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애의 경우를 얘기해보자면:
Chapter 1]
닥스훈트 믹스, 9키로 정도 되는 암컷 강아지고 두 마리. (동복자매야)
이름은 모나, 리자라고 새로 지어줬었어 (동식물방에 포스팅 했었음)
왔을 당시에 5살 이상된 상태로, 중성화는 안되어 있었어.
전주인 말에 따르면 '자연스럽게 키우고 싶었다'래나 ..ㅋ;
하여튼 우리집에 작년 5월 말에 왔어
어찌됐든 난 여자애들은 중성화를 시켜줘야한다는 입장이었고, 병원 의사랑 상담해봤거든
이미 미중성화 상태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수술이 급하지 않다는 의견이었어
(첫생리전에 수술하려는 애들보다 타이밍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는 요점)
우선적으로는 새로운 집,환경에 적응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했고
그래서 나도 급하게 생각 안 했고, 얘네 영양 관리랑 백신 접종, 환경 적응에 더 집중했어
귀에 진드기도 있었고.. 4마리가 한집에 살면서 밥그릇이 큰거 한개여서 밥도 잘 못 먹은 거 같더라고
실내배변을 워낙 싫어하는지라 산책을 안 나갈 거 같으면 물도 안 마시는 애들이라,
매일 산책 나가고 먹는 거 체크하느라 바빴어. (근데 전주인은 산책을 거의 못 시켜줬다고 했는데 ;; 대체..?)
나도 현생이 있어서 시간은 달리고 달려서 9월이 되고, 애들이 생리(발정)를 시작했어
이 때 나는 암컷강아지가 마운팅/험핑 하는 걸 시각적으로 보는 게 굉장히.. 충격이었고 스트레스였다 ㅠ
그래서.. 더 이상 미룰 수 없군.... 생리 끝나면.. 일정 맞춰서 해줘야겟군.. 생각해뒀구
여름보다 기온이 낮아지는 11~12월 예상으로 상담하고, 연말 휴가 일정 생각해서 수술일자를 잡아뒀어
그런데 수술 일주일 전부터 뭔가 모나 상태가 이상했어,ㅠ
Chapter 2]
워낙 무던하고 차분한 성격이라 아픈 걸 눈치채는 게 어려웠어.. ㅠ
근데도 알 수 있었던 거는 생식기를 자주 핥고 (새벽에 깨서 확인해보면 핥고 있더라고)
밥을 잘 안 먹는데 물을 많이 마시고, 젖꼭지 부분이 약간 불어있더라고.
(이때 걍 갔어야했는데 가족들은 그냥 식욕이 없는거다~ 니가 예민하다~해서 딜레이가 됐어 ㅠ)
밥은 안 먹는데 간식은 먹어서 정말 사료만 먹기 싫은건가 하기도 했고
근데 결정적이었던 건 아무리 밥을 안 먹는다고 해도 3일째 사료는 거의 입에도 안 댔고,
또 거시기를 핥고 있길래 내가 봤는데, 회색깔 점액질이 살짝 흐르더라고.
아묻따 퇴근하자마자 집 근처의 단골 병원에 데리고 갔어.
혈액검사+복부초음파를 봐야하는데, 혈액검사는 12시간 금식이 안되서 못했어.
항문에 체온계를 넣었는데 모나가 엉덩이에 힘을 주니까 거기서 점액이 쭉 나오더라고.;; 충격
점액때문에 문제가 있긴 하다는 게 확실했고, 복부초음파를 봤더니 3~4개 정도 검은 홀이 보이더라고
나는 봐도 뭔지 모르겠지만 ㅅㅂ
하여간 다행히도 초기라서 (진짜 심한 애들은 꽉꽉 차있다고 하더라) 수술만 잘하면 되겠다 싶더라고.
Chapter 3]
내가 예약해뒀던 병원은 중성화 전문 수술 병원이었어. 몇백~몇천건(?) 이것만 했다고 하니 당연히 잘할 줄.
가격도 물론 소규모 개인병원보다는 저렴하고, 가격공시도 해줬고, 사진을 보니 실밥 흉터가 아주 작더라고.
그런데 문제는, '자궁축농증'으로 중성화 수술이 들어가게 되는 경우에는 책임을 못진다고 하더라.
수술 하고나서 '입원'을 안해준다는거야.ㅋ... 그리고 수술이 잘 되어도 다음날 죽을 수도 있다고 하고.
이 의사는 ㅋ 자신이 없구나... 책임 못지겠다는거구나 해서 캔슬했어.
내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병원은 집앞병원에서 연결해준, 24시 외과전문 병원이었어.
강아지들 몸집이 클 수록 중성화수술을 하게 되면 몸에서 빠져나가는 장기의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우리애는 9키로 이상이기 때문에) 수술 전/후로 수액을 최대한 많이 맞춰서 빠져나가도 데미지가 적게 해야하고,
수술 직전, 직후, 2일 후 이렇게 CRP (염증 수치 검사)도 해야하고,
빈혈과 같은 응급상황을 대응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입원 가능 & 바로 대응이 가능한 24시 병원이 딱이었어
혈액검사를 해보니 생각보다 결과가 좋아서 그날 저녁에 바로 수술을 했어.
원래 밥 잘먹고 잘 살던 애라서 ㅋ
Chapter 4]
결론적으로는 수술은 잘 되었고, 3일만에 퇴원해서
지금은 밥도 두 그릇씩 먹고 1일1똥하며 마음 편하게 회복중이야 ㅎㅎ
5년 이상 아무 증상이 없었다가 어째서 우리집에 온지 몇달도 안되어 축농증이 생겨버린지는 모르겠지만,
생리후에 생식기 입구가 부어있을 시기에 문제가 되었던건지, 산책을 매일 나갔던 게 문제였던건지, 수풀에 갔던게 문제가 됐던건지..
이유가 대체 뭘지 궁금했는데 의사말로는 암컷 애들은 자궁이 있는 한 병이 생기게 되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차라리 ㅋ 그래 우리집 와서 잘 수술해서 다행이다 ㅋ 라고 생각하게 됐어
리자도 문제 생기기전에 빨리 해주려고 해. 모나 재진할 때 데려가려고
통장엔 구멍이 크게 났지만 마음은 너무 편하다 ㅠ.ㅠ
아주 아프기 전에 데려가 얘두라.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