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12가 도착하길 기다리면서 2018년 11월에 발매된 vol.96을 번역해봤어.
민중의 적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한 잡지들 중 하나.
아카소 에이지
[민중의 적]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대표작이자 브로드웨이에서도 크게 히트한 '민중의 적'이
시부야 도겐자카 분카무라(*Bunkamura : 시부야에 있는 복합 문화시설)의 30주년 기념 작품으로서 분카무라 내 시어터 코쿤에서 새로이 단장하여 상연하는 것이 결정되었다.
어느 마을에 온천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성공자이자 그 온천에 수질 오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보수 공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인공 토마스(츠츠미 신이치).
그런 그를 "민중의 적"이라고 칭하며 오염을 은폐하려 하는 시민들. 그야말로 극한 상황에 있는 사회 문제와 마주하는 사람들의 모양을 그린 문제작이다.
그 가운데 기자라는 입장이면서 은폐하려는 쪽으로 돌아서고 마는 빌링 역을 연기하는 것은
어린이들과 주부 층에게 큰 인기인 '가면라이드 빌드'에서 반죠 류가/가면라이더 크로즈를 연기하며 알려진 촉망받는 젊은 배우 아카소 에이지.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 문제에 관한 그의 개인적인 사고방식과 배역에 안고 있는 마음 양쪽에 접근함으로써 이야기의 매력을 풀어내 보았다.
- 지금 혼자서 밖에 나오셨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들키진 않아요?
시부야(촬영장소)에선 그렇지도 않아요.
'가면라이더 빌드'의 영향도 있어서인지 네리마구라든지 가족 층이 많은 곳에선 말을 걸어주시는 일도 가끔은 있어요.
- 오늘 아카소 씨를 처음으로 만나보니 태도가 무척 부드럽고 사교성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평소에도 사교적이란 말씀을 들으세요?
어떨까요. 하지만 얼마 전에 어떤 분에게 자기의 퍼스널 스페이스에는 아무도 가까이 오게 하지 않는단 얘길 들었어요.
확실히 상대가 거리를 어떻게 줄여오는가에 따라서 그 순간 차단해버리는 일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 생활에 있어 고집이 확고다던가요? 자주 예를 드는 얘기로는 방의 리모컨을 다른 곳에 두면 짜증난다, 그런 거요.
숙면을 돕는 물건이라든가 제 생활 공간을 풍성하게 해주는 물건들에 대한 취향은 확고해요.
- 쉬는 날에는 집에 있는 일이 많으신가요?
예전에는 다른 사람과 있어야만 해서 자주 멀리 나가기도 했는데, 지금은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일이 많아요.
- 집에서 보는 영화나 듣는 음악은 어떤 걸 좋아하세요?
영화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BOY A'네요.
성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간 소년이 마음을 고쳐먹고 출소하여 이름과 사는 곳도 바꾸어 열심히 살아가요.
하지만 그 지역 사람들에게도 과거를 들키게 되어 주변 사람들이 멀어져가는 이야기인데요.
- 죄를 저지른 이상 짊어져야만 하는 과거가 있다.
보답받지 못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생각하게 되는 것도 있잖아요. 그렇지만 그 사람은 죄를 저질렀다. 그런 이야기 쪽이 흥미가 있어요.
- 이번에 출연하시는 연극 '민중의 적'도 무거운 테마와 마주하는 작품입니다.
온천 발견으로 떠들썩해지는 마을. 그러나 그 물이 오염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 토마스 스토크만(츠츠미 신이치).
오염의 원인은 아내 카트린(아란 케이)의 양아버지 모텐 히일(토야마 세이지)이 경영하는 가죽공장.
그 사실을 은폐하려는 중심인물은 토마스의 형이자 시장인 피터 스토크만(단타 야스노리).
그리고 아카소 씨가 연기하는 기자 빌링도 처음엔 토마스를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폐하려는 측으로 돌아서서, 토마스는 고립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소재는 굉장히 좋아해요.
