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 '세금 분쟁' 후폭풍... 최악엔 한국가스공사 제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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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라건아(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세금 분쟁' 논란이 확산되면서 한국농구연맹(KBL) 재정위원회 개최 여부와 제재 수위가 농구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최악의 경우 라건아의 현 소속팀인 한국가스공사의 KBL 회원자격 상실(제명)까지 거론된다.
17일 농구계에 따르면 라건아의 전 소속팀인 부산 KCC는 전날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10개 구단 사무국장회의를 통해 '한국가스공사의 계약 관련 규정 위반'을 안건으로 재정위 개최를 요청했다.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6월 라건아와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KBL 이사회 의결을 어겼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안의 배경에는 구단이 외국인 선수들의 세금까지 부담하는 '세후 연봉 지급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국적의 라건아는 2018년 1월' 특별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나, 신분의 특수성을 고려해 외국인 선수와 동일한 방식으로 KBL 팀들과 계약을 맺어왔다.
문제는 두 해에 걸쳐 한 시즌을 치르는 종목 특성상, 외인이 팀을 옮길 시 새로운 해의 세금을 누가 내야 할지 모호해진다는 점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KBL은 지난해 5월 이사회에서 라건아의 해당 연도 소득세는 최종 영입 구단이 부담하도록 의결했다. 즉 라건아를 영입하는 팀이 그의 직전 시즌 1~5월 소득에 대한 세금(약 3억9,800만 원)까지 내야 한다고 못 박은 것이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6월 라건아를 영입하면서 해당 소득세를 부담하지 않았다. 결국 라건아는 해당 세금을 직접 납부한 뒤 지난달 초 전 소속팀인 KCC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세금 납부 문제는 KCC와 라건아 양자 간 계약 사항으로, 이를 라건아의 동의 없이 KBL이 이사회 결의로 변경한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KCC는 해당 소송과 별개로 한국가스공사의 규정 위반을 규탄하고 나섰다. 대다수의 구단 역시 "한국가스공사가 명백하게 KBL 규약과 규정을 어긴 이상, 재정위를 개최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KCC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만약 실제 재정위가 열릴 경우 한국가스공사는 KBL 정관에 따라 최대 구단제명이라는 제재까지 받을 수 있다. KBL 정관 제12조에 따르면 KBL의 정관, 규약 및 제 규정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엔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총회에서 재적회원 4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당해 회원을 제명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가스공사의 라건아 영입을 일종의 이면계약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한국가스공사는 KBL 상벌규정 제10항에 따라 △해당 선수와 계약 파기 △차기 시즌 국내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선발권 박탈 △구단 관계자 제재 등의 책임을 져야 한다.
구단들은 당사자인 한국가스공사와 행정 주체인 KBL의 소극적 대처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고, KBL측도 "내부적으로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했을 뿐 재정위 개최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