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에 머물 것이란 모두의 예상을 깬 정관장의 신바람 농구 중심엔 ‘덕장’ 김상식(55) 감독이 있다. 국가대표 사령탑을 지낸 이력이 있는 김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정관장의 지휘봉을 잡아 부임 첫해 통합 우승의 위업을 이룬 데 이어 이번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짜임새 있는 농구를 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0일 세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나는 그대로 있었다”며 “새로 합류한 여러 선수가 기존 멤버들과 융화되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선수단의 분위기가 매우 좋은 상태”라고 밝혔다.
김 감독의 말처럼 정관장은 일부 스타에게 득점을 몰아주지 않는 ‘원 팀’을 지향한다. 실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6명의 선수가 평균 9점을 넘게 득점하며 고른 활약을 보인다. 지난 시즌 변준형의 백업이었다가 이번 시즌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박지훈이 23일 기준 13.1점으로 팀 내 득점 1위이며, 대릴 먼로 12.4점, 렌즈 아반도 10.7점, 최성원 10.1점, 이종현이 9.3점이다. 이적생 정효근도 평균 8.4점을 넣으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른 팀처럼 평균 20점이 넘는 외국인 선수에게 몰아주기식 농구를 지향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정관장의 농구는 어느 선수에게 밀어주기 위한 패턴이 없다. 5명이 모두 득점할 수 있도록 움직임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시즌 시작 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은 것도 김 감독의 믿음 덕분이었다. 김 감독은 “큰 변화가 있었지만 ‘우리는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모두 능력 좋은 선수들이니 더 노력해 우리의 농구를 하자고 했다”고 회상했다.
기존 선수들의 성장에 더해 이적생들의 활약은 김 감독에게 그저 반갑다. 올여름 팀에 합류한 정효근과 최성원 모두 젊은 에너지로 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기량을 꽃 피우지 못했던 센터 이종현은 이번 시즌 정관장에서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김 감독은 “새로 온 선수들이 전력 공백을 많이 채워주고 있다”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팀에 녹아들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박지훈과 아반도 등의 성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식스맨이었지만 지훈이는 분명 능력 있는 선수였다. 현재 무척 잘해주고 있다”며 “기능도 발전했다. 워낙 머리가 좋고 착해 역할과 전술에 관한 이야기도 잘 듣고 소통한다. 점점 발전할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아반도는 작년부터 우리 팀에 적응하며 발전했다”며 “수비도 올해엔 발전해 적절한 타이밍에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어린 선수인 만큼 점점 기량이 발전하는 게 눈에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김 감독은 방심을 경계했다. 그는 “워낙 많은 팀이 쟁쟁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며 “우린 6강, 4강 등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현재 잘하고 있는 농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그러면 결과물도 따라올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팀 워크’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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