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기의 원 나눔글: https://theqoo.net/bl/3012692825
물롣 나눔덬은 한 달 안에만 와달라고 했지만...
나눔받은 1권을 깠다가 정신없이 남은 포인트를 다 꼬라박고 완독한 게 어젯밤 일임
쿨키즈와 함께 하얗게 불태운 이틀간의 흔적 👍
사실 외전은 아직 안본눈인데 본편 막 끝내고 벅찬 마음 끌어안고 우는 지금이 후기글 쓰기에 적기라고 판단함
내가 쿨키즈의 존재를 알게된 건 벨방에서 연재달리던 덬들의 글 세례 덕분이었음
경험상 벨방덬들의 연재픽은 높은 확률로 나의 취향에 부합했기 때문에
그 때부터 글 몇 개씩 훔쳐보면서 조용히 단행 기다림ㅋㅋㅋㅋ
그리고 드디어 다가온 출간일
당장 구매 갈겨주려고 리디에 접속했다가 생각보다 짠 포백을 마주하고 주춤한 원덬...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머찐 나눔덬 ༼;´༎ຶ ༎ຶ`༽
리디보다 벨방나눔이 더 푸짐한 거 실화냐고
배리디 보고있나 ㅡㅡ
아무튼...그리하여 어찌저찌 내 생각보다 일찍 1권을 까게됐다는 얘기인데
시작 전에 문체 호불호 갈린다는 말을 꽤 많이 봤단 말임?
근데 호불호고 뭐고 나는 걍 첫 페이지 읽자마자 그대로 글 속에 풍덩 빠짐
초반부터 휘어잡히는 느낌은 너무 오랜만이라 심장이 엄청 뛰었음
키워드나 줄거리가 취향이라 시작한 거긴 했지만 만약 그런 사전 정보가 없었더라도 미보만 보고 바로 구매결정 내렸을거라 확신함
그 정도로 매력적이었음
물론 호불호 갈린다는 말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님
글이 밀도가 높다 해야하나...정확히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확실히 흘러가듯 읽기에는 좀 빡빡한 감이 있긴 했음
근데 난 그런게 취향인가봐 ㅋㅋㅋㅋ
특유의 문체 때문에 미드같은 느낌이 더 잘 살았고 내가 읽고 있는 장면들이 머리에 바로 바로 그려지더라고
활자 몇 줄로 나를 단숨에 미국으로 보내버림
문체를 제외하고 글을 읽으면서 든 첫번째 감상은 작가님의 설득력이 엄청나다는 거였음
스토리텔링도 그렇고 인물에 관해서도 그런데
예를 들어 캐릭터에게 어떤 특성을 한 번 부여했다 치면
거기서 그치지 않고 대사나 행동, 타인의 시선과 입 또는 누군가의 회상 등 온갖 방식을 동원해서 그는 이런 사람이다 라는 걸 보여줌
독자 입장에서는 그렇군...상태로 글을 읽다가 정신 차려보면 어떤 이미지가 실체화 되어 있는 걸 불현듯 느끼게 되는거임
난 이게 진짜 인상 깊었음 당연한 거 같은데 어려운거라
그리고 굳혔던 특성에 변주를 줄 때도 같은 방식임
서서히 그 인물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납득시켜서 다소 극적인 변화를 겪더라도 개연성이 탄탄하게 느껴짐
조연 활용도 너무 좋았던게 조연이 진짜 미드처럼 떼로 나오는데다 꾸준히 등장하는데 전혀 지루하다거나 정신없다는 생각이 안 들었음
메인 캐릭터와 교류하거나 혹은 자기들끼리 나누는 티키타카가 하나같이 재밌고 흥미로움
듣고 있으면 그저 실없이 웃게되는 미드 대사 같음
그리고 조연들 전부 이미지가 확실해
내가 원래 외국인 외우는 거 별로 안 어려워하는 편이기도 한데 작가님이 캐릭터성을 하나하나 제대로 부여해놓은 것 갈았음
그런 인물 여럿이 모여서 어울리니까 함께 하는 모든 장면에 생동감이 흘러 넘침
공수 한 프레임에 잡힌 순간부터는 그냥...ㅎ
진짜 형광펜 안칠하면 죽는 사람처럼 미친듯이 칠함ㅋㅋㅋㅋㅋ
둘 다 매력 개미쳤음 근데 그런 둘이 붙었다? 걍 기절 갈겨주는 거임
두 사람 다 서로 안 만났으면 동성애는 생각도 안해봤을 놈들인게 너무 와닿고
지독한 헤테로 알파메일인 두 사람 사이에 그런 방향으로 불이 붙었다는게 사람을 매료시킴
길리안 내 대변인으로 고용하고 싶다 진심ㅋ
바로 이거잔아...
