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지극히 상식적 범주에서 사랑하지만
자기가 받아온 학습의 결과가 있으니까
기저에 자식도 평가할 대상이라는 게 깔려있잖아
자식들이 앞으로 자신을 실망시킬 것을 걱정한다는 거
이건 자기가 강제한에게 상속자로 평가의 대상이 됐던 거 그래서 그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거랑 쭉 이어지고
그 정도의 사랑 (자기랑은 달리 애착이 형성되는 기간에 많이 놀아주겠다 등등)은 역으로 강주한이 받아온 애정이 얼마나 계산적이고 필연적으로 한정적인지를 보여준다고 봐
근데 하선우를 만나서 하선우의 사랑 방법을 알게 되고
그가 자신의 흠에 무지한 것이 아니라 어두운 면과 싫은 면을 인지한 채로도 더 넉넉히 덮어주는 그래서 다른 선택지가 열리는 삶을 배우잖아
선우는 질색했지만 강주한에게는 그 리스트 자체가
강주한을 어디에서 탈락시키거나 제외시키려는 평가지가 아니라
두 사람이 더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 나눈 밀담인 것이기에
그걸 여희와의 관계에 적용해 보려고 한거잖아?
그 모든 과정에서 강주한의 사랑의 형식이 소유에서 존재로 넘어가는 게 보임
그리고 그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게 하선우와의 사랑이라는 점이 나를 과몰입하게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