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파열음에 밖으로 나가 봤다. 편의점 전면 유리에 큰 금이 가 있었다. 그 원인으로 추정되는 두꺼운 책이📖 층계에서 나뒹굴었다. 잠금장치를 열고 밖을 내다봤지만, 서한열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점장은 뜨악한 표정으로 다시 붙을 리 없는 유리를 이리저리 살폈다.
🤦♀️ 뭐야? 누가 이런 거야? 아까 걔야?
백상희는 대꾸 없이 떨어진 책을 옆으로 치웠다. 가볍게 차는 것만으론 밀리지 않을 만큼 묵직한 핑크빛 책📕이었다. 잘도 그런 걸 집어 던졌다 싶었다.
🤦♀️ 하필 깨도 여기를. 하, 싹 갈아야겠네. 일단 경찰에 신고… 아니, 사장님한테 먼저 알려드려야….
점장은 연신 탄식하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넣었다 빼길 반복했다. 사장이 알게 되면 가게도 제대로 안 보고 뭐 했느냐고 불호령이 떨어질 거였다.
🤦♀️ 상희야, 너 걔 누군지 안다고 했지?
점장은 남의 일인 양 태연한 백상희를 추궁했다. 백상희는 느리게 눈만 맞춰 올 뿐이었다.
🤦♀️ 왜, 너랑 같은 교복 입고 있었잖아.
🐶 잘 모르는데요. 걔가 이랬다는 보장도 없고.
🤦♀️ 이게 감싼다고 그냥 지나갈 일이야? 누가 이런 건지 못 찾으면 우리만 혼난다고.
계속 동동거리던 점장은 CCTV의 존재를 떠올리곤 서둘러 창고로 들어갔다. 백상희도 따라가서 녹화된 영상을 확인했다. 서한열이 가방에서 꺼내든 것은 분홍색 표지의 슈장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