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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동양고전 『장자』 추천도서 목록 (附. 추천담) (긴 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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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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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주의)


※ 오래간만에 도서방에 글쓰는거 같네. 예전에 내가 남긴 댓글에서 내가 뭔소리 했나 가끔 기억이 안날 때가 있어서 연어질 하는데 정성스레 댓글을 달았던 『장자』 추천 질문글이 삭제되었길래 나름 댓글도 공들인 거라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참에 긴 글을 한번 남겨보기로.


  들어가기 전에 : 『장자』 독서법

  『장자』는 원문의 문장이 어렵고 그 내용도 난해해서 어려운 책으로 정평이 나 있는 책. 하지만 또 반대로 '우화'라는 것 때문에 대중적인 유명세나 개별적인 우화가 발췌된 형태로 많이 유통되기도 함.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하더라도 대붕(大鵬), 포정해우(庖丁解牛), 호접몽(蝴蝶夢), 조삼모사(朝三暮四) 등등- 꽤나 많은데 이러한 개별 우화의 유행은 『장자』라는 복잡한 텍스트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텍스트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보기는 또 어려운 면으로 작용하기도 함. 동시에 텍스트 자체가 우화적이고 은유적인 내용이 많아서 번역자, 독자의 수준에 따라서 그 해석의 방향성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도 함.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장자』를 읽을 때는 친절한 해설서를 먼저 읽고 이 책의 본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어떤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하여- 이 글에서도 해설서 쪽을 먼저 소개하고, 번역서로 나아가는 방식을 택했어. 또 『장자』의 번역도 우화에 집착하다 보면 그 내용의 맥락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우화에 집착한 류의 책은 배제했는데, 어쩌다보니 『장자』나 동양철학 전공자, 혹은 고전 중문학 전공자들 언급이 좀 많이 보이게 되었음. 이 점은 쏘리 (...) 아래의 순서는 무작위라는 점을 밝혀 놓습니다.


  Ⅰ. 해설서


  김종옥, 『장자, 사기를 당하다』, 탐, 2013.

  '탐 철학 소설'이라는 제하로 나온 시리즈 중 하나. 동서양 고전과 그 사상가들에 대해 소설과 같은 형식으로 풀어 쓴 시리즈인데 이 시리즈가 입문용으로 제법 괜찮음. 장자가 어떤 사고의 틀을 갖고 있었는가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다고 할까? 『장자』는 제자백가(諸子百家) 서적 가운데에서도 분량이 많은 편이고 내용도 난해한 편인데 이걸로 시작하면 분량도 가볍고 『장자』에 담겨있는 사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대충 한번은 맛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달까? 물론, 저자가 『장자』의 전문가는 아니라는건 단점이지만 전문가들이 어렵게 써 놓은 정보를 쉽게 전달되게끔 한 서적이라는 점에서 꽤 좋은 선택이 될 듯.(참고로 이 '탐 철학 소설' 시리즈로 나온 책들이 괜찮은 책들이 많음!)


  이석명, 『장자, 나를 깨우다 : 부자유한 세상에서 장자를 읽는다는 것』, 북스톤, 2015

  이석명 선생은 전국시대 말~한(漢) 초기에 형성된 노장(老莊)~도가(道家) 계통 텍스트를 폭 넓게 연구하신 분. 나는 우연한 기회에 같이 공부하셨던 분들 얘기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 본래 『장자』를 중심으로 공부하기 시작하셨고, 지금도 꾸준히 보시는 중이라고. 여튼- 상대적으로 위 탐 철학 소설보다는 무겁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보다 더 학술적이고 정확한 설명을 볼 수 있음. 동시에 『장자』의 우화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장자』 원문에 보다 더 가까운 위치에서 쓰여진 입문서라고 보면 될 듯. 그리고 다른 입문서에 비해서 훨씬 가벼운 느낌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설명이 명쾌한 것이 장점

.

  나카지마 다카히로 저, 조영렬 역, 『장자, 닭이 되어 때를 알려라 : 책의 탄생, 새로운 고전 입문』, 글항아리, 2010

  『장자』의 성립으로부터 그 내용에 나타난 특징, 그리고 현대의 해석에 이르기까지 『장자』 독해를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지점들을 쭉 주유해 볼 수 있는 책.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제1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음. 고전 텍스트에서 그 서지(書誌)의 형성과 그 독해의 역사를 다루는 작업은 꽤나 중요한 작업인데 생각보다 우리나라에 출판되는 고전 번역서들은 이 점을 좀 간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음.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도올 김용옥 교수의 몇몇 책을 종종 추천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독해의 역사'를 꽤나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안내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 책은 아예 책의 전반부를 그 독해사를 말하는데 할애하고 있는 것이지. 다만 개인적으로 후반부의 해석은 새롭기도 하고 내 주변의 어떤 선생님은 '스타일리쉬하다'라고 평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평가에 동의할 정도로 2부의 내용은 보다보면 좀 낯설더라고. 그래서 아래에 추천할 원전 번역들과 함께 읽다보면 조금 충돌이 생길수도 있을 듯.(원전 번역이 가급적 전통적인 주석과 문장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이 책의 2부는 적극적인 해석을 통한 나름의 '개념 추출'이 목적이라는 생각이 든달까?) 해석적인 측면에서 유사한 방향의 책은 다음을 들 수 있겠음.

