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히 클라이막스에서 두 사람의 불화가 도둑들의 극초반부터 암시되며 조금씩 수위를 높여온 문제라는 게 너무 좋고
인간의 다면성이라고 해야하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고정된 기준은 사실 없는거임
강주한이나 하선우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그들의 취약점이기도 하고 동시에 갈등의 이유이자 구원의 속성이 되기도 하는 전과정이 너무 납득됨
특히 내가 좋아하고 복습할수록 더 재밌는 부분은
하선우가 강주한을 오해하거나 이해하는 순간들이 작동하는 방식이고
강주한이라는 사회적으로는 상징성이 있으되 사적으로는 파헤쳐지지 않은 한 사람을 독해하는 과정의 지난함들임
선우는 그걸 조심히 해가다가 마치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에 회를 내듯 죽죽 줄을 그어버렸지만 다시 답을 도출하는데
실상 독자가 하선우보다 항상 먼저 발견하는 강주한의 사랑은 의외로 꽤 투명한 직선이라는 부분이 너무너무 좋음
그가 피곤에 절어 잠든 하선우를 응시하거나
아픈 하선우를 챙기려 낯선 곳에서 편의점을 찾아 헤매거나
어디에 있는지 모를 불확실성을 체크해가며 하선우의 자취를 좇거나
하선우가 없는 곳에서 그를 변호하거나
잘라버릴까? 자기의 사고 방식이 하나의 선택지를 도출해낼 때 상상에서조차 하선우를 등지지 못한다거나
그런 순간들을 목격자인 독자는 줍고 당사자인 하선우는 모른다는 점
그게 너무너무 각별해
🐺 …나 안아
🐣 에휴 엉덩이를 도닥도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