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쪽 지방에 살아서 기차타고 갔는데 전시 장소인 헤레디움은 대전역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있어 역 나와서 좌회전해서 일직선으로 죽 따라 걸어가면 대로변에 바로 있어서 찾기도 엄청 쉬워!
요건 혼밥으로 먹은 점심! 여기는 대전역에서 헤레디움 반대편으로 15분쯤 걸어가면 나오는데 명랑식당이라구 엄청엄청 유명한 맛집이래 하루에 딱 4시간만 영업한대서 평일 11시 반에 갔는데 노포느낌 외관에 손님 정말정말 많더라
파가 잔뜩 들어간 뜨끈하고 걸죽한 소고기 국밥? 인데 이거 먹고 움직이니까 하루종일 몸이 뜨끈뜨끈했어 ㅋㅋ
사전 예매 시 받은 QR코드 찍으면 티켓 발권해줌 티켓부스 안에 엽서랑 도록 포스터도 팔아 (각각 2처넌, 3만 오처넌, 1만 2처넌)
관람하기 전에 뭔가 꽃밭 속 작품 분위기 나는 작품 골라서 포스터 살라 그랬더니 안내하시는 분이 감상하고 나오면 또 느낌이 다르다고 관람 후에 사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잠시 미뤄두고 헤레디움 내에 있는 카페에서 관람 시간까지 기다림
여기 카페 되게 조용해서 좋더라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도 좋았고 커피랑 흑임자 디저트도 맛있었어 카페 큰 통창 쪽에 앉으면 주차장이랑 티켓부스 보이거든? 멋진 코트를 입으신 70대 노신사 분도 오시고 대학생 자녀분들이랑 부모님들 해서 가족 단위로도 오시고 의외로 50~60대 어머님분들이 삼삼오오로 많이 오시더라 물론 젊은 분들도
전시장 내부 정말정말 조용했음 1,2층 관람인데 각 층마다 안내하시는 분이랑 도슨트분 상주하고 계심 1층에는 작가님 인터뷰 영상도 상영함 작가 의도에 따라 진행방향은 별도로 설치하지 않았고 작품 제목도 없어서 말 그대로 자유관람하면 됨
난 모르고 2시 타임에 갔는데 12시랑 4시 타임엔 도슨트 분 해설 시간도 있다니 참고해 물론 다른 시간에도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면 됨
작품 사이즈가 전체적으로 커서 제일 큰 건 대충 세로 길이가 3미터 정도 되겠더라 전시 작품 수가 많지는 않고 공간도 그리 넓진 않지만 집중해서 보다 보니 시간이 정말이지 훌쩍 흘러감
이런 개인화가의 유료 전시회는 거의 가본 적이 없어서 원래 분위기를 잘은 모르겠지만 진짜 조용하고 고요해서 옆사람 발자국 소리가 그대로 들릴 정도였어
만약에 내가 어떤 작품을 몰입해서 감상하고 있는데 조용한 가운데 뭔가 다가오는 구두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옆에서 "꽃밭 같은데." 이런 멘트 들리면 진심 심장 떨릴 것 같더라ㅠ
한참 망상에 빠져서 우진씨 대리체험하고 옴
이건 작품 하단에 장미꽃을 붙여서 표현한 작품이야 이 작가님 작품이 단순히 평면적이 아니고 여러 가지 자연물이나 납 등을 붙이거나 물감을 정말 두껍게 발라서 입체감을 살린 것도 있고 또 가까이서 볼 때랑 한 걸음 떨어져서 본 거랑 느낌이 정말 다르더라
왜 부착물의 자연 소실이나 훼손까지 작품 완성의 과정에 들어간다고 했는지 실제 작품을 보니 바로 와닿더라구
내가 관람 전에 사려고 했던 꽃밭 닮은 작품은 전시장에서 못 찾아서 결국 어느 건지 물어봤음 사진 상으론 분명 꽃잎들이었는데 실제 본 작품에선 무수히 많은 나뭇잎 형상들이 모인 거였더라
같작님이란 거 말고는 전시회 주제도 작품들도 다르지만 작품의 경향성이랄까 이런 거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꽃밭 원작 속 작품 <bohemia lies by the sea>도 충분히 상상이 갔어 어떤 재료들이 어떤 무수한 터치들이 모여서 꽃밭이라는 전체적인 느낌을 만들었을지 느낌이 왔달까
관람을 마치고 다시 티켓부스로 가서 포스터 2개 사옴
하나는 처음 사려던 꽃밭 느낌나던 그 작품 또 하나는 저 노란색 부분이 실제 작품에선 금색으로 되게 멋져 보여서 샀어 관람 전엔 전혀 눈에도 안 들어오던 작품이었는데 말야 사진 상으로는 다 못 담는 실제 작품에서의 압도감과 포쓰가 정말 다르더라
안내해주시는 분이 보통 남자분들은 1층 작품들을 좋아하시고 2층 작품들은 여자분들이 많이 좋아하신댔는데 관람하니까 왜 그런 줄 알겠더라 1층 작품들은 뭔가 꽃밭 속 녹슨 배가 물 속 깊숙이 가라앉아서 삐걱대는 우진씨 마음 같다면 2층 작품들은 29트랙 마지막에 나온 물 소리 같았어 조금 더 밝고 조금 더 희망적인 느낌이었달까
관람을 마치고 다시 대전역쪽으로 걸어오는 길에 대구 서문시장처럼 엄청 큰 중앙시장 있어서 구경했는데 재밌었어 호떡이랑 잔치국수도 먹고 싶었는데 성심당 갈 거라서 못 먹어서 아쉬웠다
가게 된 계기는 꽃밭 원작이 인생작이라 놓칠 수 없다는 마음이었긴 한데 전시회 자체로도 참참 좋았음
요즘 개인적인 일들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는데 그 공간 자체도 되게 조용하고 평화로워서 일상과 잠시나마 유리된 곳에 다녀온 느낌이 들었어 그리고 관람객들 모두가 서로 당연한 듯 조용한 관람을 배려하는 듯한 태도가 맘에 들었음
안내하시는 분이 1월말까지 전시라 요즘 관람객들이 엄청 늘었다고 하시더라 혹시 관심 있는 덬들은 한 번 들러봐
(+)
그리고 다시 보는 원작 속 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