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현판인만큼 일레이가 인외처럼 묘사되는 부분이 많은데 특히 비인간성에 대한 부분은 평범한 사람인 태의가(길상천설정을 제외하고 멘탈부분에서) 그걸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에 항상 주목하면서 읽게 되는 것 같아. 특히 이런 과정때문에 나는 태의의 사랑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정리도 해볼 겸 잠 안와서 적어봄!

태의는 일레이의 기질(언제든 사람을 죽일 수 있고, 그게 태의도 예외는 아닌)을 인정하고 곁에 있지만 그걸 머리로 이해하고 ‘납득’하는건 당연히 아님. 그건 태의가 누누이 말하는 일레이의 ‘비인간성’에 해당되니까. 그래서 저 비인간성때문에 생겨난 일레이의 근심(자기 손으로 태의를 죽일수도 있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음.

그래서 일레이가 자기가 태의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에 땅을 파자 답답하고 이해도 안돼서 화가 났음.

그런데 호간때문에 일레이와 대립하다가 자기 손으로 일레이를 다치게 만드는 상황이 생김. 평소에 태의는 일레이와 힘이 크게 차이났기 때문에 일레이를 다치게 할 일이 없었음. 그런데 처음으로 손에 감각이 남을만큼 일레이를 다치게 하는 상황이 생김.

태의는 사랑하는 사람을 내 손으로 다치게 한다는게 얼마나 끔찍한 기분인지 경험하게 됨.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게 위 발췌를 일레이가 한 말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완벽하게 맞아 떨어짐. 스위트 내내 일레이가 했던 걱정과 고뇌를 담는 문장이 태의 입에서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음.

태의는 일레이가 그동안 어떤 걱정을 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낄까봐 두려워 하는건지 완벽하게 이해하게 됨.

태의는 일레이가 가진 비인간성때문에 생기는 간극을 평소에도 잘 알고 있고 그것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고까지 각오하고 살지만 그걸 일레이한테 알아 달라고 하거나 불평을 늘어 놓지는 않음. 그저 받아들이고 그게 일레이를 사랑하는 대가라고 생각함. 또 발췌에서 본 것처럼 일레이가 가진 비인간성에서 생겨난 걱정들도 이해를 하는 순간 자기 몫의 걱정으로 돌리고 싶어함. 나는 이게 평범하지 않은 사람을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인 태의의 사랑방식이라고 생각함. 버겁지만 맞춰 나가려고 하고 상대방의 고통까지 내 몫으로 돌리려고 하는 그런 방식말이야. 나는 가끔 일태를 보다보면 뱀파이어 영화가 생각나는데 평범한 주인공이 뱀파이어한테 물려서 뱀파이어의 세계로 넘어가게 되는 그런 상황이 꽤나 비슷하다고 생각해ㅇㅇ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 인외의 존재의 삶에 스며드는 상황이 뭔가 겹쳐져서. 태의는 심지어 자의로 인외의 삶에 걸어 들어가기도 했고ㅋㅋ
쓰다보니 결론이 뭔지 모르겠는데 그냥 스위트 복습하다가 드는 생각들 정리해봤어ㅋㅋㅋ 아무튼 태의는 찐사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