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난다는 보고 들었습니다.
세컨하우스의 오죽을 살피시는 룻다님께 뜽희께서 오셔서 "루이야! 당근이랑 사과 가져왔는데!"하고 말씀하시자, 룻다께서는 화들짝 놀라시어 마음을 추스르고 설법하셨습니다.
"뜽희야, 무유정법 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하였으니 깨달음이라 부를 만한 고정된 법은 없다. 부처도, 법도, 수행도 집착하면 세속이다. 그러니 내 손에 쥔 이 오죽이 실재한다 믿지 말고 세속에서 깨어나도록 해라."
룻다님께서는 오죽 이파리를 끝끝내 놓지 않고 계속 설법하셨습니다.
"뭔소리여, 당근 먹으라니까 루이야~"
"불가득이라, 지난 쌔비지에 실패하고 현재 쌔비지도 뜽희 네게 걸려 실패했으며 미래는 알지 못하나 미래의 쌔비지가 실패함을 헤아리면 결국 세속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루이야, 임오가 가지고 온 당근 안 먹을 거예요?"
"안먹는다 말한 적은 없다, 뜽희여."
룻다께서는 세속에 얽매이지 않으심을 오죽 이파리를 놓음으로써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고요한 설법의 공간에 당근 씹는 소리만이 가득 울려퍼졌습니다.
쨥쨥...
오독오독... 쨥쨥..
"후이는! 후이느!!!! 후이는!!!!! 후야는!!!!"
후이바오가 자신의 당근이 없느냐 매달리자, 뜽희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하였고,
"에구, 루이야. 후이는 맨날 삐쳐가지고 같이 못놀겠다. 그치?"
"오독오독.. 쨥쨥.."
룻다님께서는 세속의 소리에 아니 귀 귀울이시고 그저 바른손으로 바른쪽 무릎을 세우시고 바지런히 당근을 다 드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