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선우는 뼛속까지 게이고 선우가 워낙 성격이 좋지만
이 부분 때문에 약간의 소외를 겪는 인물이라고 봐
자기를 속일 수는 없어서 부모님께 커밍아웃했지만
아버지는 자기를 귀신처럼 투명인간 취급하고 어머니는 소개팅 얘기를 하는 등 선우의 상태를 일시적 비정상성으로 이해하는 하이퍼 리얼리즘 케이 부모님 사고방식임
게다가 첫사랑은 짝사랑이고 그 대상은 헤테로야
나는 문도일의 존재가 하선우에게 열병 같은 성애적 짝사랑이라기 보다
이상적인 (그리고 그렇지 않은 자신을 영원히 사랑하지 않을)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내에 대한 동경에 가까운 짝사랑이라고 느꼈어
Who주오와의 소개팅 자리에서의 대화는 그래서 재밌음
모든 것이 자극적인 강주한에 비해 다소 심심하고 자극이 없어서 안정정인 남자처럼 보이지만
Who주오는 아이를 좋아하고, 정상 가족에 대한 추구가 있으며, 부모님께도 커밍 아웃을 하지 않음
게이라는 공통성을 공유하는 것 같지만 하선우가 부딪치며 살아온 길과 다름
Who주오의 존재는 그래서 강주한의 현재의 조건들을 역설적으로 하선우에게 인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옴
강주한은 헤테로임 결혼의 경험이 있고 쌍둥이 아이까지 있음
그는 이른 나이에 강주한이라는 ‘사내’의 계승적 의무를 다 치룬 인물이 됨
그는 후계 걱정을 할 필요도 없음
하선우를 원하지만 자기 세계의 일원에게 고백할 용기가 없는 류주오에 반해
강주한은 자신의 최측근에게 하선우와의 관계를 알리고
그게 설령 호시탐탐 자기를 물어뜯으려는 형제 앞에서도 하선우의 존재와 둘의 관계를 부정하지 않음
게이임에도 하선우가 구축한 한계 속도까지 다다르지 못하는 Who주오보다 구)헤테로 강주한의 정공법이 하선우에게 통하는 것이 당연함
선우는 역설적으로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강주한 곁에서 가장 자기 자신 일 수 있는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