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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반타블랙 월루할 겸 올려보는 후기 (스포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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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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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버스라는 생소한 세계관이 궁금해서 1권 찍먹하다가 결국은 전권을 달렸는데, 대충 정리하자면
1. 색각신경교란증후군-이라는 이름의 증후군이 있고
2. 증후군을 앓는 사람은 세상을 흑백(무채색)으로만 볼 수 있음(유색을 인지하지 못한단 얘기)
3. 증후군을 앓는 사람에겐 단 한 명의 감응자가 존재함(근데 이제 찾기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인...
4. 증후군을 앓는 사람과 감응자는 쌍방이 증상을 앓기도 하고(둘다 흑백세상을 살기도 하고) 한 명만 앓기도 함
5. 해당 증후군을 앓으면 스물이 기점이 되는데, 그때까지 감응자와 각인하지 못하면 실명할 확률 백프로(근데 각인방법이 천차만별임
6. 만약 감응자를 찾지 못하거나 각인하지 못할시 스물을 못 넘기고 죽을 확률도 꽤 높음
-이 정도야
 
여기서 증후군을 앓는 건 수고, 작품의 시작점에서 수는 이제 막 열아홉이 됐음.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고아인데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일곱 살에 좋은 할아버지를 만나서 정말 물정 모르고 곱게 자랐어(고생 1도 안함
보통 고아인 수는 성장환경이 불우한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아서 좋았곸ㅋㅋㅋ
 
문체는 미보가 맞으면 잘 맞을 것 같아
개인적으론 마음에 들었는데, 일단 문어체+구어체가 혼용된 느낌인데 작품 분위기랑은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음
일상에서 자주, 빈번히 쓰이지 않는 어휘가 작중에선 꽤 쓰여서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수의 후견인이 되어준 할아버지는 나이가 마흔에 가까운 손자가 있단 말야

 

그러면 못해도 80대라는 얘기니까, 수가 7살 때 만났다고 해도 60대였겠지? 더군다나 그 할아버지를 모시던 분들도 다 중년 이상이라고 했으니까 사용하는 어휘나 단어가 현격하게 달랐을 거고, 수가 증후군에서 비롯한 증상들(형체가 흐려진다거나, 잠깐잠깐 앞이 안 보이는 경우) 때문에 학교도 잘 안 갔다는 서술이 있다 보니 더더욱 또래 같은 표현을 구사하진 않을 것 같아서 전반적인 문장이 납득이 되더라 ㅋㅋ
 
근데 그래서 보다보면 어떤 의미인지 대충 알 것 같지만 그래도 명확히는 모르는 표현이 종종 나오는데 이런 점이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과 별개로, 호불호를 탈 것 같아
예를 들자면 새롭게 알게된 게, 민틋한 이마-라거나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상회하는 경우가 어쩌구’ 뭐 이런 게 있거든

 

그래서 사전에 검색해보니까

민틋하다 : 울퉁불퉁한 곳 없이 평평하고 비스듬하다
상회하다 : 사실 이 단어는 웃돌다? 는 의미만 알고 있었는데, 마음 속으로 애통히 여기다-라는 뜻도 있더라고.
이런 식으로 좀 고풍스러운?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이게 꾸준히 이어져섴ㅋㅋㅋㅋ 작품 특유의 분위기랑은 어울리지만, 한 번 거슬리면 안 맞겠다 싶은 지점일 것 같다고 생각되더랔ㅋㅋ
 


그리고 내용은, 사실 사건이랄 게 없고, 큰 줄기대로만 흘러가는데
할아버지가 죽으며 유언으로 남긴, 새롭게 지정한 후견인이 수의 감응자이고, 그 감응자와 각인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그런 과정을 거치며 서로에게 감정이 생기는 것뿐이야 ㅋㅋㅋㅋㅋ

근데 소소한 접촉을 거치는 과정 사이사이에서 공수의 관계가 묘하게 안정적인데, 묘하게 텐션이 있음ㅋㅋㅋ
특히 첫키스 진짜 기력이 쏙빨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좋았어! 
 


그리고 여러 사례를 바탕으로 시험->실패->후유증->시험->실패->후유증 이런 반복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는데

(각인의 방법이 뭔지 저마다 달라서 전부 시험해봐야하기 때문에) 이런 점도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점 같아(어쨌거나 완결권이 마무리되는 지점에서 각인하니까 그 전엔 다 실패거든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일단 수가 진짜 공 표현처럼 맹랑+발칙하고ㅋㅋㅋㅋ 사랑받고 자라서 하고 싶은 말을 참거나 하지도 않아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묵직한 거 같으면서도 이따금 발랄하거든ㅋㅋㅋ 그런 점이 좋았어. 정갈한 한정식 먹는 느낌 ㅋㅋㅋ
 


아!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한 게, 조금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작중에서 인물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더라고
서로 처음 만나서 통성명할 때 빼고 공은 수를 화백, 수는 공을 이사장님이라고 부르는데
어느 정도 친해지고도 이름을 전혀 안 불러서ㅋㅋㅋㅋ 아니, 이렇게까지 안 부를 일인가? 싶었는데
또 조금 생각해보니까, 일부러 그런 거 아닐까-하고 생각을 바꿔봤음ㅋㅋㅋ
수가 공을 부르는 거야 뭐, 직함이 젤 만만하니까 그랬을 거 같은데
공이 한참이나 어린 수를 화백이라고 계속 부르는 게 이상해서ㅋㅋㅋ
 


