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뮤안에게 관심이 가고 이게 사랑인가 우정인가 스스로도 헷갈려하면서 뮤안이랑 거리도 뒀다가 그래도 같이있고 싶어서 마음 움직이는대로 다음날 또 계속 붙어있고 이런 날들이 계속됨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은 문제집 사러 같이 가자며 뮤안이 뮤국 끌고 서점에 갔다가 뮤안은 저쪽에서 문제집 고르고 뮤국은 대충 고르는척 뮤안 안보는척하면서 멀리서도 뮤안을 바라보고 싶어져서 문제집코너에서 시집코너로 우연히 서게됨. 그리고 몰래같은 대놓고(?) 뮤안 바라보고 있는데 뮤안이 갑자기 고개를 확 들어서 자길 쳐다보니까 놀래서 퍼드득 거리면서 아무렇게나 집어든 시집에 이런 시들이 있었던 거
흔해도 좋아
널 보면 생각나는
가장 예쁜 말이야
안상현, 좋아해
어쩌든 나는 너를 사랑해
너는 내 몸 전체에 박혔어
그리고 이건 너와 상관없는 일일 거야 아마
김혜순, 겨울나무
달이 밝다는 말은 네가 참 예쁘단 거였어
별이 많다는 말은 네가 그만큼 좋다는 거였고
밤공기가 시원한 건 함께 있는 시간이 따스해진 탓이었지
그만큼 세상이 온통 너였고 네가 세상이었어
나는 거기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거야
김준, 숨은 의미
이런 글들이 꼭 자기이야기 같아서
그 시집을 고르게 됨
그 책도 사는거야? 시를 좋아하는 줄은 몰랐네 새로운 모습이다. 하며 놀라는 뮤안
뮤국 스스로도 이런 시집은 처음 사 봐 그래서 그냥 선물하려고 어색하게 얼버무리고는 같이 떡볶이 먹고 헤어지고 집에와서 덜마른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닦으면서 천천히 시집 읽어내려가며 생각해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뿐이겠구나 하고. 그때부터 뮤안에 대한 마음을 차곡차곡 써내려가보는 서툰 학생작가님이 됨
한사람을 생각하며 쓰는 사춘기소년의 일기장이 습작 그자체가 됨
오늘도 국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