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건오 씨, 혹시 슈장본이란 전설의 책 읽어 봤어?
질문을 던지면서도 시선은 내내 서류에 묶여 있었다.
🐱 데뷔하기 전까지 꾸준히 글을 썼다는 얘기가 있던데. 지금 필명 쓰게 된 것도 신분 세탁의 일환이라던가? 내가 그 소식 접하자마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요?
서한열이 불시에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얽힌 순간, 그의 입술이 가느다란 호선을 그렸다.
🐱 백상희, 천직 찾았네.
엄연한 도발이었지만 백상희는 동요하지 않았다. 본인이 전설의 책, 슈장본의 저자라는 것을 들켜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본디 그런 남자였다. 서한열은 픽 웃고는 다시 서류 위로 눈길을 떨어뜨렸다.
🐱 원금 14억에 2년 3개월 동안 붙은 이자만 11억 3천. 그중에 상환금이 7억 8천이니까 남은 빚은 모두 17억 5천.
서한열은 줄곧 보던 것을 테이블 위로 툭 던져놓았다.
🐱 슈장본 계약금으로 하죠. 그 17억 5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