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최근에 우리집에선 7년 정도 산 9살 아가가 유선쪽에 혹이 생겨서 지방 큰병원 가서 수술 받았거든 초반에 세포 검사시 악성종양일 가능성이 높다고 나와서 제거후 조직 검사 받고 추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자고 했는데 병원에서도 수컷이라 정말 드문 증상이라 하더라구 그래서 전체 제거할지 해당 부위만 제거할지 한방향 전체 제거할지 결정하라고 했는데 엄마랑 동생은 아이가 겁도 많고 너무 아플 걸같아서 해당 부위만 제거하자 했고 나는 의사가 악성일 가능성때문에 한방향 제거 권유를 해서 한쪽 다 제거하자고 했어
가족들이 나를 믿어주는 경향이 있어서 결국엔 한방향 제거 수술했고 수술은 잘됐다 하더라고
매일 면회를 갔는데 하루는 마취가 덜 깨서 우리 못알아보고 그 다음날은 우리 보고 너무 반가워하는데 너무 아파하는거야 사료도 못먹고 물도 거의 못먹고 아이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의료진에게 물어보니 수술 직후라 그렇고 괜찮다 하더라구 엄마가 아이 물 떠먹여 주니까 그제서야 목이 엄청 말랐는지 많이 마시고 헤어졌는데 그다음날 이른 새벽에 아이가 떠났어
내일 또 올게! 하고 가는데 아이가 우리를 너무 애틋하게 보고, 가까이 오고 싶어 하는데 안되는 거 아니까 내일 보자 하고 냉정하게 굴었는데 그게 진짜 마음이 아프더라구
다들 정이 많이 들어서 떠나보내는 내내 울고, 아직도 집안 가득히 남아 있는 아이 흔적들에 목놓아 울기만 했어
언젠가 헤어질 아이인 거 알지만 갑작스러운 이별에다가 사람 욕심에 아이한테 너무 무리한 수술을 한 건 아닌지 완전 겁쟁이 순둥이 아이라 아팠을 때 소리도 못내는 아이고 마지막 순간에 얼마나 우리를 보고 싶어 했을지 예상이 되서 너무 마음이 아팠어
이글을 쓴 이유는 이런 아픔은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특히 동생이 아이랑 정말 애착 관계가 크고 힘든 시기에 동생을 엄청 위로해줬던 아이라 엄청 괴로워 하고 있거든 내가 괜히 아이 수술 범위를 크게 하자 해서 아이한테 무리간 것같고 가족들한테 큰 상처를 준 것같아 마음이 아파 아무것도 못먹고 울기만 하는 동생을 어떻게 위로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평소엔 위로도 잘하고 든든한 장녀였는데 바보가 된 느낌이라 진짜 미안하지만 여기에서라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 와봤어 정말 아픈 이야기 해서 미안해 너무 우울한 이야기고 괜히 덬들 아픔을 되새기게 할까봐 시간 지나면 삭제할게 다들 읽어줘서 고마워
유달리 착하고 순하고 가족들 감정에 민감했던 따듯한 우리 막내 이젠 안아프고 평안히 쉬자 강아지별에서 우리 먹보 좋아하는 간식, 밥 많이 먹고 행복해 거기서는 친구들 무서워 하지말고 뛰어놀아야 된다 알지? 누나 뒤에 숨어야 되는데 같이 못가서 미안해 우리 순둥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