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김정훈 감독님 씨네리 카파 젊은 감독 좌담회 하셨길래 ㅋㅋㅋ
792 5
2016.08.24 14:00
792 5
MjVXd
감독님 여전히 마르셨....


김정훈

한국영화아카데미 28기. 서울대학교 영화동아리 얄라셩에서 활동했고 <이태원 살인사건>(2009) 연출부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단편 <DEAL>(2010) 등을 만들었고, 아카데미에 입학해선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던 폭탄이란 소재로 첫 장편 <들개>를 만들었다. 특정 장르나 방향을 규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간의 악하고 어두운 내면에 관심이 많아서 범죄나 폭력, 이상심리 관련 소재를 좋아한다고.



puqDk

<들개> 장편과정 6기
감독 김정훈 / 출연 변요한, 박정민, 오창규, 김희창

대학원 연구실에서 조교로 일하는 정구(변요한)는 남몰래 사제 폭탄을 만드는 게 취미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만든 폭탄을 터뜨려줄,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찬 효민(박정민)을 만난다. 어쩌다 아웃사이더, 사회 부적응자가 돼버린 두 청춘의 자화상을 통해 이 시대 청춘들의 답답한 현실을 보여준다.



-근황 얘기로 시작하자. 다들 어떻게 지냈나.

=조성희_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 끝난 뒤엔 다음에 뭐 할지 생각하면서 그냥 집에 있었다. 대략 다음 작품의 윤곽은 잡았지만 아직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천천히 시작하려고 한다.

=김정훈_ 동기들 사이에선 서로 근황 묻는 게 금지다. (웃음) 아무튼 조성희 감독님이랑 제작사 비단길 사무실을 공유하면서 지내고 있다. <들개> 개봉 전에 비단길과 계약을 했고, 계속해서 다음 작품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그동안 방황을 많이 해서 빨리 다음 작품을 찍고 싶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걸 찍었던 때와 달리 좀더 보편적인 관객과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 고민이 많다. <들개> 끝나고는 정말 너무 후련했다. 그때 모든 걸 소진해서인지 그만큼의 열정과 에너지를 다시 쏟을 만한 대상을 빨리 못 찾고 있는 것 같다.

=김정훈 나 역시도 면접 때 잊을 수 없는 얘기를 들었다. “12명 중에 네 포트폴리오 점수가 최저다. 넌 필기를 잘 봐서 올라온 거다.” “지금까지 아무 성과가 없었으면 영화하면 안 되는 사람 같다. 공부가 더 적성에 맞는 것 같은데 왜 영화를 하려고 하느냐.”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멘털이 완전히 붕괴된 채 밖으로 나왔는데, 화장실 앞에서 멍하니 서 있다가 (면접관이었던) 정성일 선생님을 만났다. 내가 너무 멍해 보였는지 다들 그렇게 면접 봤다면서 내 손을 꼭 잡아주셨다. 그 손이 너무 따뜻해서 순간적으로 마음이 녹아내렸다. (일동 웃음)


-<장례식의 멤버>를 포함해 고태정 감독의 <그녀들의 방>(2008), 이숙경 감독의 <어떤 개인 날>, 애니메이션 <제불찰씨 이야기>가 장편과정 1기 작품이다. 당시 장편과정에 대한 내부 반응은 어땠나.

=백승빈 그때만 해도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서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 이 프로젝트가 제대로 굴러갈까, 스탭들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그런 질문들을 가진 채로. 아카데미 22기가 2년제 정규과정의 마지막 기수여서 정규과정 2년, 장편과정 1년, 총 3년을 다닌 유일한 기수다(지금은 정규과정 1년, 장편과정 1년이다). 졸업 대상자 중에 장편 시나리오를 갖고 있거나 장편을 쓰면 좋겠다 싶은 사람들을 당시 박기용 원장님이 일일이 만나서 면담했다. 나는 어렴풋한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었는데 그다음달까지 시나리오를 써오라고 해서 <장례식의 멤버> 초고를 썼다. 아카데미 장편과정은 개인 돈 들이지 않고 장편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편과정에 참여하는 동안엔 돈을 벌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장편과정 1기에 참여한 우리가 장편과정 동안 장학금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20만~30 만원 정도의 그리 많지 않은 돈이었지만, 그게 장편과정 1기에 참여한 감독들이 시위해서 쟁취한 거다. (일동 ‘와~’)

=조성희 그땐 왜 다들 거지였는지 모르겠다. (웃음) 대학교 다닐 때도 그만큼 힘들진 않았던 것 같은데.

