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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Screen daily] ‘8번 출구’ 리뷰: 도쿄 지하철이 끝없는 연옥으로 변한 기발한 게임 원작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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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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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스포 당하기 싫으면 뒤로)



 ‘8번 출구’ 리뷰: 도쿄 지하철이 끝없는 연옥으로 변한 기발한 게임 원작 영화


감독: 가와무라 겐키 | 일본, 2025 | 95분


가와무라 겐키의 개념적 스릴러 Exit 8의 메인 테마는 라벨의 볼레로지만, 밥 딜런의 “There must be some way out of here…”라는 노래 가사로 시작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명의 유명 게임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마치 사인펠드의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에피소드를 악몽처럼 뒤틀어놓은 듯한 작품이다. 단, 이번엔 배경이 도쿄 지하철역이고, 점점 연옥처럼 느껴지는 끝없는 복도를 걷게 된다. 어쩌면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을 형상화한 공간일지도 모른다.



[진짜 ‘게임 같다’는 느낌을 주는 드문 게임 원작 영화]


소설가이자 감독인 가와무라는 2022년작 백 송이 꽃에서 노년의 치매를 시각적·시간적 장치로 표현한 바 있다. Exit 8에서는 그와 비슷한 장치를 전혀 다른 맥락으로 사용한다. 반복을 기본 전제로 한 원작 게임의 구조를 영리하게 비틀어, 때로는 다소 기계적으로 느껴지긴 해도 충분히 기발하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빈센조 나탈리의 큐브, 그리고 일본의 독특한 감금 실험 영화 심볼과 같은 하이 콘셉트 작품들이 떠오른다. 진짜 게임처럼 복잡한 규칙과 미스터리한 구조를 지닌 Exit 8은 일본을 넘어 컬트 팬층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영화는 이름조차 없는 주인공(니노미야 카즈나리)을 따라간다. 그는 아침 출근길, 스마트폰에 빠진 무표정한 군중들 사이에 있다. 그중 한 남성이 울음을 터뜨린 아이의 엄마에게 거칠게 화를 내지만, 주인공은 이를 애써 무시한 채 지하철을 내린다. 그리고 전 여자친구에게서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녀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소식을 전하지만, 그는 그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이 모든 과정은 길게 이어지는 1인칭 시점의 롱테이크 혹은 그와 유사한 연출로 펼쳐지며, 곧이어 ‘헤매는 남자’라는 자막과 함께 그가 Exit 8이라는 정체불명의 출구를 찾아 끝없이 구불거리는 통로를 헤매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변은 텅 비어 있고, 오직 한 남자만이 그 앞을 무표정하게 지나친다. ‘걷는 남자’(코우치 야마토)라 불리는 이 인물은 마치 기계처럼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복도 한편에는 탈출을 위한 규칙이 적혀 있다. “이상 현상을 조심하라. 놓치면 위험하다.” 시간이 흐르며 다른 인물들도 하나둘 나타나지만, 주인공은 그들이 자신과 같은 길 잃은 이들인지, 아니면 이상 현상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는 계속 걷고, 때로는 돌아가기도 한다. 카메라는 원을 그리며 그를 따라가고, 밝게 조명된 타일 복도는 편집을 통해 끝이 없어 보이게 만든다. 영화는 반복의 긴장감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번엔 뭔가 다르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고, 동시에 무언가 섬뜩한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한다. 영화가 정체된 듯한 순간, 가와무라는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선보이며, 관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영화 속 상황들에는 명확한 논리적 설명이 붙지 않는다. 중간에 등장하는 한 인물이 몇 가지 해석을 제시하지만, 영화는 점차 이 기묘한 여정이 주인공의 현실적인 삶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그가 저지른 어떤 도덕적 잘못이 모든 일의 발단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이런 사회적·개인적 양심에 대한 주제는 Exit 8을 단순한 게임적 구조 이상으로 끌어올리지만, 가와무라 감독의 연출이 때때로 감상적인 분위기에 젖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의 반전은 관객은 물론 등장인물까지도 능숙하게 혼란스럽게 만든다. 다만, 과도한 점프 스케어로 구성된 일련의 장면은 전체적인 흐름에서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그 외에는 샤이닝을 떠올리게 하는 미장센과 스탠리 큐브릭식의 화면 구도, 그리고 M.C. 에셔의 뫼비우스 띠 같은 이미지들이 영화 전체에 불안한 통일감을 부여한다. 스기모토 료의 미술 디자인은 겉보기엔 평범한 공간에 꿈같은 비현실감을 입힌다. 연기도 훌륭하다. 니노미야는 절망과 침착함 사이를 오가며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코우치는 괴짜 같은 존재감을 통해 이야기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킨다.



https://x.com/screendaily/status/1924254927813054931



이 기사가 가장 길게 리뷰해서 가져왔는데 다른 외신평들도 좋다

재밌을거 같아 ㄷㄱ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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