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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농구) [펌] 후추닷컴 명예의 전당 - 허재 (上-2) (feat.전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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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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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곳 링크


https://m.cafe.daum.net/ilovenba/1p8S/4284?listURI=%2Filovenba%2F1p8S


보니까 허재 은퇴 전에 원주 나래에서 전창진 감독 아래에서 뛸 때가 인터뷰 시점인 듯.


下편도 찾으면 올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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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oochoo.com

편의상 상부분을 둘로 나눴는데도..기네요

이부분은 전창진 현 원주 감독과 허재 아버님의 인터뷰부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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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추 증언석 1 - '천재라 부를 수 없는 천재, 나의 후배 허재'

아주 어릴 적부터 허재와 함께 운동하고, 성장하고, 지금은 같이 늙어 가는 사람이 한명 있다. 바로 현 나래 해커스 코치인 전창진 이란 사람이다.

일부 골수 농구 팬은 ‘코치 전창진'이 아닌, ‘청소년 대표 출신 전창진'의 이름을 기억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역시 허재처럼, ‘상명국교' '용산 중.고교'를 함께 거친 ‘선수 출신 코치'이다.

피 섞인 가족말고는, 허재를 가장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보고 챙겨 준 선배, 그리고 지금까지도 허재의 바로 옆 (원주 나래 숙소에서도 허재의 옆 방을 쓰고 있음)에서 그를 다독거려 주고 있는 선배가 전창진이다. 누구보다도 허재를 잘 안다고 믿었기 때문에, 후추는 제일 먼저 전창진을 찾았다. 워낙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만난지 얼마 안 되어 바로 ‘큰형'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성균관 대학 팀과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치악 체육관으로 찾아갔지만, 본격적인 대화는 나래의 숙소에서 진행되었다. 편한 상대끼리 할 수 있는 아주 격 없는 대화를 원했고, 그 역시 그를 마다하지 않았다.

허재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 그의 '40 (천재) : 60 (노력)'에 대해서, 그리고 허재의 농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서로간에 다소 거친 표현이 있었지만,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분위기 띄우기' 정도로 양해 해 주시길 바라고, 들은 그대로를 보내 드린다는 생각에서 대화 내용을 ‘미화' 시키지 않았다.

후추 : 아까 연습경기도 재미있던데요? 성대 선수들도 박 터지게 하던 것 같았고. 전 사실 치악체육관은 처음이었는데, 아담하고 아주 분위기 좋더라구요.

전창진 : 예~ 근데 좀 작죠. 한 1000명만 더 들어올 수 있어도 좋았을텐데. 그 점이 좀 아쉽죠. 그 골대 뒤로도 '접기 식 관중석'을 추가로 만들었는데도 좀 작죠?

후추 : 아뇨. 아늑하고 좋았어요. 코트랑도 가깝고요. 허재 선수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후후… 전코치님 만큼 저도 사실 좀 조심스럽습니다. 워낙 많이 소개되었던 인물이고, 허재 선수 '명예회복'을 한다고 나서긴 했지만,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도 모르겠고.

전창진 : 좋은 일 하시는 거에요. 허재가 정말 술 한잔 크게 사야겠던데요. 뭐..하하…

후추 : 감사합니다. 허재 선수 제일 처음 만난 게 언제지요?

전창진 : 난 오리지날 '상명'이었고, 걔는… 국민학교 4학년 때인가? 그때 걔가 전학 왔거든. 상명으로. 그전까진 동북 다니다…아마 4학년 2학기 때 일껄? 난 졸업한 다음에 얘가 왔을 거예요. 참, 정말 걔 어렸을 땐 쪼끔해 가지고 별로 안 컸거든요. 내가 특별했던 건 뭐냐 하면, 난 남동생이 없었어요. 그래 가지고, 굉장히 국민학교 때 후배들을 귀여워했다고. 근데 그 중에서도 허재를 제일 이뻐했지. 그러니까 얘도 자기 이뻐하는 걸 알고, 우리가 그리고 그때는 굉장히 잘 살았었거든. 그러니까 집에 놀러 오면 좋은 것도 많고, 매일 오고… 지금은 이제 징그럽지만^^, 그때 당시에는 허재가 굉장히 귀여웠거든.

후추 : 허재 선수를 '천재'라고 하잖아요? 정말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걸 갖고 태어난 건지, 아니면 자기가 '천재'가 되도록 노력한 거에요?

전창진 : 그렇지. 근데 이제 보면 지금의 스타들. 지금 농구하는 애들하고 허재하고 틀린 점은 분명히 있다는 거죠. 허재는 농구를 처음부터, 밑에서부터 다 배워서, 경기장에 선거고. 지금, 말하자면 '언론에서 만들어진 스타 플레이어들'이 하나의 '장기'를 가지고, 그걸로 어떻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가지고 스타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허재 같은 경우에는, 그때 이제 상명 국민학교에서 용산 중학교 들어가면서 걔의 이제 농구의 길이 열리게 되는데… 이누마가, '지기 싫어하는 것', 또 '저 형들은 한번 이겨봐야겠다.' 같은 어떤 승부욕이 어렸을 때부터 있었다는 얘기죠. 그리고 그 뒤에서 아버님의 뒷바라지. 그리고 그누마가, 쪼금했다고, 그러니까 선배들이 귀여워했다고…

후추 : 2년 차이셨죠?

전창진 : 그러니까, 그 유재학이하고 나하고 3학년이었을 때 이제 1학년이었지. 근데, 그 당시에는 허재라는 애가 운동하는 게, 내가 봐도 우습지. 힘도 없고, 근데 국민학교 때부터 내가 이뻐하고, 뭐 1년에 6개월 정도는 우리집에서 나랑 같이 잘 정도로,. 뭐 우리 아버지 이불에 수도 없이 들어가서 장난칠 정도로 나랑 친하게 지냈지. 그러다 보니까 이제 이놈이 자기도 농구를 잘해야 되겠다..하는 생각을 한 거고, 그리고 아버지의 후원. 근데, 또 노력을 했다고… 해 가지고, 물론 뭐 이충희라는 선수도 굉장히 무단히 노력을 많이 했쟎아. 근데 얘의 노력도 내가 보기엔, 이충희 감독의 노력의 '배'는 될 거야. 허재가.

후추 : 그래요?

전창진 : 그럼~ 말도 못했어. 얘가 중학교 때, 힘이 없으니까 운동이 안 되는 거야. 그러니까 아버님은 어렸을 때부터…뱀을 먹인 거야. 그러면서 자기는 운동을 하면서, 쪼금이라도 안 뒤 질라고…어? 우리가 그때 운동량이 엄청나게 많았어. 운동을 그때 밤늦게까지 하고, 남산을 뛰어갔다 올 정도였으니까. 근데 그게 딱 10km야. 말이 10km지, 그 언덕배기를 뛴다는 건. 근데 이누마가 나중에는 힘이 부치니까, '악'으로만 뛰는 거야. 그게 장난이 아니야. 안 뒤지려고 앞에서 잘 뛰는 형 뒤에 서 가지고, 그 형만 쫓아가면서 뛰는 거야. 그러고 나서도, 집에 가서 또 골대 세워놓고 또 연습하고. 그러니까, 선배들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하는 거야. 운동에 대해선. 잘하고 싶으니까. 그러면서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이제 힘이 붙기 시작하면서, 이제 선수의 모습이 되어 가는 거지.
그전에까지는 이제 힘이 딸리고, 3학년 잘 하는 형들이 있으니까, 이제 2학년 되면서부터 자기 위치를 딱 차고 들었던 거지. 그 다음부터 이제 자기가 가지고 있던 개인기를 발휘하기 시작하는 거지. 처음에 이제 자기의 밑바탕부터 체력, 드리블, 슈팅.. 이런 것들이, 얘가 농구의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천재라는 것은 자기가 나중에 노력을 해 가지고 만든 게 천재지, 그냥 천재가 된 것은 절대 아니죠. '얘가 타고났다.' 뭘 타고 나? 타고난 거 없어요.

