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도의 백업으로 경험치를 쌓았던 양준석이 짊어져야 할 역할과 책임감이 커진 것은 물론이다. “(이)재도 형과 두 시즌을 함께 치렀는데 KBL 탑 가드와 뛰며 많은 것을 배웠다. 연속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경기력 자체도 인정을 받는 가드다. 몸 관리에 대해 배웠고, 벤치에서 재도 형을 보며 따라 하기 위한 노력도 했다. 계속 함께 할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떠나셨다. 재도 형에게 배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양준석의 말이다.
이름값이나 연봉은 차이가 있겠지만, 조상현 감독은 ‘붙박이 주전’은 없다고 선언했다. “주전, 비주전을 나누는 것보단 조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하다. 1번의 공격력이 필요하다면 (두)경민이를 쓸 수도, 슈터들의 찬스를 살려야 한다면 (양)준석이를 쓸 수도 있는 것”이라고 운을 뗀 조상현 감독은 “준석이는 (이)재도가 있어서 많이 투입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경민이나 (한)상혁이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유)기상이는 (이)관희, 구탕과의 경쟁에서 보여줬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소화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양준석은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이 첫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오프시즌부터 함께 했고, 정규리그도 한 경기 빼고 모두 출전했다. 운 좋게 플레이오프도 경험했다. 이와 같은 과정들이 앞으로 프로 생활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양준석은 원주 DB로 이적한 이관희가 유기상, 한상혁과 더불어 유독 아낀 후배였다. 이적 직후에는 “유기상, 양준석에게 선전포고했다. 내가 삼성을 대할 때 어떤 마음이었고, 얼마나 잘하고 싶었는지 알 것”이라며 예고장을 던졌다.
양준석도 이관희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하는 한편, 승부욕도 내비쳤다. “관희 형의 이적도 예상 못 했다. 소문이 돌았지만, ‘그래도 아니겠지’ 싶었다. 기사를 접한 후 연락을 드리고 싶었는데 조심스러웠다. 감사하게도 먼저 연락을 주셨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전포고를 하셨기 때문에 한편으로 기대가 된다. 연습할 때도 1대1 하면 정말 열심히 하셨다. 상대 팀 다 죽여버리는 거 아니냐고 말씀드릴 정도였다. 그게 현실이 됐다. 정규리그라면 더 심할 텐데…. 나도 눈에 불을 켜고 잡아보겠다. 죽기 살기로 하겠다.” 양준석의 말이다.
이를 위해선 내면을 살찌우는 오프시즌을 보내야 한다. 양준석은 “공수 양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슛이 장점이라 생각했는데 슛 밸런스가 많이 깨졌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슛에 대한 자신감은 항상 갖고 있다. 훈련을 통해 밸런스를 잡는다면 슛에 대한 걱정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지난 두 시즌에 비해 성공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준석의 통산 3점슛 성공률은 24.7%다.
양준석은 또한 “오프시즌은 늘 그랬듯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나에게는 기회다. 그만큼 올 시즌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목표를 한 번에 이룰 거란 생각은 안 한다. 도달하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잘하는 형들이 새롭게 들어온 만큼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준비 잘해서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재밌는 농구를 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양준석은 백업 가드 보강이 필요한 팀이 꾸준히 트레이드를 제안할 정도로 타 팀에서도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는 유망주다. LG는 ‘트레이드 불가 자원’이라고 선을 그으며 양준석에게 힘을 실어줬다. 판을 새롭게 짠 LG는 양준석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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