  - 강신주, 『망각과 자유 : 장자 읽기의 즐거움』, 갈라파고스, 2014

  - 강신주,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그린비, 2007


  류사오간 저, 최진석 역, 『장자철학』, 소나무, 2021

  조금 더 '장자학(莊子學)'에 가까운 책을 원한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것. 이 책은 원전의 해석보다는 원전의 해석을 통해 도출된 여러가지 개념들을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야. 장자 철학의 범주, 학설, 장자 철학 통론 등 3단계에 걸쳐서 장자의 철학을 면밀하게 해설하고 있고, 그 이후 『장자』의 독해를 포함한 '장자학'의 흐름도 일목 요연하게 갖추고 있다고 할까?


Ⅱ. 번역과 해설

  서진(西晉) 시대 곽상(郭象, ?~312)에 의해 텍스트가 정립된 『장자』는 크게 내편(內篇), 외편(外篇), 잡편(雜篇)의 세 범주로 정리가 됐음. 이 가운데 장자와 직접적으로 닿아 있을 것이라고 추측 되는 것이 총 7편으로 구성된 내편. 그래서 어떤 해설서의 경우에는 이 7편을 번역하고 자세한 해석을 덧붙이는 것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음. 이걸 그냥 번역에 넣을 수도 있긴 할텐데 몇몇 책은 그러기 어려운 것들도 있어서 따로 이렇게 파트를 지정해 보았음.


  앵거스 찰스 그레이엄 저, 김경희 옮김, 『장자 : 사유의 보폭을 넓히는 새로운 장자 읽기』, 이학사, 2015 

  앵거스 그레이엄은 영미권의 동북아시아 철학 연구에 가장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 외에도 대표 저작 중 하나인 『정명도와 정이천의 철학』이 번역, 출간되어 있음.) 서양인의 눈으로 읽은 『장자』는 어떤 모습일까-를 잘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함. 사실 이 책은 『장자』의 내용 가운데 약 80%에 해당하는 내용을 번역해 놓고 있는 책이라 이걸 어느 카테고리에 넣어야 하나 고민을 좀 했는데 일단 『장자』 텍스트를 완전히 번역하고 있는 책이 아니기도 하고 방점은 해설에 있다고 보고 이 카테고리에 넣었음. 사실상 이 항목을 따로 만들어 놓은 3가지 이유 중 하나.


  왕보 저, 김갑수 역, 『왕보의 장자 강의』, 바다출판사, 2021

  바다출판사에서 나온 『장자를 읽다 : 신선의 껍데기를 벗어던진 인간 장자의 재발견』(2007)의 개정판. 역시 방점은 해설에 있는 책이고 과감하게 『장자』 내편의 편제를 바꿔 읽기를 시도한 책. 원래 내편은 소요유(逍遙遊)로부터 시작해 인간세(人間世)로 끝난다면 이 책은 『장자』 내편의 순서를 해체해서 인간세부터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제법 분리주의적이고 해체적인 독해를 시도하는 셈인데 그 시각이 꽤나 재미있음. 나는 원문을 특별히 읽긴 싫지만 『장자』의 내용을 깊이있게, 원전과 함께 해설한 것을 보고 싶다고 하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음. 단, 순서를 재배치 한 것은 여러모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을 듯. 개인적으로는 다른 해설서를 통해 틀을 잡고 이러한 파격적 시도에 도전해 보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함. 여튼 이 항목을 따로 만들어 놓은 3가지 이유 중 하나.(근데 이걸 여기에 넣어야 해 아니면 앞에 넣어야 해...?)


  오강남 역, 『장자』, 현암사, 2003

  『장자』 내편만을 번역하고 있는 책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책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네. 종교학자인 오강남 선생의 책이고 종교학자의 시선이 아주 진하게 묻어나는 번역이야. 책도 컴팩트하고 번역문도 쉬운 편이고 그래서 『장자』 내편을 한번 훑어 보는데는 가장 좋은 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듯. 다만 해설의 경우에는 연구자의 성향에 따라, 독자의 성향에 따라 이래저래 좀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음.(별 수 없는게 이 양반은 동양철학전공자가 아니라 기독교를 연구해 온 종교학자시라.) 역시 이 항목을 따로 만들어 놓은 이유 3가지 중 하나.


