 안 돼.
알 듯 모를 듯한 말로 괴로움을 토로한다. 서한열은 혼란이 뒤섞인 눈빛으로 백상희의 낯을 더듬거렸다. 그러다 슈장본 페이지를 넘기는 손에 백상희의 손이 닿아 옴에 눈살을 일그러뜨리며 이를 꽉 물었다.
🐶 애쓰면 애쓸수록 더 꼬이기만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졌어.
처연한 눈빛으로 서한열을 내려다보던 백상희가 예고 없이 슈장본 페이지를 넘겼다. 다 읽지도 않았는데 두툼한 손가락이 단번에 페이지를 넘기는 통에 서한열이 힉, 숨을 삼키며 고개를 젖혔다.
🐱 야, 다 안읽었다고.
🐶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 잠시만!
🐶 섣불리 문제 삼고 내 마음대로 굴었다간 또 다 망가뜨릴까 봐.
백상희는 연신 속마음을 고백하며 슈장본 페이지를 촥촥 넘겼다. 기어이 그 어딘가에 구멍이 뚫린대도 이상하지 않을 듯했다.
🐱 좀 천천히...
🐶 너도, 이랬어? 응? 얼마나 예뻐해 주는지, 다 아는데… 계속 확인하고 싶고, 애가 타서.
🐱 대체, 무슨.. 씹…!
🐶 한열아. 서한열. 여전히, 내가 좋아?
🐱 씨발, 뭔 당연한…!
🐶 결혼해도 계속, 너랑 슈장본 읽을 수 있게 해 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