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딕트 향수 웜 애프터눈 후기 들고 왔음
나는 1N년 차 향덬이자 뷰덬이고 향수 모으는 게 취미임
향이라는 게 한번 빠지면 (금전적으로) 노답인 분야이긴 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이기도 함ㅎㅎㅎㅎ
에이딕트는 이번에 처음 접한 브랜드인데 리뉴얼을 했다고 함
이건 이번 신상이니까 가을/겨울 향수라고 봐야 할 거 같음
난 성별에 맞춰진 향수도, 누구나 쓸 수 있게 만들어진 향수도
전부 다 좋아함
근데 문제는...
보통의 회사원이라면 강한 향수는 쓰기가 어렵다는 거ㅠㅠ
강한 향수는 내 이동 경로를 흔적으로 남기더라고...
동료 직원이
방금 무묭씨 1층 스타벅스에 있었죠?
할 때의 그 당혹감................ㅠㅠ
내가 수많은 퍼퓸들을 집에서나 어디 놀러 나갈 때만
고르고 골라 쓰게 된 이유임.....................................
출근용으로 향 약한 코롱들도 모으게 되어
재정적으로 더 힘들어지는 부작용도 일어남
에이딕트 웜 애프터눈은 퍼퓸인데도
심하게 흔적을 남기지 않고!
심지어! 호불호가 강하지도 않은 향이었음
출퇴근용으로도 OK인 거...ㅠㅠㅠㅠ 감동의 눈물...ㅠㅠㅠ
드디어 산타마리아노벨라 프리지아와
바이레도 블랑쉬와 조말론 코롱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특히 가을/겨울 향수 중에 이런 경우 진짜 잘 없어ㅠㅠ
조말론 코롱도 가을/겨울 향수는 개쎔ㅠㅠ
에이딕트 웜 애프터눈의
톱노트는 허벌&그린 - 피그 리프
미들노트는 플로럴 - 와일드 플라워
베이스노트는 애니멀 - 머스크
머스크는 묵직한 느낌이 강해서 호불호가 있는 편이지만
(특히나 난 좀 불호인 편...)
나는 그린 노트랑 플로럴 노트를 진짜진짜 좋아하거든
웜 애프터눈은 정말 조합이 적절하게 잘됐는지
어디 석양 지는 오후 들꽃 가득 핀 꽃밭에 서 있는 거 같은 향임
머스크가 강하지 않고 미들노트인 와일드 플라워가 제일 강하게 느껴지는데
은은하게 톱노트인 그린 향이 남아 있어서
더더욱 자연! 같은 느낌의 들꽃!!!! 이런 느낌!!
인위적이지 않은 느낌이 들어
딱 이 꽃의 향이다 하는 게 없어서 더 좋음
또 막상 머스크가 없었다면 너무 가벼워졌을 거 같아서 지금이 나음
향덬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싶은데
꽃 향기가 나는 향수는 아주 많지만
들꽃 향은 의외로 흔하지가 않음
보통 플로럴 향수는 얼굴이 큰 꽃을 메인으로 삼으니까...ㅠ
그래서 장미나 백합, 튤립, 매그놀리아, 일랑일랑 등등
저는 이 꽃의 향입니다!! 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향수들이 많음
가끔 그런 자기주장이 좀 마음에 안 드는 날이 있는데
그럴 때 뿌리면 더 좋을 거 같음ㅎㅎㅎㅎ
들꽃 향 좋은 거 찾으려고 하면 진짜
유목민처럼 여기저기 온 데서 찾아봐야 하거든
얼굴 작은 꽃으로 찾으려고 해도 다들 자기주장을 함...ㅠㅠ
그래서 차선책으로 여러 꽃들이 섞인 향을 찾으려고 하면 개쎈 향이 나옴
(바이레도 인플레센스나 모하비고스트나 발다프리크 같은...ㅜ)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은은한 들꽃 향이
딱 이거인 거 같아!
후기 쓰다 보니 더 마음에 든다.......ㅎㅎㅎㅎㅎㅎ
또 향이라는 게 특이하게 가벼운지 무거운지에 따라서
되게 느낌이 달라지는데
예를 들면 가벼운 프루티 향수들이 머리 근처를 맴도는 느낌?