근데 첨에는 별로 마음에 안들고 좀 데면데면하니까, 그 이후엔 공이 일부러 수에게 건넬 말이나 문장을 정련한다는 언급이 있어서,

일부러 거리감을 유지하려고 했나(어쨌거나 열아홉이니까....본인이 돌봐야하는 피후견인이고) 싶기도 했고,

스물이 되고 감정을 인정한 후에도 변하지 않는 건 한결같은 캐릭터성(수를 한 사람이자, 화가로 존중하는 태도) 유지에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음
물론 개인적인 감상이지만ㅋㅋㅋㅋ
 


그리고 이렇게 꾸준히 화백이라고만 불러서, 작중에서 수의 이름을 부르는 건 과거회상으로 나오는 할아버지밖에 없는데
(심지어 서술 문장에도 이름이 안나옴ㅋㅋㅋㅋㅋㅋ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 뜻을 알게 됐을 때 이름의 소중함? 무게감? 같은 게 더 와닿기도 했고, 나중에 수가 이름 불러달라고 조르고 공이 들어줄 때 더 기분 좋기도 했음ㅋㅋㅋ
 


또 개인적으로 호 포인트였던 게, 존댓말공 키워드 달고 있어도 지맘대로 존대,반말 섞어서 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정말 한결같이+너무 공손하게 존대해섴ㅋㅋㅋㅋ 오히려 수가 반말해달라고 졸라야 한두번 들어주는 수준이라 매우 마음에 들었고
꾸금에서도 강압 근처도 안 가는 점+수가 자기가 해봐도(ㅅㅇ해도) 되냐고 했을 때 단번에 그러라고 수긍해준 점+궁디팡팡 같은 소소한 행위조차 하지 않는 점+먼저 하자고 덤비는 게 수인점ㅋㅋㅋㅋㅋㅋ 등이 좋더라
 


여기 수 너무 스무살 그 자체랔ㅋㅋㅋㅋ 스킨십 엄청 좋아하곸ㅋㅋ 같이 있기만 해도 혼자 불붙어서 난리남ㅋㅋㅋㅋ 그리고 본인이 좋은 건 똑같이 해보고 싶어하곸ㅋㅋㅋ
 


그리고 공은 다정공인데, 말투가 다정하지 않은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의미를 생각하면 다정한 게 맞고
수 시점에서는 별 의미가 없었던 대사가, 공 시점에서 풀어졌을 땐 다르게 들린다는 점도 색달랐어

 

공 시점이 좀 특이하면서 좋았던 게, 막 주접부리지 않는데 수를 되게 예쁘고(심지어 예쁘다는 표현도 잘 안씀) 사랑스럽게 보는 느낌이 들더라곸ㅋㅋㅋㅋ
추가로, 통제공 기질 있는 것 같은데
매일매일 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받거나, 혼자 사색하고 싶대서 별장으로 보내주면서도 말 안하고 cctv 달거나(앞이 안 보이면 다칠 위험이 존재해서), 그어둔 선 안에 가두는 건 오히려 쉽다는 서술, 수가 도슨트 알바하는 대학생들이랑 또래처럼 술먹고 노는 거 언짢아하면서도 다 봐주는 거+어디서 뭐하고 노는지 확인하면서도 내버려두는 거 등등
그걸 수한테 전혀 드러내지 않고ㅋㅋㅋ 하고 싶은 건 다 하라고 함ㅋㅋㅋㅋ 본인의 속이 어떻든 그건 혼자 감수하고
 


또, 수가 화가인 거로 나오는데 사실 작업하는 과정이 세세하게 묘사되지 않아서 굳이 화가일 필요가 있나? 싶은 면도 있긴 한데
아마 이런 부분 때문에 화가로 설정한 것 같다 싶은 점도 있었음
할아버지의 후원으로 수십수백 색의 물감을 보고서, 오히려 서러워하는 장면(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색이 이렇게나 많다는 걸 깨닫는 거니까)
공과 접촉해서 색을 볼 수 있을 때 포뮬러 가이드나 도록, 전시를 둘러보면서 색채를 하나하나 알게되는 점, 그리고 색을 보기 전, 후를 기준으로 화가로서 그리는 그림이 달라진 점 같은 부분들
 


그리고 수가 화가이고, 공이 문화재단 이사장이어서
수가 더 성장하는 부분을 공이 뒷받침해줄 수 있다는 것도 호포인트 였음
 


아래는 발췌 몇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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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세상에 가두어져 살던 어린 수가!

최소 14살 이상 많은 으른으른으른공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는 과정이 보고싶다면!

+ 나이차이가 무색하게 티키타카 주고받으며 알콩달콩하는 것도 보고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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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쓰고 보니까 다 좋았음-이 된 거 같곸ㅋㅋㅋ쓸데없이 길어진 것 같지만 어쨌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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