=백승빈 앞으로 ‘카파 필름’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캐스팅에 신경을 좀더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고, 캐스팅은 철저히 연출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만 박기용 선생님의 분명한 철칙은 학생들의 예술적 아이덴티티가 제대로 부각될 수 있도록 확실히 지지해주자는 거였다. 어쨌든 영화아카데미는 ‘학교’이기 때문에, 그건 교육자로서 좋은 방향이었다고 생각한다.

=한승훈 <이쁜 것들이 되어라>에는 드라마와 상업영화에 주로 출연해온 정겨운 배우가 캐스팅됐다. 배우 소속사에 캐스팅 시나리오를 돌린다고 했을 때 학교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돌리지 말라는 게 아니라 안 될 것 같다는 분위기. 차라리 독립영화 진영의 배우를 발굴하는 걸 1차 목표로 삼고 캐스팅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아무튼 장편과정 1기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스템의 변화가 느껴지는 것 같아 흥미롭다. 28기인 우리가 입학할 때는 장현수 원장님 체제였는데 이전 체제와 차별화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던 것 같다. 2010년, 아카데미에 입학하던 때에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조성희 감독의 <짐승의 끝>이 개봉하기도 해서 아카데미 영화들이 화제가 됐고, 학교에서도 전선에 나갈 수 있는 인재들을 키우겠다는 모토로 시스템을 다져갔던 것 같다.

=김정훈 그때 김태균 감독님이 연출과 교수로 처음 오셨는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너희들, 밖에 나가서 굶어죽을 영화 찍을 거냐”는 얘기 진짜 많이 하셨다. (웃음) 우리 기수에 장르영화에 관심 있는 연출자들이 애초에 많기도 했고.


-멘토링 시스템도 중요해 보인다.

=백승빈 선생님들이 장편과정 1기 때부터 다른 건 몰라도 멘토는 확실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다. 그땐 학교 외부의 감독들과도 매칭을 시켜줬다. 주로 아카데미 출신 선배 감독들과 많이 연결됐다. 결국 멘토링에서 얻는 게 가장 많은 것 같다. <장례식의 멤버>의 멘토는 당시 연출 전공 선생님이었던 오승욱 감독님이었다.

=조성희 오승욱 감독님이 백승빈 형을 굉장히 좋아한다. 수업 때 형 얘기를 많이 하셨다.

=백승빈 그런데 오승욱 감독님이 좋아하는 연출자 중에서 잘된 사람은 조성희 감독밖에 없다. (웃음) 개인적으로는 아카데미에 다녀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오승욱 감독, 정성일 감독이자 평론가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거였다. 아카데미가 지금은 좀더 실전을 대비하는 곳으로서의 의미가 커졌지만, 정규과정이 2년제이던 우리 때만 해도 ‘교육’에 더 악센트를 뒀다.

=조성희 오승욱 감독님은 약간 <위플래쉬>(2014)의 플래처 교수(J. K. 시먼스) 같지 않나? 가차 없으시잖아. (웃음)

=김정훈 <들개>의 멘토는 김태균 감독님이었다. 사실 <들개>는 장편과정으로 뽑히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제 폭탄이라는 소재만 공유할 뿐 처음엔 지금과 전혀 다른 내용의 시나리오였다. 이야기를 진전시키려 해도 잘되지 않아서 심사 때마다 많이 혼났다. 그런 날이 반복되자 압박이 컸다. 게다가 직전 기수에서 장편과정으로 선정됐다가 시나리오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촬영에 못 들어간 작품이 있었는데 ‘너도 제대로 못 하면 영화를 못 찍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교수님들이 유독 나한테 많이 했다. 그렇게 불안에 떨고 있을 때 김태균 감독님 못지않게 도움을 줬던 분이 정지우 감독님이다. 작품 심사할 때 정지우 감독님이 해주신 짧은 코멘트가 너무 좋아서 그 후로 따로 찾아뵙고 이것저것 많이 여쭤봤다.

=한승훈 정지우 감독님이 학생들에게 정말 인기가 많았다. 정말 섬세하면서도 정확하게 보신다.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이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으면서 이후 카파 필름의 배급 규모도 커졌다. <파수꾼> 이전과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지.

