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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코스모폴리탄 인터뷰 full-지금의 나, 지금의 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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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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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제로 에이핑크 미니 앨범 10집의 방송 활동이 마무리됐네요.
A.지난해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2〉(이하 〈술도녀〉)를 마치고 앨범 활동과 투어가 연달아 있었어요. 사실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이번 활동은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그래서 자꾸만 누울 자리를 찾게 되는 요즘을 보내고 있습니다.(웃음)

 
Q.그래도 무대에서 얻는 힘은 확실히 다르죠? 팬 콘서트 〈Pink drive〉로 일본, 홍콩, 대만의 팬들을 만났고 곧 서울 공연도 앞두고 있잖아요.
A.분명하게 느껴지는 힘이 있죠. 음악 방송도 저희만 하는 게 아니라, 스태프분들 그리고 저희 팬분들도 같이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보통 사전 녹화는 새벽에 진행되는데, 팬분들도 저희와 비슷한 시간에 나와서 녹화가 시작되기까지 기다리고 난 후에 응원해주시는 거잖아요. 절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한번은 무대에서 피곤한 서로의 얼굴을 보는데 짠한 거예요. 응원 소리가 저희를 칭찬해주시는 것처럼 느껴져 정말 많은 힘이 됐어요. 사실 서울 콘서트도 벌써부터 뭉클해요.

Q.디지털 촬영 때 그런 말을 했어요. 음악 방송에서 만난 후배 가수에게 편지를 받았다고. 후배의 러브 레터를 받는 건 어떤 기분이에요?
A.정말 찐 ‘판다’(에이핑크 팬클럽명)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응원봉을 가지고 와 사인을 받아 가시기도 했어요. 새삼 활동을 오래하긴 했구나 싶으면서 저희보다 후배지만 동료가 응원해주는 글을 읽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이게 연차가 쌓이는 과도기인가 봐요. 힘찬 목소리로 인사하는 후배분들을 볼 땐 그 나이 때의 제가 생각나기도 하더라고요.

Q.애틋하죠. 어떤 장면이 떠오르던가요?
A.데뷔 초에 팀 인사를 할 때요. 그때는 인사를 크게, 한 번이라도 더 해야 팀을 좀 더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이번에 만난 후배분들도 그때의 제 마음과 같을 것 같은 거예요. 선배들이 날 봤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고. 그래서 좋은 말 한마디라도 더 해줘야 할 것 같았죠.(웃음) 이번 앨범은 활동하는 내내 다른 사람을 통해 저를 봤던 것 같아요.

 
Q.이제 정말 선배가 됐네요.
A.그러게요. 언니가 돼버렸네! 

Q.그래서 후배분들한테는 어떤 말을 해줬어요?
A.안 했어요. 왠지 좀 어렵고 부끄러워서.(웃음)

Q.후배들에게 전하지 못한 말, 지금 해볼까요? 어쩌면 그때의 나일 수도 있겠네요.
A.열심히는 하되, 너무 혹사하지는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때의 저는 요령이 없었던 편이라 스스로를 더 혹사시켰던 것 같거든요. 먹고 싶은 걸 다 먹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하나 정도는 더 먹고 순간순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작은 행복을 챙겼으면 좋겠어요.

 
Q.솔로와 그룹의 디스코그래피부터 배우로 쌓아온 필모그래피까지, 13년을 치열하게 활동해왔더라고요.
A.진짜요. 일을 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힘들다고 내뱉는 순간 다 하기 싫어질 것 같아 ‘이쯤이야. 할 수 있지’ 스스로 되뇌면서요. 그때 친구들도 좀 더 만나고, 좋아하는 것도 좀 보러 다니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들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누군가 절 계속 찾아준다는 건 굉장히 기쁘고 감사한 일이잖아요. 아까도 자꾸 눕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막상 쉬는 날이 생겨도 며칠 지나면 분명 이런 생각을 할 거예요. ‘쉬어서 뭐 해?’(웃음)


Q.이번 앨범 〈SELF〉는 누군가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본연의 내 모습으로 존재하자는 의미를 담았죠. 13년 동안 활동하며 느낀 걸 말해주는 에이핑크의 이야기인 것 같아 좋았어요.
A.맞아요.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돌아보면 에이핑크의 앨범 콘셉트는 매번 달랐지만, 다 같은 맥락이었다고 생각해요. 노래를 통해 위로를 전할 수 있는 그룹. 그건 변한 적 없거든요.

Q.그걸 화보에도 담아보고 싶었어요. 옷도 메이크업도 내추럴한 모습부터 머리에서 발끝까지 화려하게 꾸민 모습. 하지만 모두 은지 씨 그 자체로 존재하는 모습을요.
A.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는 메이크업에 따라 얼굴의 분위기나 느낌이 확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화보를 찍을 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돼요. 오늘도 새삼 신기하더라고요.

Q. 나에 대해 계속 알아갈 수 있다는 거, 참 값진 일인 것 같아요.
A.이건 일을 떠나서라도 정말 중요해요. 내가 뭘 원하는지를 알아야 불만도 덜 생긴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느 날에는 이유 없이 모든 게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럼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생각을 해보곤 하는데, 그럴 때면 마음이 숙연해져요.(웃음) 전 아직도 저를 잘 모르겠어요. 무슨 음식을 좋아했는지도요. 그래서 요즘은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는 중이에요. ‘나, 라면을 좋아했지. 근데 내가 라면만 좋아했었나? 예전에는 이걸 좋아했었던 것 같은데? 반대로 내가 싫어하는 건 뭐였지?’

