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게 좋았다. 나보다 한뼘이나 큰 키를 가졌지만 운동에는 영 재능이 없다며 늘 앉아있기를 좀 더 좋아했던. 내가 자전거를 타고 온 날이면 늘 하얗고 긴 손가락으로 내 허리춤을 잡아왔다. 그럴때면 덥다며 떨어지라고 했지만 사실 빨갛게 달아올랐을 내 귀를 들키기 싫었던게 더 컸다.
열심히 페달을 밟으면 너와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때 갑자기 등 뒤에 내려앉는 온기에 정신을 차렸다.
"이렇게 너 뒤에서 자전거 타니까 좋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너에게 너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 내가 좀 더 큰 사람이 될게
너의 옆에 계속 있어도 될까?
이렇게 쓰고 또 사무쳐서 글 다 지우는 서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