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쿠에서 처음으로 당첨된 이벤트라 많이 설레하면서 기다리다 도착한 박스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브랜드답게, 비건 인증, 단박스의 소이 잉크 인쇄 표기가 되어있었음
그리고 뚜껑을 열어보니 이렇게 되어있었는데 세럼류에서나 봤던 이중 입구로 되어 있는 썬제품은 처음이었는데, 확실하게 입구를 잡아주니 갑자기 내용물이 다량 쏟아지거나 하는 건 막아주겠다 싶었음. 다만 환경을 강조하는 제품인데 이렇게 이중으로 되어있으면 리사이클에는 괜찮은지 의문이 들었음
10대 중반부터 선크림은 그냥 아침에 기초 바르는 거에 당연히 포함되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발라왔고, 대충 어지간한 선크림은 그냥 무리 없이 발랐는데 몇 년 전 어느날 갑자기 길 걸어가다가 나도 모르는 눈물을 죽죽 흘린 이후 선크림 눈시림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 안 쓰던 걸 써서 그런 것도 아니고 몇 통이나 써왔던 썬크림이었어서 당황스러웠는데 쓴 날 안 쓴 날 차이 비교하니까 확연하게 알겠더라고. 그때까지 그게 인생 썬크림(백탁 없고 번들거리지 않고 가볍고 SPF 높고 향 좋고 저렴)이었으나 이후로 오랜 세월을 썬크림 유목민 생활을 해오고 있는 상황
무기자차는 눈시림이 없지만 아무래도 이산화 타이타늄과 징크 옥사이드 때문에 백탁은 어쩔 수 없고, 유기자차는 전부 눈시림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떤 특정 성분에 문제가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더라. 눈시림 유발 물질이라는 거 없는 거 사도 눈시릴 때 있고, 특정 성분 없는 걸 사도 시리거나 또 어떤 건 시림 성분이라는데 괜찮을 때가 있어서 복불복이라 그렇게 그냥 팔용으로 다리용으로 간 썬크림들이...
그래서 이번에 신청하면서도 이번에는 어떨까 두근두근했던 것도 사실.
그런데 받을 무렵 좀 아픈 바람에 긴 야외생활을 하지는 않고 쓰는 후기임. 직사광선이 잘 드는 실내와 가까운 생활 반경을 다니는 정도로는 눈시림이 생기지 않았음! 보통 이 정도면 아무리 눈시림이 심해도 일상 생활에서는 확실히 문제가 없다는 건 확인. 내가 원래 뭐 뙤약볕에서 늘 일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피부 타입은 중성이지만 계절을 많이 타는 피부임. 여름엔 피지 분비가 매우 많아지고 겨울엔 아주 건조해지는 항상성 유지가 안 되는 피부라고 할 수 있는데 찬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에 바르기엔 살짝 건조한 느낌이 있었음. 그렇다고 무기자차처럼 있던 기름기도 쫙쫙 흡수하는 것 같은 느낌은 아니고 이걸로 보습의 역할을 맡길 수는 없다 이런 거라 기초 든든하면 상관없을 느낌
발림성은 당연히 성상이 세럼 형태라 매우 좋음. 소량으로도 잘 발릴 거 같지만 썬제품은 든든히 발라줘야 하니까 넉넉히 잘 발랐어도 밀리거나 두꺼운 느낌이 전혀 없음. 정말 가벼운 세럼 바른 느낌. 오히려 비슷한 텍스쳐의 세럼보다 더 가벼웠음. 백탁은 전혀 없고 화장은 안 해서 잘 모르지만 이미 흡수된 느낌이라 손으로 살짝 문질러도 전혀 무리 없는 걸로 봐서 밀리지는 않을 거 같음. 이런 형태라 덧발라도 괜찮을 거 같고. 묽은 형태니까 크림 짜듯이 쭉 누르지 말고 살짝 누르면 잘 나옴
향은 아예 없는 것 같아. 무향이라고 하는 것도 가벼운 향료향이나 화장품 특유의 성분향이 나는데 이건 진짜 거의 맹물같이 아예 향이 없어서 향에 민감한 사람들도 무리 없을 거 같음.
그리고 답답하지도 않으니까 클렌징도 가볍게 할 수 있고, 한동안은 자차 이중 세안 꼼꼼히 안 하면 큰일난다고들 하다가 요새는 또 과도한 이중세안이 피부장벽 무너트린다고 바뀌어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모르겠지만, 난 워터프루프 써 있는 건 곰꼼히 이중 세안 하고 아닌 제품은 그냥 운동하고나서 클렌징폼 듬뿍해서 꼼꼼히 문지르는 걸로 끝내는 편인데 이걸로 한 번도 트러블 나거나 잔여물이 있던 적이 없어서(운동하고 저녁 세안하고 끝내는 편이라 집이 아니라 클렌징 다 갖추기기가 좀) 그렇게만 닦아내도 아무 문제 없었음. 아주 잘 닦이는 느낌인데 이건 사람마다 자기 신념이 워낙들 달라서 내가 뭐라 말은 못하겠다
그래서 내돈주고 구입할 것인가!
가격대가 어떨지 몰라서 살짝 알아봤는데 1+1으로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해서 한통 다 쓰도록 눈시림이 아예 없으면 구입할 생각이야. 워낙 밀리는 무기자차에 질려있기도 했고 두 달에 한 통 쓰는 사람이라 비싸면 아무래도 부담되는데 딱 좋더라고
제발 한 달 내 눈아 버텨줘
이니스프리로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된 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