Q.수많은 질문 중에서 지금 가장 찾고 싶은 답은요?
A. ‘지금 내가 뭘 가장 하고 싶지? 어떻게 하고 싶지?’인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겨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도 궁금해요. 사실 그런 생각도 들어요. 싫어한다는 것 자체가 좀 모호한 게 아닐까. 그날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좋았던 것도 싫어질 수 있는 건 아닐까. 결국 싫어한다는 건 큰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Q.문득 유튜브 〈리무진서비스〉에서 은지 씨가 했던 말이 생각나요. “다른 사람의 평가에 구애받기보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가지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죠.
A.사실 구애받을 수밖에 없죠. 평가받아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내가 좀 더 나로서 있으려면 그런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였어요. 다른 분들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괜찮았는지, 그렇지 않았는지의 구분은 명확해야 한다고 느끼는 거죠. 누군가 “은지야, 오늘 너무 좋았어”라고 말해주는 것도 너무 기쁘고 감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런 점이 아쉬웠으니 앞으로 보완해야겠다고 알아차리는 마음은 잃지 않고 싶어요.

Q.중심에 내가 서 있어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A.맞아요. 처음엔 ‘스스로 기준을 갖는 게 정답일까, 내가 그 기준을 세워도 될까’ 하는 의문을 가져왔는데, 내 마음 건강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필요하더라고요.

Q.그동안 발표했던 솔로 앨범은 정은지라는 사람이 잘 느껴져요.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삶의 결이 노래에 묻어나오는 것 같죠.
A.제가 와닿지 않으면 잘 못 부르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 앨범엔 제 이야기가 담기게 되죠. 가사를 쓸 때도 단순히 사랑 얘기보다 사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고요. 커버 노래를 부를 때도 마찬가지예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커버 영상들을 보면 아마 분위기가 비슷할 거예요. 물론 최근 커버한 ‘사건의 지평선’은 팬분들의 요청도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노래와 팬들이 듣고 싶은 노래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아요. 점점 내가 하고 싶은 노래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


Q.연기를 하면서는 어때요? 배우 정은지의 인생 작품이 된 〈응답하라 1997〉과 〈술도녀〉는 어떤 의미로 남았나요?
A. 앞으로 이 작품을 발판 삼아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보단 제게 더 많은 기회를 준 작품이고, 배우로서 입지를 쌓아갈 수 있게 자연스럽게 밑거름이 돼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매번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대담한 척하지만, 시작하기 전에 고민도 걱정도 많은 스타일이에요. 그럼에도 제가 궁금해지고 해보고 싶은 작품을 만나면 앞으로도 용기를 내보려고 해요.

Q.매 작품 용기를 냈기 때문에 〈응답하라 1997〉의 ‘성시원’과 〈술도녀〉의 ‘강지구’를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가장 최근 작품이었던 〈술도녀〉의 ‘강지구’는 잘 보내주었나요?
A.‘지구’는 문득문득 같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선화 언니랑 선빈이랑 같이 이야기할 때 생각이 좀 많이 나고요. 작품이 끝나고도 예능 프로그램처럼 파생되는 스케줄들이 있어서 그런지 ‘이제 지구를 보내줘야지’ 하는 생각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Q.지금도 은지 씨 내면 어딘가에 ‘지구’는 여전히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어요.
A. 그러게요. 어느 순간엔 ‘지구’의 모습이 나오기도 하겠죠?

Q. 가장 애착 가는 장면도 있나요?
A. 제일 많이 생각나는 건 제자 ‘세진’(한지효)을 보내고 집 안에 틀어박혀 혼자 울 때. 그 신을 찍을 때 감정적으로 가장 가라앉았던 순간이라 굉장히 몰입했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지연’(한선화)을 구하는 장면. 또 시즌 2에선 산에서 촬영했던 모든 순간도 생각이 나요. 처음엔 ‘지구’와 ‘지연’이 싸우는 장면이 많이 화제가 되기도 했잖아요. 결국 이 친구들 간의 관계로 많이 사랑받았던 작품이라 ‘지구’가 가장 그리워지는 순간은 ‘지구’와 ‘지연’, ‘소희’(이선빈)가 함께 했던 케미가 보고 싶어질 때인 것 같아요. ‘지구’를 연기하며 가장 집중했던 점도 그런 지점이었어요. 세 친구의 케미가 중요한 작품인데, ‘지구’라는 인물을 시청자에게 잘 설득하지 않으면 이들의 관계가 잘 와닿지 않을 것 같았죠.

Q. 뜬금없는 고백이지만, ‘강지구’ 이전에 예능 〈크라임씬 3〉 속 은지 씨의 팬이에요.
A. 와, 이건 생각지도 못했는데!(웃음) 감사합니다.

Q. 새로운 시즌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있던데, 팬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은지 씨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웃음)
A. 하하. 맞아요. (박)지윤 언니와 장진 감독님은 꼭 나가셔야 할 것 같고, 저도 게스트로라도 불러주신다면 얼마든지요. 

Q. 칭찬에 약하다고요. 짓궂은 질문일 수 있지만, 13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나에게 칭찬을 해준다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A. 꾸준함만큼은 칭찬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일을 계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직업을 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배우로서의 정은지는 아직 굉장히 어리고 ,그래서 해나갈 것도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경험해보며 제가 뭘 잘하는지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답이 바로 나오네요!
A.다른 분들에게 간지러운 칭찬을 듣는 것과는 다른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스스로 칭찬할 줄도 알아야죠.(웃음)

Q. 지금의 정은지라서 가장 좋은 건 뭔가요?
A.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 치열하게 고민해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거든요. 누군가 고민을 얘기했을 때, 내 생각을 자신 있게 보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https://www.cosmopolitan.co.kr/article/76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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