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이 읽을래?
백상희가 잠긴 목소리로 졸랐다. 서한열의 겨드랑이 밑을 잡으며 은근히 그를 욕조 밖으로 끌어내기도 했다. 서한열은 사양하지 않고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주었다. 책상에 나란히 앉기까지 두 사람의 입술이 쪽, 쪽, 쉼 없이 부딪쳤다가 떨어졌다.
이윽고 서한열의 손이 슈장본을 펼쳤다. 창밖에서 내려진 달빛이 마주 선 두 사람을 비췄다. 서한열은 천천히 눈동자를 미끄러뜨려 백상희의 얼굴에서 허리까지를 죽 훑더니 슈장본 위로 그의 손을 잡아 올렸다. 백상희가 고개 숙여 독서를 도왔다. 서한열이 슈장본을 읽는 동안에는 벽을 짚어 그를 제 품에 가둔 채 뺨과 목덜미 등지에 마구 입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