후추 :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다 자기가 만들어 나갔다?

전창진 : 그~~럼!! 얘가 어렸을 때 사진이… 나중에 내가 자료로.. 집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후추 : 작았어요?

전창진 : 그~럼! 요만했어 (앉자 있는 자신의 눈높이를 가리키며). 요만했다고. '쟤 운동할 수 있을까…?' 걱정 할 정도였는데, 몸이 좋아진 거야. 어떻게 보면 정말 아버님 어머님이 고생 많이 하셨지.

후추 : 근데 개인기야… 허재 선수 딱 나왔을 때 이건 우리가 기존에 보던 농구가 아니었잖아요?

전창진 : 근데 그거는, 결국엔 뭐냐 하면, 자기가 다 연습한 거지. 예를 들어서, 실업팀 시합에서 누가 잘 하는 선수가 하는 걸 보면, 얘는 꼭 따라 했다고. 따라 하면서 그걸 꼭 자기 것으로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부족한 점들을 꼭 채워야지만 집에 갈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어요. 말하자면, 공부하는 애들로 보면, 제일 '엘리트'야. 정말 그 서울대 법대 갈 정도의 고생, 그 이상의 고생을 해 가지고 오늘날의 허재가 된 거지. 그러다 보니까 얘가 이제 정상적인 힘이 붙고, 중학교 3학년 올라가서 모든 대회 우승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말이야. 자, 이제 받기 시작했어. 받기 시작했는데 결국은 받게 되니까, 그 다음엔 또 뭐가 따라오냐 하면, 어떤… 언론, 매스컴, 관계자, 대학들의 스카우트에 끼면서, '아, 내가 진짜 잘하는구나.' 뭐 그냥 말만 한마디하면 다 들어주니까.

후추 : 너무 어렸쟎아요, 그땐…

전창진 : 그렇지.

후추 : 이것 저것 판단할 능력도 없는 나이에 그렇게 후왁 떠버리니까…

전창진 : 그렇지. 그러면서, 그 얘가 그 대학교 갈 때도, 대학가면서부터 무슨 문제가 있었냐 하면, 고3때 이제.. 지금 삼성에 있는 이민형 코치나, 또 교통사고 난 한만성..걔네들이 결국엔 그렇게 되면서 고등학교 시절에 그렇게 '오르다' 보니까 사춘기 때, 말하자면, 쪼금 나쁜 친구들도 만나고, 나쁜 행동도 해 보는 거야. 왜? 연예인들이 히로뽕을 하듯이, 운동 하는 애들도 짜여져 있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뭔가 좀 탈출해 보고 싶은 마음, 뭔가 좀 해보고 싶은 마음, 또 그 당시에 워낙 연습량도 많고, 또 대회 나가서 꼭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그런 것들이 많았다고. 그러면서, 대학교 가면서 이제 스카우트 파동이 걸리면서, 이누마가 이제 생각한 게 이제… 그 '연-고대' 라는 문제. 나도 그때 고대 들어가서, 이제 고대에서 나도 허재를 스카우트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누마는 그 아버지. 아버지의 뜻을 거의 100% 따라준 거고. 또 자기가 뭔가, 새롭게… 제일 중요한 건 그거야. 아버지 뜻도 뜻이지만, 중앙대학이란 어떤 울타리를 연-고대에서 빼 가지고, 연-고대가 중앙대를 따라 오게끔 하겠다는…

후추 : 참, 나이도 어렸는데.. 그거 멋있는 생각이에요

전창진 : 멋있잖아? 남자로서 사실. 말하자면, 얘가 중학교 때, 고등학생, 대학생, 실업 팀 선수들의 잘하는 플레이보고 와서, 똑 같이 하면서 아니, 그거보다 더 잘해야 겠다는 그런 생각, 그 사고랑 똑 같은 거거든. 그런 거를 한 거야. 그게 어떻게 보면, 그때 쉽게 말해서 어떤 '가오' (= '체면'), 그 연-고대 들어갔다는 그 '가오' 보다는 그런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후추 : 뭔가 새로운 것을 개척 해 나가고 싶다.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그거 아니에요?

전창진 : 그거야. 걔가 중앙대에 들어가서, 허재는 지금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걔가 중대 1학년에 들어가서, 내가 고대 3학년 때 시합을 했다고. 내가 근데 허재를 맡았다고, 나는 이제 허재에 대해선 많이 아니까, 수비가 어느 정도 되고. 근데 그날 우연치 않게 최철권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선수들이 다 컨디션이 좋았다고.

후추 : 최철권이 전코치님이랑 동기예요?

전창진 : 아니, 1년 선배지. 1년 선배. 그래 가지고 거기서 결승전인데 사고가 났어요. 4분인가 남겨두고, 이제 패싸움이 벌어지면서 중대가 승리를 했는데. 그날 저녁에 중대가 이제 우승을 했는데, 이누마가 밥을 안 먹었다는 거야. '나는 오늘 못했다.' 그리고 '정상적인 우승이 아니다.' 그때부터 또 이제 이를 갈고 하는 거야, 연습을. 근데 이제 멋있는 건, 중앙대학교 정부장이(정봉섭 감독 - 주방장 주), 지금 체육부장 하시는, 감독하실 때, 이제 1학년들, 1학년들이 들어오면 대학교에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자기가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은 부족하다고, 근데 그걸 배려를 해 주신 거라. 오히려 거꾸로 4학년들이 그런 걸 하고, 1학년들 연습할 수 있게. 그런 배려를, 어떻게 보면 정부장이 머리를 쓴 거지. 허재라는 애를 위해서는. 그게 어떻게 보면, 중대 전통이 되어 버린 거야, 그래서 결국은 중앙대학교가 몇 년 동안 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역할이 컸어. 그런 매력이 있었다고.

후추 : 1학년들을 빨리 육성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네요?

전창진 : 그렇지. 근데 이제 그게 좋은 면도 있어요. 근데 나쁜 면은 뭐냐 하면, 너무 허재를 일찍 크게 했다는 거지. 말하자면,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면서, 선배에 대한 어려움도 알고.. 해줘야 되는데… 물론 그런 선배들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건 알지만, 경우에 따라선 예의범절이나, 또는 그 선배들한테 지켜야 할 어떤 그 운동선수 세계의 예의. 그런 것들을 갖추면서도 또 모자란 부분이 있을 수 있었던 거라. 그러면서 또,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때 받았던 그런 스포트라이트하고는 차원이 높은… 말하자면, 우리가 이제 고등학교 때 뭐 당구장 가고, 중국집에 앉아서 몰래 짬뽕 시켜서 빼갈 먹고 고등학교 때 그러지만, 얘는 대학교 때 스타가 되어 버리니까 주변에서, 말하자면, '잘 나가는 형들'이 데리고 나가서, 룸싸롱 데려가고, 그러다 보니까 어린놈 눈에는 이게 좋단 말이야? 멋있단 말이야? '아, 이거구나.' 하는 거지. 말하자면, 쉽게 생각해서, 물론 우리가 좋게 생각하면, '야, 이건 내가 할 자리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가면, 그런 부분들을 다 즐기게 되잖아.

후추 : 올해는 허재 선수 실력은 어떻게 보세요? 예전만큼 과연….

