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처럼 뽀얀 국물에 듬성듬성 순대가 보였다. 서빙 담당 직원은 말 한마디 없이 필요한 것들만 착착 내려놓고 사라졌다.
🐱기껏 이 먼 데까지 와서 먹는 게 이거야?
🐶여기 아니면 갈 만한 데가 없잖아, 이 시간에.
🐱그러니까 애당초 이 시간에 왜 뭘 먹느냐고.
서한열은 숟가락을 쥔 채 펄펄 끓는 뚝배기를 막막하게 바라봤다. 밥까지 말아 푹푹 떠먹던 백상희가 설마, 하고 물었다.
🐶처음이야?
신기하게 보는 것도 잠시, 백상희는 다시 제 뚝배기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래도 먹어 두는 게 좋을 텐데. 이따가 슈장본 같이 읽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