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50주년, TIFF! 토론토 국제영화제가 “페스티벌 오브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래 줄곧 해왔던 방식 그대로, 황금의 해를 기념하는 이번 회차에서도 전 세계에서 모은 수많은 영화를 상영하며 축제를 이어갔다. 늘 그렇듯 하이라이트도 있었고, 아쉬움도 있었으며, 예기치 못한 놀라움도 있었다. 11일 동안 200편이 넘는 장편을 상영하다 보면 두어 편쯤은 실망스러운 작품이 나오기 마련이고, 동시에 비평적 쟁점으로 떠오르거나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숨은 보석들도 생겨난다.
여기, 9월 14일 페스티벌 막이 내린 뒤에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TIFF 50의 10편을 꼽아본다. 가자지구와 아르헨티나의 비극을 다룬 다큐멘터리부터, 주목할 만한 신예 공포영화, 마음과 영혼을 담은 고딕 괴물극, 그리고 차기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로 점쳐지는 셰익스피어 시대극까지 — 올해는 그야말로 풍성한 한 해였다.
8번 출구 (스포 마킹 O)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도쿄 지하철 복도를 걷는다. 광고 포스터부터 스쳐 지나가는 통근자까지, 눈앞의 모든 걸 의식한다. 모퉁이를 몇 번 돌고 나면 다시 같은 복도에 도착하는데, 만약 다른 광고판이나 하나 더 생긴 문 같은 “이변”을 발견하면 되돌아가야 한다. 반대로 처음 본 그대로라면 앞으로 나아간다. 이 과정을 여덟 번 무사히 반복해야만 건물을 빠져나올 수 있다.
2023년 화제가 된 이 일본 컬트 게임은, 직접 해보면 “영화화”라는 말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가와무라 겐키 감독은 실존적 공포와 추리의 긴장을 정확히 포착할 뿐 아니라, ◯◯◯ 느끼는 불안과 잘못된 선택이 불러오는 위험을 비유적으로 그려낸다. 주인공인 “헤매는 남자”(니노미야 카즈나리)를 시험대에 올려놓으며, 그를 통해 이야기를 밀도 있게 끌어간다.
영화는 재밌고, 스타일리시하며, 소름끼치면서도 기묘하게 감동적이다. 필요한 순간마다 제대로 힘을 발휘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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