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계로 달려 내려온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창 너머로 그 꼴을 관망하던 슈블단이 마뜩잖은 듯이 혀를 찼다.
🌸 설마 비서님이 저러라고 했어요?
👨💼 회사 차원에서 마련한 의전 같습니다. 슈블단님의 슈장본 구입을 축하하려고요.
🌸 아니. 내가 슈장본 사는게 저 사람들한테 뭐 그렇게 반가운 일이라고?
슈블단은 도통 이해되지 않는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그 말에는 양 비서도 딱히 대꾸하지 못했다. 그사이 운전기사가 차체를 빙 둘러 와 뒷좌석 문을 열어 주었다.
곧장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양 비서가 서둘러 따라붙었다. 슈블단을 발견한 직원들이 극진히 인사를 건넸다.
👥️ 어서 오십시오, 슈블단님. 슈장본 구입을 축하합니다.
🌸 이럴 시간에 일들 보세요. 그게 날 도와주는 거지.
슈블단은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며 그 앞을 그냥 지나쳐 갔다. 그러면서도 슈장본을 쥔 손에 꼬옥 힘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