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때 오며가며 사진도 보고 애들 정수리 만져도(?) 보고 했는데 키우는건 다른 일이라 결혼 전에 애들 때문에 결혼이 망설일 정도였거든.
이런저런 고민 중인 차에, 시어머니가 내가 느끼기엔 강압적으로 본인이 돌봐줄 테니 자꾸 고양이들을 보내라는 거야(물론 키워주는 값도 같이 보내라고 하시고).
근데 얘네도 생명체고 정든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시댁 가면 하나도 안 행복할 것 같은데 싶어서 너무 꺼려지더라고. 그래서 그냥 눈 딱 감고 같이 키우자고 했어.
처음엔 진짜 너무 힘든거야. 이사는 했는데 애들은 적응 못해서 힘들어하는게 눈에 보이고 남편은 갑자기 일이 많아져서 매일 야근하고 나는 나대로 일이 너무 많아서 허덕이고.
집 안밖으로 너무 바쁘고 일이 맨날 터지니까 회사랑 남편 쌍욕하면서 맨날 울고 어느날부턴가 너무 힘들어서 창밖보면서 여기서 뛰어내릴까 맨날 고민하고 있더라.
근데 우리 고양이들 첨엔 나 엄청 경계하더니 언젠가부터 내가 다 울고 눈 팅팅 부어서 쇼파에 앉아있으면 가까이 다가와서 꾹꾹이 해주고 눈인사 해주고 얼굴 부비고 어디 갈때마다 졸졸 쫓아오는거야ㅠㅠㅠㅠ 퇴근하고 집 오면 눈 뜬지 얼마 안되서 부스스하게 문앞에서 나 기다리고 있고.
이렇게 쪼그만 애들이 뭘 안다고 맨날 위로해주는건지ㅠㅠ
양말 벗어놓으면 거기에 뒹굴고ㅋㅋㅋㅋ(도대체 왜?)
늘 주변에 시선이 느껴지는데 고앵이들 그 애정이 감동스럽더라.
그래서 언젠가부터 내가 없어지면 애들이 날 계속 기다리지않을까 싶은거야. 특히 파양 경험 있는 애들이라 너무 신경쓰이더라고. 버려진건가 또 상처 받으면 어떻게 해
덕분에 애들 밥 먹으면 나도 밥도 잘 챙겨먹고 물 마시나 음수량 체크하고 나도 물 한 잔씩 더 마시고 나름 건강하게 살게 됐어. 심지어 너무 잘 챙겨먹어서 살도 엄청 찌고 ㅋㅋㅋㅋ
애들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기대서 다리가 저려도 마냥 웃기고 행복해
애들은 엄청 작은데 몸은 그렇게 작아도 애정은 어찌나 큰지
진짜 사랑은 너무 위대한 것 같아
덬들도 큰 사랑 받으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서 그냥 글 써봤어. 애들이 무릎에 올라와서 못 일어나서 글 쓴건 딱히 아니고 ㅋㅋㅋ
너무 긴 글이지만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