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기는 부산 KCC와의 협의를 통해 은퇴를 결정했다. 곽동기는 계약 만료까지 1년 남겨두고 있었지만, 보수 협상 과정에서 구단 측에 먼저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KCC는 유병훈과 더불어 곽동기를 은퇴선수로 공시했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곽동기는 지난 2월 제대했다. 선수로 등록되지 않아 2023-2024시즌에 복귀전을 치르진 못 했다. 결국 입대 전인 2022년 3월 27일 안양 KGC(현 정관장)와의 홈경기가 곽동기의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됐다.
곽동기는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생각이 많았다. 계약은 1년 남았지만, 1살이라도 어릴 때 다른 길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농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건 아니다. 일단 공부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경기를 마지막이라 인지하지 못하고 치렀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곽동기는 이에 대해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많이 아쉽다. 몇 경기라도 더 뛰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직 젊다. 1년 빨리 나와서 많은 걸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구단에서도 응원한다고 말씀하셨다”라고 말했다.
곽동기는 안화중 시절 농구를 취미로 즐긴 학생이었다. 시 대표로 나간 동아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나간 전국대회에서도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관계자로부터 정식 농구선수를 제의받았다.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중3에서 고1로 넘어갈 때였다. 조정선수를 준비하던 시기여서 두 종목을 두고 고민했고, 보다 추억이 많은 농구를 택했다.” 곽동기의 회고다.
뒤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곽동기는 삼일고-상명대를 거쳐 2019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3순위로 KCC에 지명됐다. 1군에서 통산 5경기 평균 9분 48초만 소화하는 등 대부분의 시간을 D리그에서 보냈지만, 프로선수가 된 것 자체가 곽동기로선 기적이었다.
곽동기는 “또래들보다 늦게 농구를 시작한 편이다 보니 훈련할 때 혼자 뒤처졌다. 조바심, 걱정도 많이 들었지만 노력을 통해 프로까지 오게 됐다. 나로선 이미 목표를 이룬 셈이었다. 남들보다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성격도 바뀌었다. 농구선수로 뛴 기간은 짧았지만, 농구는 내 인생의 친구나 다름없다. 근데 엄격한 친구였다”라며 웃었다.
KCC에서 함께 뛰었던 ‘진짜 친구’ 송교창과도 작별하게 됐다. 이들은 1996년생 동갑내기이자 삼일고 동기다. “(송)교창이랑 많이 친했다. 프로에서 나를 많이 챙겨준 친구였고, 내가 농구와 관련된 고민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라고 운을 뗀 곽동기는 “교창이도 아쉬워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며 응원해 줬다. 교창이는 정말 좋은 친구다. 앞으로 다치지 않고 선수 생활하며 플레이오프 MVP까지 받았으면 한다. 항상 응원하겠다”라며 송교창에 대한 응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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