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번역기 도움 받은 건 똑같지만 조금 더 자연스럽게 다듬으면
준환이의 신데렐라, 후반부부터의 흐름이 좋아 초침소리에 맞춘 스텝이 무척 독창적이야
개인적으로는 이 프로그램이, 신데렐라나 왕자님의 심정을 그려냈다기보다는 인간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아
카세트 테이프의 A면이 돌고 있을 때는 반드시 B면도 함께 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데렐라와 왕자님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이별해야 하는 시간도 시시각각 다가오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자정을 알리는 소리가 울리면 모든 것이, 모두가 사라져버리는 덧없는 공간의 잔혹함을 방불케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카세트 테이프를 모르는 덬도 있겠네... A면이 돌아갈 때 B도 같이 돌아가서 A가 끝나면 B가 시작됨 A면이 끝나가는 만큼 B면의 시간이 다가와
트악-런지-스핀-스텝이 숨쉴 틈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타이밍이 어긋나면 돌이킬 수 없는 어려운 구간
트리플 악셀 랜딩에 성공하는 바로 다음 순간 런지 트랜지션을 수행해야 하고, 여기서 음악이 돌변해 왕자와 신데렐라를 급박하게 몰아가기 시작함 싯스핀을 할 때부터 이미 시계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가 음악에 섞여나오고 있음
가장 행복한 순간, 그래서 꿈결 같은 한때, 시간이 흘러가는 것마저 잊은 즐거운 장면에서도 운명의 시계바늘은 멈추는 일이 없고 이별이 그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다는 분위기가 음악과 모든 기술, 안무에 정확하게 반영됨
https://twitter.com/yseiamyours/status/1508252608661635072
요정이 걸어준 마법은 12시까지만 적용되고 제한된 시각을 맞이하자 신데렐라의 귀에는 왕자의 목소리도, 무도회장에 흐르던 음악도 들어오지 않음 소녀의 귓가에 맴도는 건 정적 속에서 유독 또렷하게 들려오는 재깍재깍, 똑딱거리는 시계음
https://gfycat.com/HandyGratefulHarborseal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신데렐라는 왕자의 세상에서 도망치고, 왕자는 멀어져가는 소녀를 뒤쫓지만 닿을 수 없었음
붙잡고 싶은 사람과 초라한 본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자취를 감추고만 싶은 사람 양쪽의 안타까움, 애처로운 그들을 연민하면서도 제자리에 멈춰있지 못하고 무정하게 흘러가버리는 시간까지 모두 표현된 스텝
종소리에 맞춰 마법이 풀리자 신데렐라는 드레스 입은 공주님에서 원래의 재투성이 아가씨로 돌아오고 소년은 소녀를 손끝에서 놓침
https://gfycat.com/HarmoniousFlawedCusimanse
시즌 초반 안무에서 마지막 종소리가 울릴 때, 왕자와 신데렐라는 몇 시간만에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을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가여워하며 끌어안았지만 나중에 이 안무는 괘종시계 그 자체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변화함 어떻게 보면 시간을 정지시키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을 수도... 스스로를 감싸는 원래 안무에 대해 운명이 잠시 신데렐라와 왕자를 단호하게 갈라놓으면서도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해석도 있었음
서로를 잃어버리고 혼자 남겨진 주인공들
짧은 이나바우어도 여러 버전이 나와서 저렇게 외로워하며 이별을 부정하는 경기가 있는가 하면
https://gfycat.com/DevotedTenderArizonaalligatorlizard
다시 만나기를 소망하는 듯한 느낌으로 완성된 버전도 있음
https://gfycat.com/PlumpWillingAlaskajingle
언제가 되든 혼자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고
https://gfycat.com/BrightPlasticInvisiblerail
두 사람이 다시 만나서 함께 춤추기를
https://gfycat.com/UnacceptableDishonestDeinonychus
https://gfycat.com/EachNextAmericanlobster
마치 처음 만났던 순간처럼
유리구두를 들고 있는 건지, 아니면 다시 만난 신데렐라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왕자는 결국 신데렐라와 재회함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 있다면 소녀와 소년이 웃으면서 손을 맞잡는 행복한 순간도 언젠가 반드시 찾아와 더프린스의 차준환은 해필리 에버 애프터를 맞이하는 동화 속 왕자님이니까
https://gfycat.com/LinedUnawareEyas
그래서 더프린스 오프닝과 엔딩이 수미상관으로 겹쳐지는 거라고 생각함
소녀가 먼저 소년을 찾아왔고 소년이 손을 내밀자 소녀가 그 손을 잡았고, 마지막엔 소년이 소녀를 찾아내 다시 손을 내미는 이야기가 신데렐라이기 때문에
https://theqoo.net/873856267
내가 좋아하는 또다른 해석
2019 사대륙 더프린스를 모르는 덬들이 너무 많아서 제발 한 번만 보라고 옷자락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영업함
이미 당시 준환이 부츠가 큰 문젯거리가 되어있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시즌 중 가장 아름다운 더프린스가 그 힘든 시기를 견디고 나왔음
맨 처음 공개된 어텀과 그랑프리 파이널 더프린스가 제일 유명하지만 신데렐라와 왕자의 옷자락, 왈츠를 연주하는 궁정 악사까지 눈에 보인다고 생각할만큼 가볍게 춤추던 더프린스는 사대륙 쇼트임
습스가 안 올려서 유튜브에 없으니까 국내팬들 중에서도 사대륙 더프린스를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진짜... 정말 정말로 잘했던 날이었어 아주 높은 쿼살 가산점을 받았고 총점도 높았음 스텝 중 0.2초만 제외하면 부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https://programs.sbs.co.kr/star/chajunhwan/curationclip/71195/22000317855
https://www.bilibili.com/video/BV1s64y1u7xD
2018 그랑프리 파이널 더프린스 시계안무에서 관중 호응이 되게 컸던 거 모두들 기억하지? 그때 못지 않은 반응이 터진 게 사대륙 쇼트임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그날의 준환이는 정말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었음ㅠㅠ 더프린스 좋아해? 그럼 사대륙 쇼트 스텝에서 관중들이 무슨 축구시합 치르는 것처럼 소리치는 것도 꼭 들어야 됨ㅠㅠㅠㅠㅠㅠㅠㅠ 노 코멘터리 무해설판이라 습스 영상에서 음량을 낮춘 객석 반응이 더 생생하게 들리고 준환이 스케이팅에만 집중해서 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