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현이 LG에 새 둥지를 틀자 팬들이 궁금해 한 것은 등번호였다. 어린 시절 NBA 레전드 마이클 조던을 좋아했던 전성현은 송도고 시절부터 23번을 달았다. 중앙대 뿐만 아니라 안양 KGC(현 안양 정관장), 소노를 거쳤음에도 그의 가슴과 등에는 항상 23번이 새겨져 있었다. 그만큼 전성현에게는 의미가 큰 숫자다.
그러나 LG에는 정인덕이 이미 23번을 차지하고 있었다. 중앙대 시절 7번을 달았던 정인덕은 LG 입단 후 꾸준히 23번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에 전성현은 정인덕에게 간곡히 부탁해 23번을 양보 받았다. 대신 보답의 의미로 좋은 선물을 할 예정이다.
전성현은 “개인적으로 23번에 대한 애착이 크다. (정)인덕이가 송도중-송도고-중앙대 후배인데 트레이드 발표가 난 후에 먼저 연락이 왔더라. 대화를 나누다가 조심스럽게 23번 양보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대신 원하는 선물을 사주겠다고 했다. 시간이 지난 후 인덕이가 23번 하시라고 연락이 왔다. 아직 어떤 선물을 원하는지 듣지 못했다. 내가 먼저 선물을 줄 수도 있지만 필요한 걸 사주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꼭 좋은 선물을 해줄 예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전성현이 생각하지 못한 한 사람이 있었다. 이승우와 트레이드 되어 LG로 팀을 옮긴 최진수다. 최진수 역시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23번을 달았다. 그는 전성현이 23번을 가져가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등번호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전성현은 “생각해보니 (최)진수 형도 현대모비스에서 23번을 달았더라. 내가 23번을 달기로 했다는 걸 듣고 다른 번호를 고른다고 했다. 인덕이와 진수 형에게 모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