전창진 : 나는 이제,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래요. 운동 선수의 나이는 못 속여. 지금 보면 야구의 김용수다, 선동렬이다, 자기 몸 관리 잘하면서 잘 뛰잖아. 허재도 그런 면에선 잘못 하는 것도 있어. 그래서 자주 얘기도 하는데, '니가 나이 먹으면 나이 먹을수록 몸 관리 잘 해야 된다.' 근데 본인도 또 술을 좋아하니까, 나중에도 본인이 얘기하겠지만.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또 따로 있어요.
근데, 야구하는 사람이랑 농구하는 사람이랑은 차이가 엄청나게 있어요. 야구는 그때그때 팍! 하고 좀 쉬었다 또 팍! 하고 그러니까, 덜 힘들지. 지금 그 삼성의료원에서 체력 테스트를 해 가지고, 거기 그 박원하 원장이라고 있어요. '허재하고 선동렬이 몸은 타고 난 몸이다.' 몸 관리만 하면. 얼마 전에 돌아가신 김현준 코치도 상당히 늦게까지 운동을 하셨다고. 근데 물론 술은 좋아하셨지만, 몸 관리를 굉장히 잘 했거든. 마지막에 근데 그 이충희 감독 같은 그 '말로',. 거 비참하지 않냐 이거지. 그래서 허재한테도 그래요. '너 그렇게 까진 하지 말아라. 그냥 어느 정도 정상에 있을 때 그만둬라.' 현준이 형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형, 형이 1년 더 뛸 수 있지만, 이 자리에서 그만둬라.' 허재 같은 경우도 이제 환경의 변화지. 프로가 되니까. 프로 같은 경우, 이제 자기 몸값도 많이 받고 하니까. 근데 이 얘기를 하기 전에 술 얘기를 하자면, 나는 좀 이해를 하는 게 뭐냐 하면, 오랜 선수 생활, 합숙 생활을 하다 보면,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딜레마'에 빠진다고. 운동 선수라는 게 특별나게 취미 생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특히, 얘 (허재)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가 있다가, 조금씩 내려오는 상태란 말야. 그러다 보니까, 결정적인 순간에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기 곁에 없는 거야.
그래서 이제 내가 얘기를 해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어. 그건 농구하는데 지장이 없는 스포츠니까. 그러다 보니까 또 술을 먹기 시작하는 거야. 결국 학교 다닐 때에도 후배들이 좋으니까, 후배들하고, 얘는 거의 혼자 술을 마시는 경우가 없어. 꼭 후배들 데리고. 근데 그런 정상의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그 외로움이라는 것은, 나도 고대를 나왔지만, 뭐 고-연전이나 이런 큰 시합을 끝내고 나면, 뭐 학교 다닐 때 시험보고 난 것처럼, 긴장감이 쭈왁 풀리잖아, 그거 우리도 그렇다고. 그리고 막 운동할 때 너무 힘들어서 '딱 하루만 쉬었으면 좋겠다' 그런다고. 근데 정작 하루 쉬라고 그러면, 정~말 아무 할 일이 없어. 진짜야. 지금 애들이랑 우리가 허재랑 내가 운동할 때는 틀려요. 어렸을 때부터 뭐 친구들 사귀고, 자기 취미 생활 갖고 하지만, 그때는 별 다른 취미가 없었다고.
그리고 허재 같은 경우는, 사람 많은데 가면 진짜 불편해 한다고. 이 사람 저 사람 아는 척하고. 한번은, 우리 가족하고 걔네 가족하고 에버랜드 갔다가, 그냥 왔다니까. 그냥 뭐 여기 저기서 난리니까. 자기도 가족들이랑 모처럼 만에 쉬려고 간 거였는데, 응? 가는 곳마다 사인 해 달라고 해서, 뭘 자기애들이랑 탈수도 없고, 그러니 누군들 짜증 안 나겠냐고? 자기도 정말 어렵게 지 애들이랑 시간 좀 보내 주려고 간 건데 말야.

후추 : 그래서.... 작년만큼 허재 선수가 해 줄까요?

전창진 : 어, 그게 이제... 허재 정도 되면, 나도 그렇고 쟤도 그렇지만, 본인이 지 욕심이 있으니까, 지금도 나가서 밤에 혼자 웨이트 들고...그게 말같이 쉬운 일이 아니거든. 나이 서른 다섯에. 자기는 근데 추한 꼴 보이고 싶지 않아서, 본인이 노력을 엄청 하고. 또 나래 라는 팀에 애착을 많이 갖고 있어요. 나는 사실 주변에서 걱정은 되지만, 말은 안 해요. 왜냐하면, 다 큰사람이고. 정상에 올라 있는 사람이니까, 뭐 내가 얘기한다고 해서 하고, 내가 얘기 안 한다고 해서 안하고… 이럴 때는 아니잖아. 단지, 우려가 되는 것은 지금 너무 과열되어 있고 치열해진 세계가 되다 보니까, 그 자리에서 계속 유지를 하려면, 계속 몸 관리를 해야 되는데… 어떻게 보면,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좋을 것이다'라고 나도 쉽게 얘기를 못 하는 게, 어떤 그 능력, 그리고 저 정도 되면 '구력'으로 농구를 한다고. 근데 체력이 되느냐가 제일 크지. 체력이 된다면, 대학 전성기 시절처럼 하는 거지. 근데 그건 이제 안 되는 거야. 그걸 기대할 순 없지. 그러니까, 우리도 생각하는 게, '허재가 40분 중에 20분 정도만 커버 해 줬으면 좋겠다.' 이거지. 근데 그 20분 자체도 지금 그 프로의 45게임을 돌아다니면서 하는 것은 벅차다고.
근데, 작년에 나도 삼성에 있어봐서 알지만, 허재가 상대팀에 있음으로 해서, 허재를 어떻게 마크해야 되느냐가 상대팀에겐 전략이거든. 그만큼 아직 까진 위협적인 존재지. 더군다나 작년엔 올해보다도 더 연습량이 적었다고 하던데. 얘를 막으려면 결국엔 외국인 선수를 붙이는 수밖엔 없거든, 아직까지도. 그리고, 결국은 중요할 때 해 주는 거거든. 삼성에 M모 선수가 못 해주는 게 바로 그거야. M모 선수가 스타가 못 되는 게, 허재가 10점을 넣더라도 이번에 일본 전에서도 역전골을 넣듯이, 그런 중요한 순간에 해 줄 수 있다는 거거든. 재작년에 내가 삼성에서 코치할 때, 감독이 경질되면서, 현준이 형이 감독 대행을 하고, 내가 코치로 들어갔었지. 근데 또 그때 현준이 형이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내가 이제 벤치를 맡게 되었다고. 그때 현대가 우승할 때인데, 우리가 한 20점차로 앞서 나가고 있었다고. 막판에 이제 그 리드가 좁혀지고, 재역전 되어서 우리가 8초 남겨두고 반골을 뒤지고 공격권이야. 그래 내가 타임을 불러서, 작전을 어떻게 했냐 하면.. 그때 스트릭랜드라는 애가 있었어요. 큰애. 걔는 정말 '잡으면 한골 넣는다는 선수'가 있었는데, 일부러 M 한테 해결할 수 있는 작전을 만들어 줬다고. 그걸 못 넣더라고. 진짜 박스 한발자국 앞에서 만들어 준 슛을. 그게 차이야. 근데, 허재는 일본전에서도 옛날 전성기처럼은 못 했지만, 근데 마지막에 가서 어떻게 하던 넣잖아. 그래서 이기게 하쟎아. 그게 말하자면 허재라는 놈이지…


맞다. 그게 바로 허재였다. 결국엔 누가 뭐래도 이기게 하는 선수가 바로 허재였다.



