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해도 2부 여러모로 복잡한 기분이 든다 이매의 세계가 온통 기현오로 물드는 과정이 묘하게 소름끼쳐(좋다는 의미)

섬을 탈출한 이매는 현오와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았어요.

하고 끝날 것 같았던 이야기가 대번에 노예였으나 나름대로 주체적이었던 이매가 자유로운 세상으로 탈출했음에도 유일한 구원자에게 버림받을까 오히려 더 노예처럼 의존적이 되어버린 거잖아? 그런데 이게 동화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비극적이지만 너무나 당연한 현실인 거고

이 상태에서 이매가 어떻게든 기현오를 믿고 스스로 일어서는 과정이 적해도 2부의 주된 이야기인데 정작 그 구원자는 가장 다정한 악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녹여버릴 듯한 달콤한 애정을 퍼부으면서도 어딘가 잘못된 이매의 상태를 스스로 알아채지도 또 그 상태가 잘못됐다고도 생각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게 이 둘의 기묘한 관계의 시작인거고 비극같음 아니 비극은 아닌데...마땅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

그 기현오조차도 자기만의 원칙은 지키고 살아가는데 이매에겐 그마저도 없이 온통 기현오가 기준이고 기현오를 원한다가 전부야 

현오는 그 어긋남을 알면서도 그걸 기뻐하며 받아들여버리는데 그런 상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게 권이사 ㅁㅇ파티 에피 같음

처음엔 아무 대책도 없이 권이사를 찾아가는 이매와 그를 돕는 철호 때문에 어처구니가 없고 짜증이 났었거든 아무리 백치같아도 정도가 있지 대체 무슨 생각이냐 버럭했다가 생각해 보니 이게 다 이매의 뒤틀림을 알면서도 이매의 세상을 자기로만 가득 채워버린 기씨벌씨 업보구나 싶어지는거야

권이사는 위험한 인물이다> 그 권이사가 자기를 원한다 > 그때문에 현오가 위험한 일을 하려한다까지 입력되니까 현오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패닉에 빠져서 어리석인 일을 저질러 버린거니까

그런데 그 맹목적이고 필사적인 아이를 기현오는 또 너무도 기현오다운 방식, 스토킹으로 찾아다가 안전하게 꺼내오다못해 소기의 목적까지 다 이루고 나오는 걸 보니까 탄식을 해야 할지 감탄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곸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게 집착이든 사랑이든 기현오의 세계도 이매로 가득 차있다는 걸 'LEEM'이란 이름으로 보여주고 또 이 난리통을 통해서 이매도 그걸 알게 되는, 자기가 발 딛고 서있는 세계가 즉 기현오의 애정이 생각보다 훨씬 단단하고 기현오 또한 자기와 같은 마음이라는 걸 깨닫고 안심해서 서로에게 더욱 깊이 몰두해버리는 전개인데.....이게 맞나 싶은 뒤틀렸지만 그 상태로 완벽한 결합이 또 두사람의 관계의 매력인 것 같기도 해서 생각이 많아지더라

여기서 성우분들 캐해에 감탄했어 처음엔 이매가 섬에서보다 너무 어린애 느낌이라 좀 불호였거든

이매가 백지상태이긴해도 백치는 아니니까  그러면서 상자씬이나 이장씬 같은데서는 무서울 정도로 돌변하고 해서 갭이 너무 큰 거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어린톤도 기현오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과 의존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니까 납득이 되고

섬사람들을 대할 때의 무서운 모습은 성우님이 연기를 할때 기현오톤을 따라했다고 하시더라고 그거 듣고 무릎침 

내가 상자씬 읽으면서 느꼈던 감상이 딱 그거였는데ㅠㅠ

이매의 깊이 억눌린 감정과 숨겨져있던 본성이 상자씬에서 드러나는데 그 어둠을 기현오의 색과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런 자기를 꼭 닮은 모습의 이매를 뒤에서 조용히 환희에 빠져 지켜보는 기현오.

이 장면이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거든 그걸 딱 짚어서 이야기해 주시더라고 

그리고 기현오는 뭐 말이 필요없지 느른하게 웃는 얼굴로 절대 뒤집으면 안되는 독패 그 자체인 악인이면서도 이매에겐 소름 끼치게 달콤하고 다정한데 집착과 광기를 기반으로 한 그런ㅋㅋㅋㅋ이거는 드씨 씬트 들어보면 딱 느낌이 오는데 들어주면 좋겠다

더 큰 악으로 악을 징벌하는 자,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악 그 자체ㅇㅇ

궁예지만 기현오란 인물도 이매를 만나지 않았다면 약에 무너지든 권태로 무너지든 어쨌든 장수할 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철저하게 상황을 통제하고 자기만의 규칙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 이매에 관해서만은 자꾸 계획도 틀어지고, 자기만의 규칙도 어기게 되고 별 감정 기복도 없는 사람이 이매에 관해서는 감정도 쉽게 드러내고 심지어 정이매가 자신의 약점이 되었다는 사실도 확실하게 인지하고서도 그걸 이 사람은 또 권태로운 삶에 생기를 주는 스릴로 받아들이는 거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가 망가지더라도 이매가 자길 일으켜줄 거라는 확신이 생겼으니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든 이매와 현오 두 사람은 정태 속을 박박 긁으면서 행복하게 살긴 할 것 같음

제목이 좀 어그로같긴한데 이매를 사랑하고 일으켜 세우는 방식이 ㅁㅇ제조와 살인인데다가 이매의 세상을 전부 저로 채워넣고 그만큼 자기 세상을 이매로 채워버리는 광기가 너무나 기현오같고 또 그 상태에 너무나 안락함을 느끼는 만만치않게 도라이같은 이매 상태를 보면 확실히 정상은 아니고 미래가 밝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뭐 아무리봐도 둘이 은근 닮은 꼴인 천생연분 그 자체인 것 같으니 둘이 행복하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