여태 본 헤테로 벨소 중에 가장 그 맛을 잘 살렸다고 생각함
서로에게 속절없이 이끌리는 와중에 치열하게 고민하고 뒷걸음질 쳤다가 또 다시 눈 먼 사람들처럼 달려드는 그 혼란과 격동의 과정이 제대로 녹아있음
그리고 사실 난 원래 과거회상 파트를 굉장히 지루해하는 편임
근데 쿨키즈는 신기하게 과거 파트 나와도 싫지가 않았음
오히려 두 사람 속마음이나 지나간 말/행동의 진짜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같아서 기껍기까지 했음
살면서 과거 파트를 현재 파트만큼 꼼꼼하게 읽어본 건 처음임ㅋㅋㅋㅋ
특히 과거 파트 읽으면서 이전 권들이랑 세트 장면 찾는 게 묘미 중 하나였음
하 포인트가 넘 많아서 글이 끝나지를 않네
원덬 원래 사건물 처돌이라 공수에게 쏟아지는 외부의 억압과 시련을 즐기는데
가끔 두 사람의 감정적 이슈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음
쿨키즈가 딱 그랬음
온전히 둘의 감정에만 집중하고 싶어지는 글이라 해야하나
그런 내 바람에 걸맞게 감정은 충분히 범람하고 그 외의 부분은 상대적으로 볼륨이 작았음
빌런도 생각보다 극적이지 않았고 피로 유발 가능성 있는 에피소드들도 대부분 스무스하게 넘어감
평소라면 좀 심심하다 느꼈을수도 있는 부분인데 여기선 그래서 다행이다 싶더라고
두 사람 관계를 뜬금없는 제3자가 결론지어 버리는 걸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임
그래서 너무 만족하면서 봤다는 거 👍
물론 작가님 필력이라면 사건 볼륨이 컸어도 설득당하긴 했겠지만ㅋㅋㅋㅋ
게다가 미국 배경이라 사실 큰 기대는 안했는데 로건은 생각보다 연하고 카일은 또 생각보다 연상임
쿨키즈를 보며 서로 반말하고 이름 부르는 사소한 설정은 연하연상의 본질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구
이게...둘이 서로를 대할 때 각자의 방식으로 평정심을 잃는데
로건은 그게 다 표출되는 사람이고(심지어 숨길 생각도 없음) 카일은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장을 잘 함
이런 차이 때문에 문득 문득 오라 달콤한 연하연상의 맛이여...하게 되는거임ㅋㅋㅋㅋ
이거 말고도 둘은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이 많음
성격부터 둘러싼 환경까지 다 꼽기도 손 아플 정돈데
그런 부분들이 톱니처럼 맞물려서 서로를 작동하게 한다는 게 경이로웠음
둘 관계에서 이성을 앞세워 회피하는 걸 택한 쪽은 주로 카일이었는데
그런 카일이 '사랑하지만 두렵다' 에서 '두렵지만 사랑한다' 로 바뀌어 가는 것도 마음을 울렸음
가족에게 알려질까봐, 상대의 약점이 될까봐, 또 이런 저런 이유로 끊임없이 제동을 걸고 외면하고 억지로 떼어내기까지 했던 사람이라
그런 변화가 놀랍고 대견했음
쿨키즈 읽는 내내 가슴에 박히는 장면이나 명문장들이 정말 많았음
너무 많아서 맘 같아선 다 발췌하고 싶었는데
게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표현 하나를 꼽자면 이거임
이 파트 보고 진짜 현실로 감탄함
문장 하나하나가 눈에 꽂히는 느낌
정신없이 읽다가 멈춰서 한참을 곱씹어봄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막연한 낙관과 기저에 깔린 불안이 한 번에 느껴져서 숨이 막힘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하지 ㅋㅋㅋㅋ
진심 갓랑코 미친 필력...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았던 장면들이 있는데
이런 거나
이런 거 보고 있으면
벅차는 마음에 그저 눈물만 흘러...😭
얘네 둘한텐 서로가 서로를 물들인다는 말이 딱임ㅠ
내가 함께할 수 있는 로건과 카일의 이야기는 곧 끝나겠지만
여전히 미국 어딘가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실없는 농담 따먹기나 하며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을 것만 같음
로카는 실존한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이런 꿈 같은 이야기를 선물해 준 폴랑코 작가님과 천사 나눔덬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음
덕분에 이틀 간 두 사람이 느낀 희노애락을 경험하며 마음껏 울고 웃을 수 있었음
그럼 이제 진짜 외전 읽으러 감!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