▩ 후추 증언석 2 - 나의 아들 허재 - ‘천재 만들기'

유명 스포츠 스타의 본가를 방문해서 부모님과의 대화는 항상 필자를 왠지 모르게 행복하고 숙연하게 만든다. 자식의 얘기를 들려주는 부모의 표정을 보고 있자 면, 세상에서 더 없이 행복한 늙으신네들의 얼굴 그대로이고,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항상 초과할 정도로 필요 이상의 설명을 늘어뜨려 하는 그들의 모습도 결코 부담스럽지가 않다. 허재의 부친, 허준 선생은 올해로 일흔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수 차례에 거듭 된 장암 수술, 그리고 축농증 수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병의 기백'을 잃지 않은 듯 한 모습이었다. 180cm 가 넘어 보이는 훤칠한 키. 은퇴한 레슬러 뺨치는 골격. 그리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걸어 다니시는 모습은, 말 한마디 붙혀 보지 않고도 그 집안 남자들의 '시원시원함'과 '거침없음'을 짐작 캐 해 주었다. 아직도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신 상태라서, 인터뷰 요청을 처음엔 정중히 거절하시던 분이셨지만, 후추의 취지와 계획을 설명 들으신 후부터는 그 누구보다도 솔직하고 후련하게 말문을 열어주신 분이었다. 서른 줄이 훨씬 넘은 허재를 아직도 '허재'라고만 부르시는 아버지 허준 선생과, 허재의 '옛날 이야기'를 들어본다.


후추 : 요즘 아버님 건강은 어떠십니까?

아버님 : 건강이... 그러니까... 백을 기준으로 해서 건강하다 하면은... 한 60 정도 될 까... 원래 우리집안이 전부 체질이 강한데... 그 강한 체질 때문에 버티지, 거 웬 만한 사람 같으면 벌써...

후추 : 제가 듣기로는 장암 수술 받으셨다고요?

아버님 : 장암 수술했는데... 그것도 좋지 않거니와 그 후에도 여러 가지 다른 수술도 했어요. 축농증도 했는데, 왜 그렇게 재수가 없는지... 두 번 했는데 두 번 다 잘 안 돼 서 또 지금, 또 가야돼 그러니까 그냥 수술이래면 막... 소름이 끼쳐... 너무 하니까... 응...

후추 : 혹시 허재 선수 태어나기 전에 어머님이나 아버님이 태몽 꾸신 거 있으세요?

아버님 : 태몽 꾼 거는 없어요. 내가 들어본 적도 없고...

후추 : 예전에... 복싱도 잠깐 하셨고, 군인 생활도 하셨고... 집안에 가훈은 뭡니까?

아버님 : 그러니까 우린 저... 선조 때부터, 4대 선조 때부터 기독교 가정이거든. 그런데 이 제... 우리 어머니 때까지 아주 진실한 기독교 가정이었었는데 내 대에... 내가 와 서 군 생활을 오래하고 하다보니까 충실히 기독교 생활을 못하고, 지금은 뭐... 이제는 하는데... 그래서 뭐 기독교 가정이 밑바탕이 되서 그런지 항상 정직해라... 좌우지간 우리 집에서는 거짓말이란 거 하면 그 즉시 그냥... 항상 정직해라... 정직이 우리 집의 가훈이예요. 정직이...

후추 : 허재 선수가 코트에서 뛰면서 '비신사적인 플레이'나 '매너 없는 행동'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특별히 가르치신 것은 있으신가요?

아버님 : 사실 허재는 남으로부터 비신사적인 행위를 받기만 했지, 허재 자신이 남에게 경기 도중에 무슨 비신사적인 행위, 뭐 욕을 먼저 한다던가, 때린다던가... 아니면 고의적으로 무슨... 응? 뭐 예를 들어서 기술적으로 팔꿈치로 때린다... 이런 건 솔직히 없었어요. 항상 남보다 좀 뛰어나다고 하니까 당하고만... 100% 당하기만 하는 거야. 그러니까 코도 당하고... 코도 몇 번 나갔어. 욕도 듣고... 자기 후배한테 욕도 듣고, 해서 고등학교 때 여러번 문제가 있었어요.

후추 : 고등학교 때 도요?

아버님 : 그럼. 고등학교 때도... 상대방 선수 이름은... 그 지금 개인의 명예도 있고 하지만... 자꾸만 지니까 고등학교 후배가 그냥 '이 개새끼' 하고 지나가면서 욕을 하고 해서 몇 번 와서, 집에 와서도 아 아주 그냥 열 받아 죽겠다고... 그놈이 너를 더 훌륭하게 만들어 주는 놈이다. 왜냐하면 네가 그걸 이겨야 되니까... 참고 이겨 야 되니까... 넌 그만치 더 뛰어나게 되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내가 고맙다고 그래. 그런 거 상관하지 말고... 그런걸 이겨야 훌륭한 사람이 되거든... 그거 참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후추 : 어렸을 때부터요?

아버님 : 어! 걔는 정말 뭐... 허재라 그래서... 내 자식이라 그래서 아니라 비신사적인 행위는 한 적이, 한 적이 없어. 당하기만 했지... 맨날 당하기만 했잖아... 심지어는 아, 저... 프로 생기기 전에 농구대잔치 때 부산에서 임달식이 한테 고의적으로 맞은 거 아니에요? 그러고도... 그러고도 징계는 똑같이 받았잖아... 사실 그때는 난, 내가 거기 있었지만... 현장에 있었지...

후추 :임달식 선수한테 맞고 또 김성욱 선수한테도 맞았잖아요.

아버님 : 김성욱 선수는 그 후에 또 맞고... 그게 전부 현대거든... 근데 뭐 개인의 불명예를... 불미스런 일로 뭐 전체적인 팀의 그걸 얘기 하긴 뭐하고... 어쨌건 현대 선수 둘 다 그냥 고의적으로 때린거야. 응... 때리고도...

후추 : 저희가 테입을 갖고 있고, 봤습니다.

아버님 : 그러니까 항상...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그것도 역시 허재가 미숙했다. 그래도. 그래도 어떻게? 항상 마이너스야. 당하고도 마이너스.

후추 : 허재 선수가 동북 국민학교 3학년 때부터 정식으로 농구를 했는데, 그전에 어렸을 때.. 유치원이나 1-2학년 때도 소질이 보였습니까?

아버님 : 소질이 있었어요. 그때 난 군대에 있었으니까 바빠서 애들을 잘못 보고있을 땐 데... 항상 농구공이던 배구공이던 축구공이던, 그걸 안고 댕겨, 안고 댕기고 그냥...

후추 : 어렸을 때부터 항상 공을 들고 다녔군요.

아버님 : 그럼~ 공을 항상! 공을 자꾸... 우리가 장충동 살았었거든... 그 장충동 거... 체 육시설 되어 있고 있잖아.. 동국대학교 있고... 거기서 그냥 볼을 차고 친구들하고 그러니까 볼이 너덜너덜하면 또... 사달라 하고 그럼 또 사주고... 그러니까 볼을 어려서부터도 밤에 새 볼을 안고 자고 그러더라고. 그래 볼이 이제 좀 헐고 그러면 현관에다 놔두고. 새것일 땐 안고 자고. 그냥 방에서도 튀기고, 벽에다가. 막... 벽이 성한 게 없었잖아. 동네 벽에도 막 때리고 그래서 항의도 들어오고 그랬지.