=조성희 <파수꾼>이 물꼬를 터줬다. 화제가 많이 됐고 인정도 많이 받았다. 앞으로 아카데미에서 만들어지는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배급해도 되겠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홍석재 감독의 <소셜포비아>(2014)나 안국진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를 보면 점점 배급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카파 필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또한 많이 높아진 것 같고. 의심과 불안으로 장편과정이 시작했지만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걸 인정받게 된 것 같다.

=한승훈 배급 같은 외부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파수꾼> 이후 입학한) 우리에겐 굉장한 동기부여와 자극이 됐다. 영화를 잘 만들면 이만큼의 주목과 이만큼의 흥행을 이룰 수 있구나, 어떤 선을 넘을 수 있구나 하는 가능성을 제공해준 작품이 <파수꾼>이다.

=김정훈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도 영향을 끼친 측면이 있다. <들개>에 변요한, 박정민 배우가 출연하는데, 박정민은 <파수꾼>에 출연한 배우라서 장편과정의 시스템을 이미 잘 알고 있었고, 변요한은 이제훈의 한국예술종합학교 후배여서인지 이 과정을 생소해하지 않았다. 배우들이 아카데미의 장편에 의욕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끔 계기를 마련해준 작품이 <파수꾼>이 아닌가 싶다.



-제작비(기본 5천만원)를 생각하면 장편을 만들기에 넉넉한 조건은 아니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나름 배움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나.

=한승훈 그건 굉장히 긍정적인 생각이다. (웃음) 물론 장편을 만들 수 있는 제작비이긴 하지만 배우는 말할 것도 없고 스탭들도 기존에 받던 인건비보다 훨씬 적게 받고 참여한다. 우리야 장편을 완성하면 개인 포트폴리오로 남으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고생하면서 뛰지만 스탭들은 다르지 않나. 많은 사람의 신세를 져야 하는 시스템인 것 같고, 스탭들의 처우를 위해서라도 제작비는 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정훈 <들개>의 경우 사제 폭탄이 소재인 영화라 기술 스탭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 영화였다. 시나리오를 쓸 때도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제대로 그림을 구현하지 못할 거면 차라리 폭발 장면을 안 쓰는 게 낫다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오히려 당시 최익환 원장님이 폭발물 신이 생각만큼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4995


우리 감독님 왤케 ㅠㅠㅠㅠㅠㅠㅠ 갈굼 많이 받았냐ㅋㅋㅋ 활활탄다 타.... 사실 그래서 영화에 그만큼 에너지가 더 많이 나온 거 같긴 한뎈ㅋㅋㅋㅋ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어스킨 X 더쿠💛] 모!처럼 달!라진 일주일을 선사하는 <디어스킨 리얼모달> 체험 이벤트 131 06.21 18,27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419,191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190,52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662,272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888,843
모든 공지 확인하기()
6236 스퀘어 [단독] 변요한, 전생 보는 형사로 컴백..‘리본’ 주연 1 05.22 370
6235 잡담 오늘 정신없지만 행복하다 2 05.15 468
6234 잡담 15일만 기다려 1 05.07 572
6233 스퀘어 인스타 업뎃 04.30 625
6232 스퀘어 <그녀가 죽었다> 메인 포스터 04.28 561
6231 잡담 와 그죽 나피디 예능도 나가네 04.19 628
6230 스퀘어 <삼식이 삼촌> 김산 스틸컷 1 04.18 791
6229 스퀘어 <삼식이 삼촌> 듀오 포스터 & 티저 예고편 1 04.15 721
6228 스퀘어 <그녀가 죽었다> 티저 포스터 04.11 703
6227 스퀘어 <삼식이 삼촌> 단체 포스터 04.09 741
6226 스퀘어 <그녀가 죽었다> 티저 예고편 04.05 724
6225 스퀘어 <삼식이 삼촌> 오프닝 예고편 04.05 715
6224 스퀘어 [단독]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영화로…변요한 주인공 2 04.02 915
6223 스퀘어 <그녀가 죽었다> 런칭 스틸 1 03.25 863
6222 잡담 자필편지보고 살짝 눈물날뻔 2 02.14 1,174
6221 스퀘어 변요한, 신생 엔터사 팀호프와 전속계약 2 02.14 1,275
6220 스퀘어 <삼식이 삼촌> 편성 확정 2 01.04 1,471
6219 onair 🐫🐫독방지키미 쌍봉 낙타가 지나갑니다~🐫🐫 1 23.12.03 1,622
6218 잡담 말끔요한 1 23.11.03 1,848
6217 잡담 변요한은 말한 바를 지켜라!! 2 23.10.26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