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서한열이 고개를 숙이더니 백상희의 뺨 위에 피어난 물꽃을 핥았다. 백상희는 나른한 들숨을 삼키며 느릿하게 고개를 비틀어 서한열과 입술을 겹쳤다. 약속한 것처럼 쪽, 쪽, 쪽, 이어지던 가벼운 입맞춤이 농밀한 키스로 번졌다.
한참 만에야 입술을 뗀 서한열은 거듭 백상희의 귀를 만지작거렸다. 백상희도 얌전히 그 손길을 받았다. 그러다 슬쩍 고개를 돌려 서한열의 손바닥에 입술을 묻더니 두 팔로 서한열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 사고싶어. 너무 사고싶다고. 정말 너무 갖고싶다고... 슈장본 말야.
🐱 애도 안 부릴 어리광은. 예쁘다, 예쁘다, 해 주니까 끝이 없네. 백상희.
🐶 본부장님 총애 믿고 그러나 보지.
백상희가 자조적으로 중얼거렸다. 한쪽 입꼬리만 들추며 비릿하게 웃는 꼴까지 그럴싸했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괜히 가슴이 저릿저릿해지는 게, 걸어 다니는 슈장본이 따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