농구 입문 (1)

후추 : 농구를 동북 국민학교 3학년 때 처음 시켜야 되겠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아버님 : 아니죠. 난 농구하는 것도 모르고, 그때는 내가 그때 그... 부대가 필동에 있을 땐 데... 나한테 전화가 왔어요. 집사람이. 허재가 무슨 시합에 나간다고 그러데 뭐... 농구시합에 나간다고 그러던가... 거 웃기는 놈이라고 그랬더니 뭐 코치 선생이라고 전화가 왔는데 시간 있으면 오랜다고... 처음 듣는 얘기라서 무슨 농구는 무슨... 쪼그만 놈이 무슨 농구를 하냐고 했더니... 진짜라고 지금 전화가 왔다고. 근데 뭐, 오후 4신가 3신가... 그때 저~ 불광동 소년의 집, 소년의 집에서 한다고, 시간 이 있으면 한번 꼭 오시라고. 근데 그걸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가, 시간 되니까 자꾸만 관심이 가져지게 되더라고... 참 이상하다... 그 자식이 무슨 농구시합을 하느냐... 코치 선생한테 전화가 왔다면 코치 선생도 관심이 있으니까 오라 그런 건데, 그때 마침 내가 또, 그때 또 일이 별로 없었어. 그래서 가야겠다. 그래서 이제 차 타고 이제 소년의집으로 갔지. 갔더니 막 시합이 시작이 됐어.
그 시합을 봤 더니, 아이~ 그거 진짜 잘해, 쪼그만 게. 그냥 다람쥐 같이 그냥... 막 그냥... 아! 저거 언제 배웠을까... 할 정도로 말야... 아~ 진짜... 국민학교 학생으로서는 참, 드리블. 볼 갖고 들어가는 게, 그냥 혼자 다해 혼자. 사실 그래서는 안 되는데 욕심도 많고 그러니까... 그냥 막 그렇게 하더라고. 아! 그래 기분이 참 좋데.... 그날 김 무슨 코친가 그 양반 동북국교 코친데, 저녁을 먹으면서 이제 허재한테 아~ 대단한 재질을 가졌다고 그래, 아버님도 보시지 않았냐고. 그래서 아이 그래 언제 했어 저걸?, 언제 저렇게 했어? 그랬더니 안 한다는 걸 사탕을 사줘가면서... 그거 사립학교 애들은 거 운동을 잘 안 할려고 그러고. 그래가지고 그날 처음 봤어요. 농구하는걸 처음 보고 재주도 있다... 했는데, 그래 가지고 걔가 동북초등학교 에서, 그때 재정 관계로 말썽이 나가지고 농구부가 해체가 됐어. 이제 그러고 나서 한 얼마 안됐을 때야. 해체가 됐으니까 농구를 못할 것 같이... 못해도 난 바쁜 사람이니까, 그저 그때 봤지만. 그냥 지나가고 말았는데... 한번은 전화가 왔어.
퇴근하니까. 아이 뭐 상명국민학교 농구코치라고 이철호 코치, 전화가 왔는데 꼭 뵈면 좋겠다고, 늦게 들어오시냐고 그러더니 내일 아침 일찍 온다고 거 진짜 새벽같이 왔더라고, 출근하기 전에. 인사를 하면서 상명국민학교 코치라고, 근데 농구 코치가 날 만날 이유가 없는데 왜 그러냐 그랬더니, 허재를 좀 달래. 상명국민학교로 데리고 가야겠대. 아니 거 같은 서울인데도 그렇게 막 다니고 할 수 있느냐 했더니, 승낙만 하면 자기네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그냥 아버님은 승낙만 해달라고. 아무리 어리지만 본인의사도 있고, 내가 또 동북국민학교는 농구 안하느냐 했더니, 이제 그때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아우~ 문제가 생겨서 해체됐으니까, 허재는 장래가 촉망되니까 내가 데리고 가야겠다고. 나도 마음이 솔깃해서, 그러면 본인한테 한번 물어보자고. 그래 허재한테 물어보니까 자긴 가겠대. 그러면 마음대로 하라고 그랬더니 그날부로 저... 그걸 옮겨야 한대, 허재 주거를, 주거지역을 옮겨야 한대. 그렇게 하고 그 다음날 우리 집사람하고, 이 선생하고 동북국민학교에서 전학 보낸다고 하니까, 동북국민학교에서 또 안 된다고. 지금 다시 만드니까 안된다고 막... 그러나 한 번 뺀 칼인데 다시 집어넣을 수는 없잖아. 오후에 결정이 되서 오후에 거기서 전학 해 줘가지고, 그 담날 상명에 갔잖아. 상명에서... 그래서 농구 를 다시 했어.


§ 아버지의 뒷바라지...

후추 : 워낙 아버님의 뒷바라지 이야기는 유명해서, 어렸을 때 아버님께서 특히 강조 하신 것은 뭐였습니까?

아버님 : 사실 부모는, 어느 종목의 선수든 마찬가지예요. 부모가 할 것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건 코치고 우리는 어깨 너머로 배운 거고, 부모는 인간 교육하고 그 담에 체 력보강을 위해서 하는 거 밖에 부모가 해줄 건 더 있어? 그러나 이제 농구라는 건, 내가 경험해 보니까 슛 연습을 많이 해야 하니까. 이 집 짓기 전에, 이 앞에다가 농구 규격 그대로 골대를 을지로 6가에 가서 맡겨 가지고 자기네들이 시설을 했어 요. 높이... 전부 규격대로, 그 다음에 프리드로 라인 다 규격대로 해 가지고 세웠잖아... 그래가지고 집에 와서는... 보통 뭐 한 자기누나하고, 지금 미국에 시집간 누나, 자기 형. 그렇게 볼을 잡아 줘 가지고 슛을 보통 한 200개 이상씩 던졌어. 시작은 국민학교 6학년 때부턴가... 그렇게 해서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근데 이 제 내가 보면, 자기도 그럴 거야, 그 덕을 많이 봤을거야. 근데 이놈이 또 참... 학교에서는 똑같이 연습하자나? 똑같은 시간에 똑같이 연습을 하고, 집에 와서는 부탁이 '나 집에선 연습한다고 하지 말라고... ' 아주 또~ 후훗 그러니까 굉장히 욕심이 많고 남한텐 지기 싫어하고 이런... 그러니까 승부욕이 강해요.

후추 : 아버님은 안 그러세요?

아버님 : 나도 그래요. 나도 남한테 지면 막 싫고... 원래 성격이 그래요. 그 대신 양보심은 또 많고. 근데 허재가 지금 그 저... 그 덕을 많이 봤을거야, 내가 보기에도. 그렇지 않아요? 몇 년이요? 국민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몇 년이야?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마루에서 들어 누워 가지고 볼을 한 손으로 잡고, 높이 올려 가지고 그 손목 스냅 연습을 했어. 드리블은 밖에 연습하다가 비가 오는 날에는 쉴 수가 없잖아. 그때 마루가 우린 컸어요. 마루에서 해. 그러니까 마루가 이만큼 내려앉았었다고, 진짜... 전체가. 그래 남들이 보면 아이 마루 왜 이렇게 내려 앉 았는데 안 고쳤냐고, 그거 고쳐봐야 소용없다고. 고쳐봐야 또 할 거니까 그냥 뭐.. 나중에 고친다고 그랬지

후추 : 집에서 항상 공을 들고 살았군요

아버지 : 그럼. 근데 이놈이 피곤할 때도 있잖아.. 몸 상태가 항상 좋은 게 아니거든. 몸 상태가 항상 좋은 게 아니니까 이놈이 좀 꾀가 부리고 그러면, 내가 없을 땐 제 형이 무서우니까... 제 형 무서우니까 형이 또 시키고 그러면, 뭐 집에서 드리블하고 마루에서. 비 안 오면 밖에서 하고...

후추 : 거의 집이 '제 2의 연습장'으로...

아버님 : 그럼 '제 2의 연습장'이지... 그야 말로 '제2의 연습장'이지.


§ 아들에게 보내는 일기...

후추 : 허재 선수 국민학교 4학년 때부터 '아들 허재에게 쓰는 일기' 라는 일기를 쓰셨다는데?

아버님 : 근데 그게 지금 어디에 있는지 없어. 내가 정성을 들여준 거지. 그때그때 느낀 거. 그러니까 시합 오늘 했다. 뭐 예를 들어서 너무 자기 혼자 돌출, 자기만을 위해서 너무 했다던가, 슛이 부정확했다던가, 뭐 패스 미스가 많았다던가 하면은 적고...난 농구장에서 항상 수첩을 갖고 다니다가 농구장에서 그냥 메모를 그냥 슥슥 슥슥. 딱 돌아서면 잊어먹으니까, 그거만 생각하고 사는 게 아니고 나오면 다른 거 보고 그러니까... 그때그때 적어서 시합이 끝나면 느낀 그대로 관전평을 썼다가 일요일 같은 때에 보고 이제...

