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한이 초반 하선우를 상대로 끊임없이 블로킹을 하며 그와의 접촉을 상상했듯이 하선우의 이별 통보 이후에는 헤어짐의 순간을 끊임없이 복기함
그러나 초반에 자기가 하선우를 수도 없이 욕망했다는 말은 솔직하게 뱉을 수 있어도 이별과 관련한 강주한의 발언에는 조금씩 위악이 섞여있음
마치 그 순간의 기억이 흐릿하다는 듯이
자신의 감정적 상처가 실연의 유희라는 듯이
자신은 하선우를 잃었지만 하선우는 전부를 잃었기 때문에
강주한은 쓸모의 영역에서 기능하면서 감정과 행복의 영역 자체를 축소 인지 하는 것으로 자기를 방어하는 것임
그리고 그게 전부를 잃은 (언제든 하선우 자신을 버려버리진 않을까 걱정되는) 하선우에게 가지는 강주한의 예의이기도 할 것임
증오 할 수 있는 인간으로 기능하려면 그의 껍데기는 반듯하게 서 있어야 하니까
강주한은 진짜 복잡한 인간이라 이 인물에 대해 어떤 필터를 투과해 보느냐에 따라 그가 잔혹해 보일 수도, 미숙해 보일 수도 감정으로 집행하는 인간으로 보일 수도 처단당한 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게 3부 후반과 4부 초반의 큰 포인트이자 즐거움 같음
왜냐면 강주한에 대한 해석 그 첨예한 싸움이 하선우의 가장 큰 과제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