  전호근, 『장자강의 : 혼돈의 시대에 장자를 읽다』, 동녘, 2015

  역시 컴팩트한 『장자』 내편의 번역 및 해설서. 전통문화연구회의 『장자』 완역에 참여한 경희대 전호근 교수의 저서. 워낙에 한문에 밝은 양반이라 한문 해석은 정확하고 동시에 철학적인 사고도 어느정도 깊이 있게 전개되어 있어서 컴팩트하지만 위의 오강남 역보다는 좀 더 무겁게 여겨진다는 평도 있음. 다만 보수적인 입장(혹은 전통적인 입장. 곧 유가 중심 사회에서 『장자』가 이해되어 온 방향)에서 『장자』 독해의 길잡이가 필요하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거라고 봐. 전호근 선생은 기본적으로는 설명이 워낙 명쾌한 분이기도 하고 전통문화연구회 한문연수원에서 오래 강의도 하셨고 해서 종종 고전을 주제로 대중 강연 - 주로 연속 특강 형태의 - 을 자주 하시곤 하는데 유튜브에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서 주최했던 장자강좌 영상이 남아 있으니 그걸 보는 것도 추천함.(단 현장녹화다보니 영상에 비해 녹음 상태가 그다지 썩 좋지는...)


  후쿠나가 미츠지 저, 정우봉/박상영 역, 『후쿠나가 미츠지의 장자 내편』, 문진, 2020

  이건 사실 저 아래 역주본 카테고리에 집어 넣어야 할 것 같은데 일단 역주본은 내편, 외편, 잡편을 모두 번역한 것으로 한정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여기에다가. 후쿠나가 미츠지는 일본 도교 연구의 선구자에 해당하는 인물로 현대적 학술체계 안에 노장철학이 자리 잡는 것에 크게 기여한 인물. 하여간 이 양반의 『장자』 번역 중 내편만 한국어로 번역이 된 건데 역시 그 해석이 매우 정밀한 편.(아마 외편, 잡편이 차례로 번역되어 나온다면 이 책은 아래 항목으로 내려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 해석의 성향은 역시 좀 보수적인 면이 있고 이 카테고리 안에서는 가장 딱딱한 면도 좀 있을 수 있겠음. (강신주는 이 해석을 두고 '본질주의'로 분류했다.) 후쿠나가는 이 외에도 노장사상에 대한 여러가지 저술은 남겼고, 『장자』의 경우도 그 철학을 다룬 해설서인 『난세의 철학, 장자』(임헌규 역, 민족사, 1991)가 나온바 있음도 부기해 놓겠음.


Ⅲ. 역주본

  이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책들은 모두 내, 외, 잡편을 완역하고 역주를 단 책들. 전근대에 나온 책들 중에서 내편만 주석한 책들이 종종 있는데 고민하다 이 부분은 제외하기로 했음.(어차피 상세한 주석서의 경우에는 아마 전공자들만 찾아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김학주 역, 『장자』, 연암서가, 2010

  아마 이 방면에서 아래에 소개 할 안동림 교수의 번역서와 함께 가장 전통적인(?) 강호로 꼽히는 번역본. 김학주 선생의 『장자』 번역은 원래 을유문화사에서 나오다가(내 기억이 맞다면 1980년대에 처음 을유문화사에서 내셨던 걸로 기억. 나는 90년대 판으로 처음 봤었음.) 2010년에 연암서가에서 개정판을 낸 것. 김학주 선생은 우리나라 고전 중문학의 원로 중 한분이시기도 하고 오래전부터 번역서를 많이 내셨어서 문장은 평이하고 읽기도 쉬워.(단, 아무래도 긴 문장을 구사하시는 분이다 보니 문장이 길어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요새는 좀 있는 듯.) 전공자들도 초심자 스터디 할 때는 가장 많이 선택하는 책 중 하나라고 하더라고. 김학주 선생이 『장자』 철학을 전공한 분이 아니어서 철학적인 깊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추천. 하지만 『장자』 전체의 틀을 조망할 때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책이라고 할 수 있겠음.


  안동림 역, 『장자』, 현암사, 2010

  故 안동림(1932~2014) 교수는 원래 청주대 영문과에서 오랫동안 봉직하신 원로 영문학자이시기도 하고, 또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 매니아로서도 유명했던 분임.(물론 2000년대 들어서는 클덕들한테 좀 많이 까이긴 하셨ㅇ...) 영문학자이시면서도 『장자』에 오랫동안 천착하셨는데 내가 알기로는 이 양반이 처음 『장자』를 번역한게 1973년의 일임.(역시 그때도 현암사에서 출판) 오랫동안 개정 작업도 많이 하신 편이고 그래서 그런 결과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번역이라고 해야 할까? 빽빽하게 해설도 상세하게 들어가 있고 가독성 문제가 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번역도 학술적인 면모가 강함. 물론 아무래도 철학적인 깊이는 철학 전공자들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장자』 전체를 개괄하고 번역한 책 중에서는 가장 노작(勞作)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일 듯. 그나마도 개별적인 깊이의 문제지 철학 전공자들도 이 번역서 많이 참조하긴 하더라고. 개인적으로는 위 김학주 선생의 책과 함께 『장자』라는 고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쭉 일독하는데 있어서는 가장 좋은 책이 아닐까 싶네.