후추 : 허재 선수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농구장에 따라 다니셨겠네요

아버님 : 그렇지. 예편하고 쭉 따라다니고 일본도 가고 그랬지. 시간 있으면 일본도 가고...

후추 : 대략 허재 선수 통산 경기의 몇 % 정도 보셨을까요?

아버님 : 오늘 현재까지 봤을 때, 약 90%는 봤을 거야. 약 90%. 시간이 없으면 어떻게 일을 미루던가, 누구를 대신 시키던가 해서라도 그냥 보고, 그리고 또 봐야 직성이 풀리 고 그랬지. 90%이상 봤을 거야.


용산 중.고교 양문의 코치...

후추 : 용산 중.고교 시절의 양문의 코치는 어떤 분이셨나요?

아버님 : 아~ 그 사람 참 멋있는 친구지.

후추 : 그분이 허재 선수에게 기술적인 면이나 인간적인 면으로 끼친 영향은 뭘까요?

아버님 :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니까 6년이지... 그 때가 또 사춘기고 인간형성이 그때 이 제 뭐. 유아 때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사실상 성장기 때, 사춘기 때가 제일 중요한 시기야. 그때 잘못하면 그냥 빗나가고 그러잖아. 그 양선생은 내가 보기에는 그 양반이 몸집은 작지만, 고집이 세고 승부욕도 대단하고, 그러고 또 어떤 목적을 위해 서는 그냥 뭐 물불을 안 가리고 쉬지 않고 계속 돌진하고... 목표를 위해서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야. 그래서 원래 그 선수들은요, 그 코치를 다 닮아가요. 꼭 그래요. 그 농구계에 한번 물어봐요. 그 선수들은 원래 코치들을 다 닮아 갑니다. 코치가 그냥 와일드하고 독하고 그럼 애들도 그렇게 따라 가는 거예요. 코치가 쪼금 좀 유하고 참 제재도 가하지 않고 신사적으로 얘기하면 애들도 그렇게 좀 유해지고 그러지.

후추 : 양문의 선생이 워낙 혹독하게 선수들 훈련 시켰다는 얘기는 잘 알려진 유명한 얘기지만, 벌도 주고 때리기도 하시고, 막내아들을 맡기신 부모의 입장으로서, 기합 받고 터지고 하는 모습을 보실 때 느낌이 어떠셨는지요?

아버님 : 아.. 그건 정말 괜찮지. 나 있는데도 맞았는데 뭐. 근데 그건 마음을 비우고 해야 되요, 부모는. 그렇지 않아? 아, 자식이 잘못해서 맞고 책임이 있어서 맞는데 뭐 애처롭게 생각한다면, 그건 운동을 시키지 말아야지. 제재를 가하지 말라, 요새 흔히들 뭐 국민학교 선생이 제재를 가 한다고 뭐 무슨 고소하고 그러잖아. 난 그런 부모들은 전부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느냐? 나 그거 의심스러운 사람들이어요. 허재는 내 앞에서도 그냥 주장으로서, 자기는 잘못 안 해도 그냥 맞고, 또 경기할 때도 공격을 잘못 했을 때나, 수비를 잘못 했을 때, 그냥 맞고.

후추 : 근데 양문의 선생이 대단하신 게, 이미 스타가 된 허재 선수의 아버님이 그 앞에서 보고 계신데 가차없이 때리고 하시는 걸 보면, 아주 강단이 있으신 분 같아요?

아버님 : 아 그럼. 아~ 강단 있으신 분이지. 그건 허재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 야. 다른 부모가 와 있어도, 잘못했을 땐 가차없지. 그건, 이유 있는 제재지 이유 없는 제재는 아니었거든.

후추 : 아버님도 그런 것을 100% 이해 하셨군요?

아버님 : 아, 그럼 이해했지. 그거야, 그 사람의 권한인데, 그걸.. 그 사람도 허재를 위해서, 팀을 위해서. 개인의 감정을 위해서 그런다면야 가만있을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런 건 탓할 수 없는 거예요. 다 선생한테 맡기고,. 그래야 다 배우는 제자가 선생을 어렵게 생각하고 보지. 그런 걸 가지고 뭐.. 그건 애를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애를 버리는 거예요.

후추 : 용산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가끔 양선생님 만나셨습니까?

아버님 : 아~ 그럼 만났지.

후추 : 근데 용고 그만 두셨더군요.

아버님 : 아, 글쎄, 나도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후추 : 올해 1학기를 마치시고 갑작스럽게 그만 두셨다고 하더군요.

아버님 : 그게 무슨 일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좌우지간 묘해. 그 사람 집에 전화 번호가 바꿔서 지금 연락이 안되더라구요.


§ 중앙대 정봉섭 체육부장...

후추 : 아버님 정봉섭 부장님 제일 처음 만나셨을 때가 언제 입니까?

아버님 : 허재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야. 중대가 체육관이 없으니까, 용산고등학교 체육관 을 빌려서 써요. 매~일. 그러면 그 참~ 그 사람 대단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오늘 날 그 위치에 오른 거야. 그 양반이 운동 세계에 있지 않고, 다른 세계에 있었어 도 뭐가 됐을 거야. 용산 체육관은 용산이 주인이니까, 중학교가 먼저 하고, 고등학교가 끝난 다음에 이제 대학이 연습을 했는데. 빌려 쓰는 주제가, 나그네가 먼저 할 순 없잖아. 겨울에는 그, 이쪽에 구멍탄 난로 하나밖에 없는데, 그것도 무슨 감독, 코치나 되야 좀 쬐지, 그런데도 꼬박 밖에서 앉아 있다가, 겨울이면 4시 반, 5시만 되면 해가 져요. 그런데도 보통 뭐 8시, 9시 되어야 끝나잖아, 고등학교는. 그럼 그때부터 하는 거야, 기다렸다가. 그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년을 그러니까, 그 양반 역시 '집념'이 대~단한 분이야. 뭐, 대단한 집념을 가진 사람 이야. 어떤 목적을 위해서는 그 어떤 굴욕도 참고, 그~~ 나 정말 그런 사람은 훌륭한 사람으로 봐.

후추 : 제가 보기에는 허재선수만큼 승부욕이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선수가 드문데, 그 영 향은, 첫째로 선천적으로 아버님한테서 영향을 받았고, 또 지도자로 어렸을 때 모 셨던 양문의 선생, 정봉섭 부장. 이렇게 세분께서 허재선수가 승부욕이 없을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조성이 되었네요.

아버님 : 그럼. 맞아요. 네. 그래서 중앙대학 보낼 때는 남들이 말이 많았지만, 허재하면 그때 연-고대 갈 거라고 120% 다 봤지. 그러나, 학교가 문제가 아니거든. 물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내가 정봉섭 감독을 봐 왔을 때, '야~ 저 친구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소위 그래도 대학 코치라는 사람이, 중학교, 고등학교 코치한테 머리 숙여 가면서, 그 추운 겨울에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년씩 기다렸다가 애들을 가르치고, 이건 뭐 보통이 아니거든. 근데 실제 정감독은 허재 달라는 얘기는 안 했어. 안 하고 있다가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되니까, 얘기를 딱 하더라고.

후추 : 정감독이 그렇게 얘기 하셨을 때, 학교 지명도를 떠나서 '이런 지도자라면 내 아들 맡기만 하다.' 그런 생각이 드셨나요?

