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여 년에 걸친 안국 서사가 뇌 속에서 정리되기 시작함..
중학교 때 처음 만난 안국
안은 어둡고 혼자였던 애고 국은 그런 애한테 첫눈에 반하게 돼서 먼저 다가가고 해감시켜준 햇살구원자낮짝사랑수...
그렇게 십 년이 또 지나는 동안 국은 짝사랑하느라 죽어나갔겠지
뭔가 국이랑 솜이 대학 동기로 처음 만났을 거 같은데
친구의 친구로 연결돼서 만난 안솜이 결혼하게 된 것 같고
그래서 더더욱 연결고리가 된 국은 미칠 것 같았을 듯
십 년 동안 담배만 뻑뻑 피워대면서 천천히 말라 죽어감
사실 솜은 국을 사랑했지만 국을 가질 수 없어서 국이 사랑한 안과 결혼함
무자각 상태였던 안은 우정을 사랑으로, 사랑을 우정으로 착각하고 결혼함
안솜 결혼 직후 잠적한 국을 생각하며 안솜 둘이서 서로 사랑한 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공감하는 결혼생활을 보냈을 거 같음 친구처럼..
퇴근하고 돌아와서 맥주 한 캔씩 나눠 마시면서 서로 국 얘기하고 국이 썼던 글 같이 읽어보고 국이랑 나눴던 추억들 같이 공유하고 작게 미소 짓는 그런 생활..
그렇게 결혼 생활 동안 무자각이었던 안 속마음에서도 점점 국에 대한 알 수 없는 기묘한 감정이 커진 것 같고
그러던 어느 날 솜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솜에게만 헌신하는 남자가 나타나고
솜도 그 남자에게 마음이 기울게 될 것 같음
그걸 알게 된 안은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주며 솜이랑 헤어졌을 것 같다
그래서 십년 뒤 국 만났을 때 보여준 안 손가락의 반지자국이 생각보다 하얗고 진하게 남아 있었던 거고
그때의 안 표정이 너무도 깔끔하고 미련 없어 보였던 것 같음
그렇게 솜과 이혼한 뒤로 국 소설을 간간이 읽어 보면서 국을 생각하던 안의 앞에
공통지인의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국과 마주친 거고
그 뒤로 안의 사무소에 놀러 갔다가 안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안국..
소파에 누워있던 안에게 그간 눌러왔던 마음이 터져 나와 키스하려던 국의 기척을 느끼며 눈을 뜬 안은
그간 자기 마음에 쌓여있던 감정들을 자각하고
그대로 국을 피하지 않고 뒷목 붙잡고 끌어당겨서 키스했을 거 같음
근데 그 바로 다음날에 사고로 안이 떠나게 되면서
무한 회귀를 시작하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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