  김갑수 역, 『장자』, 글항아리, 2019

  김갑수 선생은 『장자』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근 40여년 동안 오래 『장자』를 연구했던 만큼 국내 최고의 장자 전문가 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초심자를 위해(?) 평이하고 간결하게 번역된 책이라고 할 수 있음.(물론 『장자』 자체가 원래 난해한 면이 좀 있긴 하지만) 문장도 평이하고 역주가 지나치게 많지 않아서 가독성도 좋은 편임. 김갑수 선생은 2015년에 처음 이 책을 냈고 19년에는 문장을 손보고 원문을 더해 다시 개정증보판을 낸 건데 학술적인 번역은 따로 내신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로 기대 중. 여튼 성격을 따지자면 김학주-안동림-김갑수 번역서는 모두 같은 계통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문장이 평이하면서도 철학적인 내공이 있는 책을 원한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되겠음. 아, 보충해서 말하자면 아무래도 초판의 시기가 가장 최근이다보니 셋 중 가장 세련된(?) 번역이기도.


  김창환 역, 『장자』 (전3권), 을유문화사, 2010

  원래 김학주 선생의 『장자』를 출간했던 을유문화사에서 2000년대 을유세계사상고전 시리즈를 새로 내기 시작하면서 번역자를 바꾸어 새로운 『장자』 번역서를 낸 것이 이 책. 을유사상고전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는 풍부한 역주에 대역(對譯) 체제는 이래저래 공부하기에 참 좋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 물론 그로 인해 생긴 가독성의 문제는 을유문화사에서 좀 어케 해결을 해줬으면 좋겠지만 어렵겠지(...) 이 책부터는 좀 더 학술적인 해설들이 많기 때문에 『장자』 전문을 쭉 훑어본 사람이 읽어보는 걸 추천함. 『장자』 읽기의 깊이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됨.


  박일봉 역, 『장자』 (전3권), 육문사, 2015

  박일봉 선생은 1990년대에 육문사에서 처음 『장자』 번역서를 냈고, 그걸 개정한 판이 이 2015년 판임. 이 판의 저본은 일본의 전석한문대계 시리즈에 수록된 아카츠카 키요시(赤塚忠)의 역주본인데 역시 역주 때문에 읽는 번역. 나는 전자책으로 구판을 갖고 있는데 구판은 전반적으로 글이 너무 빽빽해서 가독성은 좋지 않으나 일본인 특유의 세밀함, 아니 쪼잔하기까지한 집착(?)이랄까 이런것들이 좀 있어서 개념들을 어떻게 풀이했나-를 보기 위해서 주로 보는 판본이 이것. 신판은 이것보다는 가독성이 좋은 편이긴 하나 볼륨이 제법 있는 편. 저 위에 후쿠나가와 마찬가지로 20세기 일본의 『장자』 연구 성과를 볼 수 있는 책으로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음.(물론 최신 성과도 아니고 요새는 서양철학의 관점에서 『장자』를 풀이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 점에서는 비판을 좀 받는 편.)


  안병주 외 역, 『역주 장자』 (전4권), 전통문화연구회, 2008

  위 번역, 해설 파트에서 소개한 전호근 선생이 번역자로 참여한 책이기도 함. 이 책은 『장자』 원문의 문장을 충실히 번역한 책으로 주로 한문학 전공자들이 자주 찾아 읽는 전통문화연구회의 번역 답게 원문을 잘 살려놓은 번역이라고 할 수 있음. 단, 우리 말로는 좀 어색할 수도 있어.(한문 번역투가 좀 있기 때문에...) 그래도 주로 참여하신 분들이 철학 전공자들이다보니 문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철학적 깊이를 보여주는 역주을 달아 둔 것이 좋은 점. 단 이 분들이 모두 원래 전공이 유학전공이라 주석의 입장도 보수적이고 현대적으로 장자를 해석하려고 하고, 또 개인의 심리, 혹은 개인주의 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연구자들에게는 좀 비판을 받기도 함.


  아고.. 겨우 다썼네.... 여기까지.


덧) 더 좋은 책이 있을 수 있지만, 우선 내가 읽어본 것 중에서만 골라 봤읍니다. ㅇㅅㅇ 더 좋은 책이 당연히 있을 수도. 내가 모든 번역서를 다 읽이 못했으므로. 걍 가벼운 길잡이 정도로만 여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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