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많은 고양이들이 있고 그만큼 많은 항문낭도 있지만 항문낭으로 고민하는 집사덬들을 위해 내 후기(?)풀어봄,,
일단 우리집 고영→올해 기준 3살 여아 신체 건강한 삼색이임
우리 고영이 애기때부터 엉덩이에서 응가냄새 은은하게 풍겨서 별명이 ★응가공주★였는데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그제껏 별 문제나 징후가 없어서 전혀 짐작도 못했었음..
사건은 저번 5월이었나 6월이었나 그랬음.. 당시에 글 썼다가 삭제했는데 기억하는 덬들 있을라나 모르겠네
암튼 사건 당일,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려고 하는데 우리 응가공주가 와서 친한척 하더라고?
그래서 평소처럼 궁팡이랑 쓰담쓰담해줬는데.. 궁디가 축축한거임...
나는 얘가 물통에 궁딩이를 박았나 싶어서 걍 별생각없이 확인했는데 세상에 마상에 궁디는 피철갑이 되어 있었고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면서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음.. 상상해봐라.. 내 고양이 궁뎅이가 피떡이 되어있다......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덜컥한다..ㅠㅠ
당장 회사에 전화해서 반차쓰고 24시 동물병원에 데려갔고, 수의사쌤이 진료보시더니 항문낭이 터져서 그렇다고. (진단명은 항문낭염..)
일단 기본적으로 고양이들은 알아서 잘 관리를 하긴 하는데 보통 나이 좀 들면 터지는 애들이 왕왕 있다, 근데 얘는 3살밖에 안됐는데 좀 특이한 경우라고 하긴 하더라..ㅎ
그러면서 항문낭을 마저 짜야겠다고.. 항문쪽 털을 밀고... 항문낭을 짜는데 병원에서는 유튜브처럼 무릎에 앉혀놓고 안 짠다.. 강아지랑 똑같은 방법으로 짜더라고..
우리 고영이랑 같이 산지 3년동안 단 한번도 못들어본 찢어지는 비명을 고래고래 질러대는데 너무 미안해서 절망했다..
의사쌤 도와서 발버둥치는 애를 꽉 껴안고 있는데 내 품에서 들리는 비명이 너무 처절해서 뻥안치고 나도 울었음...ㅎㅎ
그리고 그날 3일치 약을 처방받고 집에 와서 녹초가 된 상태로 출근을 했다..
3일 뒤 2번째 내원,
어느정도 딱지가 앉아서 일주일치 약과 소독약을 추가로 처방을 받았는데 이놈가시내가 기를 쓰고 소독을 피함...ㅎ 너무너무 싫어해서 병원에 전화로 헬프쳤는데,
담당 선생님 말씀이 병원에선 얌전했는데 집에서 소독하려니까 집사님한테 꼬장부리는거 같다고ㅎ... 안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 요령을 알려주심ㅋㅋㅋ
그리하여 한손에는 츄르 한손에는 소독약을 들고 멀티태스킹 소독하는 기이한 스킬을 얻게 되었음
이후 일주일 뒤 3번째 내원,
상처가 눈에 띄게 아물어서 더이상 약은 처방받지 않았지만 그루밍하면서 덧날 가능성이 있어서 넥카라를 일주일간 더 끼고 다녔음. 이후에 완전히 아물어서 넥카라 벗기고 지금까지 잘 살고있다! 근데 수의사쌤이 또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니 몇주~몇달에 한번씩 항문낭 확인하는게 필요하다고 하셔서 해주고 있음.
짤때마다 완전 콸콸은 아니지만 약간씩의 항문낭은 꾸준히 나오더라. 그리고 고양이들에게 덜 부담가는 방법을 알려주신 똥괭이 유튜브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음ㅠㅠ
내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항문낭에 대해 경각심을 가졌더라면 어쩌면 우리 고양이 똥꼬는 터지지 않았겠지.. 모든게 내 죄다..ㅠㅠ
근데 어려서 그런건지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항문낭 터진 당일부터 넥카라 끼고 회복하는 내내 우리 고양이는 너무너무너무 잘 먹고 잘 뛰고 잘 놀았음ㅋㅋ 아픈애가 아닌줄..
그리고 나는 이제 항문낭 관리해주니까 엉내 좀 없어질줄 알았는데 엉내는 여전히 은은하게 코를 찌름ㅋㅋㅋ 우리 냥이 엉내는 항문낭만의 문제는 아닌가봄;
아무튼 오늘 항문낭글 있길래 구구절절 써봤는데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마지막으로 그 당시 우리 냥이 똥꼬사진 올리겠음 아무쪼록 참고가 되길 바람!!
상처사진이니까 싫은 덬들은 뒤로가기 눌러주길 바랄게ㅠㅠ
요게 2번째 내원했을때 쯤의 사진, 빨간게 상처부위고 그 위로 털 떡진 부분이 딱지야ㅠㅠ
그리고 열심히 소독해주고 약도 꾸준히 먹이니 눈에 띄게 작아졌어
이후에 점점 더 작아지더니 완전히 아물고 다시 털도 무성해졌다!
마지막은 투병이고 나발이고 넥카라 베고 세상 잘자는 그 당시 응가공주사진으로 마무리할게ㅎ
그럼 모든 멍냥이의 항문낭이 쾌적하길 바라면서!! 안녕!!!!
댓글로 적은 내용 추가)
너무 장황하게 써놓은거 같아서 윗덬들한테 미안하네ㅠㅠ 댓글로 추가+요약해보면, (본문에도 추가할게!)
1.어려도 방심하면 안된다
2.똥꼬의 4, 8시 방향은 '항문낭샘'이고, 항문낭샘 방향으로 양쪽에 쭉 뻗어있는 엉덩이 속 장기가 '항문낭' (본문 사진에 상처난 부위는 오른쪽 항문낭)
3.이 항문낭이 육안으로 보기에도 불룩하거나 만졌을때 덩어리진 느낌이 있다면 필히 짜줘야함. (수의사님 말씀)
4.한번 터지면 재발할 가능성이 있고 꾸준한 관리, 확인 필요
5.내 경우엔 완치까지 약 2주일이 걸렸으며 염증이라 항생제 성분이 든 약을 먹어서 장기복용을 피하고 꾸준히 상태를 체크
6.소독할땐 흔히들 아는 핑크소독약을 솜에 푹 적셔서 상처부위+딱지위로 잘 묻혀주었다. 미리 솜을 적셔놓고 지퍼백에 담아 냉장보관하면 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