시트러스 향수들이 머리에서 어깨 정도를 맴도는 느낌?
플로럴 중에서도 장미 향수들로 예를 들자면
폴스미스 로즈는 어깨 근처를 맴도는 느낌?
딥티크 오 로즈는 어깨에서 허리 사이...
딥디크 롬브르단로는 무릎 정도?
그래서 같은 장미 향인데도
폴스미스 로즈랑 딥티크 오 로즈는 비교적 봄/여름에 어울리고
롬브르단로는 가을/겨울에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음
사실 향 설명만 봤을 땐 머스크가 베이스로 들어갔으니까
웜 애프터눈도 골반에서 허벅지쯤....일까 하고 예상했는데
허리 근처에서 맴도는 느낌이라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아서 더 좋더라
이런 향이 제일 쓰기 편해
예를 들면 조말론 잉글리쉬페어앤프리지아처럼
계절을 완전히 크게 타지 않고
호불호도 강하지 않고ㅎㅎㅎㅎ
단독으로 겨울에 쓰기엔 좀 가볍겠고(나이가 어리다면 이게 더 좋을 수 있음)
여름에 쓰기엔 좀 무겁겠지만(나이가 어느 정도 있다면 이게 더 좋을 수 있음)
봄/가을에 단독으로 쓰기엔 진짜 딱 좋을 거 같아
(봄/가을엔 연령대 상관없이 무난하게 다 잘 어울릴 듯)
만약 이 향을 여름/겨울에도 쓰고 싶다면
가벼운 향을 레이어링해서 여름에,
무거운 향을 레이어링해서 겨울에 쓰면 더 좋을 거 같음
조말론으로 예를 들면
여름엔 시트러스나 프루티 계열
(라임바질앤만다린, 넥타린블로앤허니, 오렌지블로썸, 그레이프프루트 등)
겨울엔 무거운 플라워, 진저, 너트 계열
(피오니앤블러쉬, 와일드블루벨, 너트맥앤진저, 포머그래니트누와 등)
향수 레이어링하면 더 향을 재밌게 즐길 수 있어 최고임
물론 너무 복잡하게 조합된 향이랑 레이어링하는 건 어려움
(크리드, 톰포드 같은 혼자서도 너무나 완성된 향수들)
이 향수랑 잘 어울리는 오션 계열이 있는지 궁금해서
조말론 우드세이지앤씨솔트를 시험해볼 예정임 ㅎㅎㅎㅎ
잘 어울리는 오션을 찾아내면
늦여름 폐장한 해수욕장 느낌이 날 것 같아서 기대됨
또 하나, 에이딕트 향수는 에탄올이 안 들어 있고
오일 보습막이랑 워터 베이스의 2층 구조로 돼 있어서
사용하기 전에 흔들어줘야 하는데
이게 불편해 보이지만 아주 큰 장점이 있음
보통 향수는 에탄올이 들어 있고 이미 하나의 액체로 합쳐져 있거든
그래서 절대 흔들면 안 됨 = 들고 다니면 향이 깨짐
향수를 만약 가방에 넣어 다닌다면
이미 향이 깨진 향수... 이미 원래 향이 아닌 향수를 들고 다니는 셈임
하지만!
이런 2층 구조 향수는 아무렇게나 들고 다닐 수 있어!
나한테 다른 브랜드 2층 구조 향수가 있는데
이건 막 들고 다닐 수 있어서 좋았거든ㅎㅎㅎㅎ
대신에 주의해야 할 점
옷에 묻으면 오일 때문에 옷감이 상할 수 있으니
옷에 뿌리지 말고 꼭 피부에 뿌려야 함!
향수는 체온에 반응해 발향이 좋아지니까
어떤 향수든 몸에 뿌리는 게 제일 좋긴 함
만약 향을 아주 살짝만 내고 싶다면
헤어브러시에 뿌리는 정도는 괜찮을 거임
나의 후기는 이걸로 끝임
와 2시간 넘게 걸렸다............
이렇게 구구절절 썼는데 여기까지 읽어준 덬들 있다면
고마워!!!!
즐겁고 행복하고 건강하고 편안한 주말 보내!!!!!!
에이딕트로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