아버님 : 바로, 바로 그거지. 조건은 다른 대학이 다 좋아, 그래도 그걸 뿌리치고 이쪽에 간 것은, 우선 이런 걸... 정 선생한테 배울 게 너무 많아. 아~ 정말 목적을 위해서 는 말이야, 정말 엄청난 인내력을 가지고 노력한다. 그거 사람 살면서 엄~청 필요한 거거든. 그래서 팀도 막강해지고, 허재가 이제 가드가 가니까..

후추 : 그 다음에 기아로 가게 된 이유도 어떻게 보면, 정감독이 옛날부터 그 고생을 하시 면서도 내심 '중대 신화'를 만들기 위한 야심을 키우고 계셨다고 보는데요.

아버님 : 아, 그 사람 목적이 그거야. 그래서 한 거지 다른 뜻은 없어.

후추 : 더군다나 정감독님 모교에 돌아가서, 꼭 '연-고대 타도' 보다는, 전반적인 농구계의 발전과 평준화를 위해서 중대가 또 하나의 명문으로 군림을 하더라도 나쁜 게 아니라는 생각이 아니었을까요?

아버님 : 그렇지. 다른 축구나 배구 같은 것은 다들 평준화가 되어 갔는데, 농구만 꼭 그냥 연-고대에서만 정상을 차지해서, 다른 데는 너무 차이가 나서, 상대가 안 됐거든. 그 역사를 바꿔 놓은 사람이 바로 정선생이야. 그걸 위해서 그~냥 참은 거야. 그~~ 어려움을 겪고, 그래가지고 오늘의... 사실 오늘 농구도 많이 평준화가 되었잖아요? 뭐~ 성균관대 봐요. 아~ 대단하지 않아요? 이게 실제로 다 정선생 때부터 시작해서 오늘날 이런 발전을 가져 온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역시 연-고대에서만.. 발전이 안 되요. 그럼 안 되지. 아니, 뭐 한국 농구가 두 대학밖에 없어? 다른 농구팀도. 지금 봐요. 다른 종목을 말이야. 농구도 지금 이렇게 된게, 다 정선생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그건 뭐 '산 역사'야. 그건 누구나 인정하지, 또 농구 붐을 일으킨 것도 다 정선생이야. 대단한 공로지. 저 사람 사실 대단한 공 을 세운 사람이어요.. 많이 평준화 됐잖아요.

후추 : 93년도에, 허재선수가 '사 생활 문제'로 처음으로 국가대표 팀에서 제외가 된 적이 있었죠. 잘 아시겠지만, 그때 시내 모 호텔에서 농구협회 강화 위원회에서 회의를 할 때, '허재 빼야 한다' 고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시던 분이 바로 정봉섭 감독님이었습니다. 그때 아버님이 서운하시지 않았나요?

아버님 : 아니..아~ '대찬성'이었지. 그럼. 그건 거짓말이 아니야. 왜냐하면, 난 허재에 대한 기술은 믿으니까. 허재 사생활이 이래선 안되지 않느냐. 자기 명성에 걸맞는 행동을 해야되는데... 그러나 난 그것도 이해해요. 사나이가, 남자가 말이야, 무슨 '파렴치범' 아닌 이상, 그런 것도 못하면 사나이냐? 그러나, 공인이니까 자 제 좀 하라는데, 사고를 내고 하니까. 이게 '잘됐다' 했지.

후추 : 그일 후에 정감독이랑 이야기를 하셨나요?

아버님 : 아, 그럼. 내가 그랬어. "내가 이제 정선생한테 그러지 않아도 좀 부탁을 해야 할 것을, 나 대신 참 시원하게 잘 해줬다. 좀 충격을 줘야되지 않겠느냐?' 그랬어 요, 실제로. 농구에서는 더 이상 기술을 배울 수도 없고, 좀 자제를 해야하는데,


§ 기아 입단 배경...

후추 : 기아 입단 배경도 '정봉섭감독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라고 신문 상에도 보도가 되었는데요.

아버님 : 아, 그거 사실이야.

후추 : '어차피 중대의 뿌리를 심어 놓은 것을, 실업팀 가서도 열매를 맺자.' 라는 취지에 서, 정감독이 기아 쪽으로 몰아주자고 아버님한테도 부탁을 하셨다던데...

아버님 : 많이 부탁을 하고 여러 번 얘기 한 것도 아니고, 대학 생활 4년 하다보니 그동안의 팀의 화려한 전적, 뭐 나도 다 보고 했으니까... 말하자면, 정선생 얘기가 이거야. "이러한 팀을 실업팀에 가서 만들어 놓으면, 더 화려해지지 않겠느냐? 뭉치면 강하 고 흩어지면 약하다. 이게 각자 흩어지면, 화려한 팀이 없어지니까, 이 팀만이라도 그대로 지켜져서 실업팀에서도 화려하게 보존된다면, 뭐 농구 발전도 될 것이고, 참 좋은 일 아니겠느냐?'" 그랬어요.

후추 : 아버님 보시기에 지난 30년 동안 허재가 가장 자랑스러웠을 때가 그때였습니까?

아버님 : 물론 다 자랑스럽지만, 프로 2년 때 MVP 탓을 때, 그 손도 다 골절 됐지, 눈 찢어 졌지, 그러면서도 아~ 그 '승부욕', 그 '목적 달성'... '나는 작년에 실추된 명예 를 회복해야 되지 않겠냐?' 프로에서 살길은 바로 그거지. 그래요? 안 그래요? 아니, 프로에서 살길은 바로 그거야. 내가 회복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아니, 완전 골절 아니었냐고? X-Ray 상에 나온 완전 골절. 그런데도 그냥 이렇게 퉁퉁 붙고, 깁스하고 눈 째지고.. 결국은 그것도 1, 2차 이기고, 3,4,5차 이렇게 내리 진 거 아냐. 왜? 역시 그 '피닉스' 그 짜식이 뛰질 않아서. 그~ 자식만 뛰어 줬어도, 그 자식이 괜히 아프다고...핑계 대고. 걔만 뛰어 줬어도 그냥 이기는 거야. 그러나, 그건 다 농구인 전체 기자들도 보고 허재 이상 누가 있었어요?

후추 : 그럼 아버님이 지켜보시면서, 막내아들 허재 때문에 우신 적이 있으셨나요?

아버님 : 그때 울었지. 뭐 남자로서 울었다기 보다, 그때 그 지경에 이른 것이, 프로 원년 때 뛰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는 게 화면에 나오고, 신문에 나오고. 그때 그 광경 보니까 아휴, 정말 죽이고 싶더라고, 진짜. 그때 내가 몸이 좀 아파서 집에 있을 때인데, 그거보고 정말 뛰어가서 죽이고 싶더라니까. '선수를 이렇게 죽일 수가 있나..?' 차라리, 끌고 들어가서, "이 짜식, 왜 말 안 들어?" 하면서 몇 대 쥐어박고, 어? 외향적으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해서, 그래도 명예롭게 해 줘야지. 그렇게 벤치에 앉혀 놓고, 그렇게 사람을 죽일 수 있나...? 물론 허재가 잘 했다는 건 아니야, 잘못을 해도, 공식 경기는 프로니까 뛰게 해주고 명예 회복은 시켜줘야 하는 게 아니냐 이거지. 그때가 정말 제~일 속이 상했지. 내가 그때 아들 들어가 있는 구치소 가서도 그랬어. '사나이가 이런 것도 한번씩 겪어 봐야 한다. 말로만 들었지 어떠냐?' 그랬더니, "다들 잘 해 주지만, 아~ 다시는 못 올 곳이다." "거봐라, 다 이런 게 다 너한테는 인간교육을 시켜주는 좋은 기회다." 라고 그랬어요. 지금도 그러잖아, 걔가. '세상 못 갈 데가 거기'라고. 말로만 듣다가 한번 경험했으니까.

후추 : 그러니까 아들이 형무소 갔을 때보다 그때 벤치에 앉아 있을 때가 더 가슴이 아프셨나요?

