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동네에 6월에 이사를 왔어.
나이가 좀 많아지니 겪는 일들의 무게가 꽤 무겁고 지치더라고.
다 등지고,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결정했지.
그리고 혼자 조용히, 하는 일이라곤 동네의 끝에서 끝을 걷는 것이었었어.
그러다 어느 날,
동네 어귀 공사장 자재 틈에서 야옹야옹 소리가 나서 봤더니
삐쩍 마르고 턱 밑에 상처가 깊은 아가 고양이가 있었어.
평생 강아지만 알았지 고양이는 모르고 살았는데
이곳으로 이사 오고 집에 길고양이들이 다니길래
밥과 물을 주며 그것이 참 행복한 일이 된 즘이었었거든...
그래서 그 아가 고양이가 너무 마음에 쓰이는 거야.
그렇게 처음 본 날은 아무리 기다려도 그 안에서 안 나와서
우선 물과 사료만 가져다 놨다가
다음날 아침 6시에 공사장에 츄르랑, 간식이랑 등을 챙겨 갔어.
마침 공사장 인부분들이 계셔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미가 버리고 간 아가 고양이였어.
현장이 위험하기도 하고, 돌봐줄 사람이 없다길래
생각할 것도 없이 내가 데리고 가겠다고 하고 데려왔어.
그 날짜가 8월 2일.
고알못, 냥알못인 나는 이웃 캣맘에게 이것저것 묻고
생각할 것도 없이 가자, 우리 집으로 하던 마음 그대로
평생 내 곁에 내버려두기로 했어.
곁에 내버려 둔 아가냥이랑
어느새 한 달이 지나 이렇게 하루하루를 지내.
어느덧 상처도 나아지고, 살도 제법 붙고, 졸졸 쫓아다니고
원래 밥 먹으러 오던 길냥이랑도 잘 지내.
나 돌싱이거든. 혼자 남겨진 나에게
혼자 남겨진 아가냥이가 찾아와
우리 가족이 되었어 :)
sns 안 한지도 오래되었고, 알던 사람들도 이젠 사라져
이 어여쁜 아가냥이의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었는데...
문득, 여기에 하고 싶었어.
가족이 된 우리 이야기가 종종 하고 싶어 져서,
우리 아가냥이 건강하게 자라라고
누군가들에게 축복인사받았으면 좋겠어서 :)
우리 잘 살아볼게.
그리고 이렇게 사는 이야기 전해볼게.
잘 자 모두들, 굿냥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