저는 스물넷의 젊은이라 대단한 이야기는 못 하지만, 같은 세대나 저보다 어린 사람들에게도 여기 있는 진실은 어떤 것인지 보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는 마음은 강해요.
- 무엇을 우선하고 무엇을 선택해야만 하는가. 아카소 씨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시민의 생활을 생각한다면 보수에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거나 공사를 중지하게 되면 길거리에 나앉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역시 사실을 감춰서는 안 돼요. 여러 관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어느 쪽이라고도 할 수가 없어서...
어느 쪽에 붙게 되면 반드시 소홀해지는 부분이나 상처받는 사람이 나오게 돼요.
그래서 저는 중립으로밖에 말을 못 하겠어요. 그건 그거대로 제 인간성이 아직 멀었단 이야기이기도 하지만요.
- 그런 가운데 아카소 씨는 기자를 연기하세요. 지금 아카소 씨를 인터뷰 하고 있는 제 개인의 직업 때문인지 굉장히 흥미가 깊어요.
저는 사회 문제를 다루는 기자는 아닙니다만, 적지 않은 딜레마가 있거든요.
미디어에 한해서만이 아니라, 은폐라고 할까, 우선은 그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는 한 진실을 관철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럴 수 있기를 바라요.
하지만 어떤 일도 무엇을 하는 것이 정의인지, 진실인지 판단하는 건 어렵고 저 자신도 뚜렷하게 이 정도의 선택에 직면한 적은 없어서 간단히 얘기할 순 없겠네요.
- 수질 오염에 의한 온천 이용자의 인체 피해. 그 부분은 선악의 분기점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확실히 그러네요. 그걸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야기를 통해 각자가 느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아카소 씨는 역할 상으로는 은폐를 반대하던 측에서 그 반대의 입장으로 돌아섭니다.
그 부분을 전달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연극은 시간에 따라 나아가기 때문에 감정을 실을 수 있다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 역할 만들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있나요?
우선 그 역할의 이미지를 굳히고 제 사고방식과 대조해보면서 깎아나가거나 이어 붙이거나 하는 감각이에요.
- 깎아나가고 이어 붙이며 역을 만들어나갈 때, 그 행동이 전혀 이해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세요?
그건 납득이 갈 때까지 철저하게 풀어나갈 수밖에 없어요. 그거야말로 '가면라이더 빌드' 때의 이야기인데요.
제가 연기한 반죠 류가는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가서 인간 불신이 되어 아무도 다가오게 하지 않아요. 그것까지는 알아요.
하지만 그것 때문에 금방 사람에게 손을 올린다든지, 사람을 함정에 빠트린다든지 하는 감각은 대본을 읽은 단계에서는 잘 몰랐어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는 수밖에 없네요.
그리고 큰 스트레스를 안고 있을 때는 평소의 자신이라면 생각도 하지 않을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걸 깨닫죠.
- 이번 작품에선 어디까지 이미지를 굳히셨나요?
여러 가지로 생각해서 역할의 중심은 보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제 생각의 범주일 뿐이기 때문에 앞으로 연출가님이나 같이 출연하는 분들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변할지도 몰라요.
- 같이 출연하는 분들의 라인업은 연기자로서는 여한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반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겁이 나진 않으세요?
정말로 감사해요. 이건 꿈이 아닐까 싶었어요.
거기서부터 대본을 읽기 시작하니까 실감이 나서, 지금은 솔직히 겁먹은 면도 있어요(웃음).
- 메인 캐스트 중에선 아카소 씨가 제일 젊으시네요.
아직 사무소에 들어온 지 3년, 연기 경력도 3년. 완전 신인이에요.
- 3년 동안 성장하셨나요?
그러네요. 처음엔 오른손과 오른발을 동시에 내밀며 걷는 느낌이었으니까 조금은 괜찮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 그런 아카소 씨 본인, 혹은 다시 한번 이야기의 볼만한 점을 들자면 어떤 부분인가요?
저라고 하기보단, 오염에 관해 주위 사람들의 의견이 점점 변하고 사실이 덮히고 감춰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주인공 토마스의 삶의 방식에 주목해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