아버님 : 그럼. 더 아팠어. 형무소에서는 니가 한 죄가 있으니까. 근데, 벤치에 앉아 있을 때는 정말..'아~~ 이렇게 죽일 수가 있나...' 하고.

후추 : 아버님이 허재가 제일 미웠을 때가 있었습니까? '저 자식 저거 왜 저러나?' 하고요.

아버님 : 뭐, 한, 두 번이 아니죠. (하하) 사고 날 때마다 그렇죠. 그런데, 허재 말 맞다나,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 그러는데, 왜 나만 갖고 그러냐..?" 그래 서 내가, "왜 그런 줄 알아, 이눔아? 너를 잡아야 다 팀이 되는 거 아니야, 이 짜식아. 다 너를 주축으로 해서 작전도 하고, 그러는데, 네가 흔들리면. 임마, 코치 선생들이 다 너를 조질 수밖에 더 있냐, 임마? 나 같으면 절반 죽이겠다." 그랬어요. 그러면서도 며칠 지나면, 또 그러고...


§ 허준선생의 철학...

후추 : 며느리 이미수씨에 대해서는 아버님 점수를 얼마나 주고 계신지요?

아버님 : 잘하고 있지. 내조를 잘 하고, 또 내조를 잘못하면 내가 가만있나? 우린 또 그런 건 못 보거든. 우린 가정은 기독교 가정인데, 다분히 봉건적이고 유교적이고 그래. 여자, 부인이야 남편 공경하는 것을 하늘같이 알아야지. 그걸 못하면 부인의 자격이 없는 거지. 우리 며느리는 그런 자격은 있어요. 어떤 여자도 첫째, 부인은 남편을 공경하고 잘 해야돼.

후추 : 허재 선수가 은퇴 한 후에, 어떤 선수로 기억되길 바라십니까?

아버님 : 글쎄 뭐. 그저 '농구의 제 1인자'만은 지워지지 않았으면, 영원히 보존되었으면 좋겠어요. 뭐 농구 박물관에서라도. 내가 주제 넘는 얘긴지 모르겠지만, 우리 농구 사를 보면 화려한 선수들이 많죠. 김영기 선생, 신동파 선생, 이충희, 신선우, 김동광.. 참 많은데, 각자 스타일이 다 다르잖아요. 포지션도 다르고. 난 예전에 김영기씨가 그 장충체육관 '뚜껑' 없을 때도 가끔 가서 보고 그랬는데, 장충동에 살았으니까. 내가 허재를 우리 아들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걔는 정말 어떤 포지션을 정해 놓은 것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골고루 잘 하는 그런 '올 어라운드(all-around)플레이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런 점만은 기억에 남았으면 해요.

후추 :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시원하게 말씀을 해 주셔서 더 이상 여쭙고 싶은 말도 없습니다.

아버님 : 운동 세계도 그렇고 기자 생활도 그래요. 난 이거 한가지는 꼭 말하고 싶은데, 기 자 분들은 누구 하나의 약점만 꼬집어서 기사화 하는데, 그것보단 누구의 장점을 기사화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지. 약자의 약점만을, 어떻게 보면, 그런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상대방의 약점만 그렇게.. 이 사람도 장점이 있을텐데... 장점을 좀 기사화 해서 보도를 해 주고, '아, 정말 훌륭하다.' 그런 것을 알려 줘야 하는데. 그 기자들 세계도 의리가 있어야 되요. 본 사실대로만 쓰자 이거지. 약자도 좀 도와주고 그래야. 뭔 잘못을 한 본인도, '아, 내가 이럼 안 되겠구나. 내가 잘못 을 했는데도 이렇게 나를 도와 주는구나. 내가 다시는 이러면 안 되겠다.' 하는 거지. 뭐, 잘못 한 놈을 그~~냥 부풀려서 기사를 써 놓으면, '쳇, 이걸 이렇게까지 쓸 필요가 있어?...' 하면서, 반성하고 싶은 놈도 하겠어요, 그거? 장본인도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도리어... 거, 그래선 안 된다. 내 생각엔 그래요.


회개할 수 있는 기회. 허재에겐 몇 번의 기회가 주어졌으며, 그는 그 기회를 몇 번이나 외면했을까?


▩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

허재 본인 판단으로는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며 투쟁심과 오기만 남아 있는 사람에게 ‘대표팀 영구 제명', 뭐 이런 방법의 ‘극약 처방'으로 얼마나 허재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회개할 수 있었을까? 술 먹는 것에 대해선 아직도 허재는 ‘큰 죄를 지었다.' 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농구계에서 본인만 술 먹는 것도 아니고, 허재의 농구 선배나 후배들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말술'들인데, 왜 허재가 술만 먹으면 난리를 떠냐고 생각하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른다. 술 때문에, 또는 ‘문란한 사 생활'때문에 대표팀 탈락시킨다고 해서 허재가 눈 하나 깜빡 했을까? 솔직한 얘기로? 급할 때마다 결국 허재를 찾지 않았던 관계자들도 있었나? 수도 없이 ‘징계' 먹고, ‘탈락' 되고 해도, 결국엔 또 허재를 찾을 정도로 농구에 있어서 만은 대한민국 ‘최고'였고, 흔치 않은 ‘천재'였다. 그의 최근 모습이나 자세가 다소 ‘잠잠해' 진 것도, 지난 20여년 간 그가 싸워왔던 농구계 ‘주류'에게 백기를 들었다고 보기엔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 그 보다는 오히려, 난생 처음으로 그가 ‘가족의 의미' 그리고 ‘가장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깨우침이 있었으리라 본다. 특히, 96년 구치소 생활 도중에 말이다. 결국엔 그의 ‘가족'만이 그를 ‘회개'하게 만든 것이다.

이례적으로, 허재 명예의 전당 기사는 2회에 걸쳐서 게재된다. 그 만큼 ‘허재'라는 이름 석자는 갓 태어난 스포츠 웹진 후추에겐 조심스러웠을 뿐더러, 충분한 조사와 증언을 요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농구인 허재'를 후추 명예의 전당에 헌액 시키기 위해, 먼저 그의 농구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과거, 우리들의 성급하고 올바르지 못한 ‘공인 의식', 언론을 포함한 농구계 ‘주류'의 ‘스타 죽이기', 그리고 허재의 ‘천재성과 사생활' 을 ‘따로 국밥' 시키지 못한 이유로 허재. 그를 표현하는데 있어선 항상 이런 말이 따라 다닌다. ‘농구는 잘하는데…'
농구도 허재처럼 신들린 것처럼 잘하고 인간성도 내 마음에 꼭 들 정도로 ‘완전한' 농구 선수, 아니 ‘완벽한 인간'이 나와준다면 모르겠지만, 그건 우리 모두의 과욕이라는 걸 잘 안다. 그랬을 때, 필자는 항상 농구 잘하는 허재를 먼저 지지할 것이다. 다음주 수요일 (10월27일)에 계속 될 예정인 ‘허재이야기 2부'에서는, 평생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성격 더럽고 싸가지 없다'는 허재의 그 성격을 한번 직접 경험해 보고 파헤쳐 보려고 한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우리 모두의 ‘오해'였는지를 알아 본다. ‘천재'를 ‘천재'로만 받아 드리지 못하는 우리 팬들이나 언론, 협회에서 주장하는 허재의 ‘인간 덜 됨'을 상대로, 후추에서는 그의 ‘인간 다 됨'을 한번 소개하려고 한다. 그동안 언론에선 의도적으로 뒷걸음 쳐왔던, 그래서 일반 팬들은 알 길이 없었던 허재라는 한 ‘인간'의 다른 면을 밝혀 보려고 한다.




스포츠 웹진 후추닷컴 명예의 전당 - 허재 [下] 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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