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을까봐...
생의 끝자락에서 제일 그리던 사람을 불렀을 때 오지 못한다면
삶의 끝이 너무 서러울까봐...
적어도 동무들에게는 덕임이밖에 없으니까, 덕임이 말처럼.
이미 회임 때 겪어봤잖아
누구보다도 산이 보고 싶었던 그 순간에 산이 오지 못하는 걸...
(+)
글이 너무 짧아서 덧붙여봤어
덕임이는 세손 시절부터 늘 군주로서의 삶을 우선시하는 산을 봐왔고 누구보다도 군주다웠던 산을 사랑했어
산은 정말로 덕임이를 사랑하여 천성을 거스르면서까지 덕임이를 마음에 두었지만 덕임이조차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지
탈진한 자신의 곁을 깨어날때까지 지켜주겠노라는 약조도 산은 군주였기 때문에 결국 지키지 못했고
직접적인 덕임이의 일은 아니었지만 덕임이에게 그토록 소중한 경희를 구해내는 과정에서도 산은 군주였어
(그때에도 결국 덕임은 군주로서의 산이 경희 대신 홍덕로를 택할까봐 대비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고)
아이를 잃었을 때에도 산은 너무나 비통한 아비였지만 결국 군주였지
덕임이는 궁녀일 때도, 의빈이 된 후에도
늘 산을 기다리는 삶을 살았어
산을 향한 덕임이의 말없는 기다림에
산이 응답한 순간도, 그렇지 못한 순간들도 있었지
회임한 순간, 누구보다 산이 보고싶었던 그 순간 역시 그러했지
마지막 순간에 산을 부르지 않은 건
덕임이가 생전 말했던 그 허세 안에
생의 마지막 순간만은 산에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덕임이의 여린 속내가 있었다고 생각해.
군주가 될 사람으로 태어나
그 천명 앞에 결코 숨지도 도망가지도 않는 굳건한 사람이었던 산.
산의 여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결국 스스로 산의 손을 잡은 덕임은
산을 원망하지 않고 산의 삶을 이해해
그렇지만 알고 있었다고 해서
덕임이가 상처를 받지 않는 건 아니었잖아.
그 상처들까지도 모두 그러모아서 산을 사랑했을 뿐.
의빈이 된 후 덕임은 제가 먼저 산을 부르지 않았어
늘 산을 기다리기만 하다가 산이 찾아오면 산의 안식처가 되어주었지
만약 산을 불렀는데 산이 오지 않았을 때,
기어이 산을 조금이라도 원망하게 될까봐,
그리고 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 산을 불렀던 자신이 너무 서러울까봐,
산에게는 자신보다 군주로서의 의무가 우선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제 손으로 직접 확인하는 셈이 될까봐
한번도 먼저 산을 부르지 못한 그 마음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제가 먼저 산을 부르지 못하는
그 청개구리의 마음을
서상궁은 눈치챘던 게 아닐까.
생의 끝자락에서 제일 그리던 사람을 불렀을 때 오지 못한다면
삶의 끝이 너무 서러울까봐...
적어도 동무들에게는 덕임이밖에 없으니까, 덕임이 말처럼.
이미 회임 때 겪어봤잖아
누구보다도 산이 보고 싶었던 그 순간에 산이 오지 못하는 걸...
(+)
글이 너무 짧아서 덧붙여봤어
덕임이는 세손 시절부터 늘 군주로서의 삶을 우선시하는 산을 봐왔고 누구보다도 군주다웠던 산을 사랑했어
산은 정말로 덕임이를 사랑하여 천성을 거스르면서까지 덕임이를 마음에 두었지만 덕임이조차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지
탈진한 자신의 곁을 깨어날때까지 지켜주겠노라는 약조도 산은 군주였기 때문에 결국 지키지 못했고
직접적인 덕임이의 일은 아니었지만 덕임이에게 그토록 소중한 경희를 구해내는 과정에서도 산은 군주였어
(그때에도 결국 덕임은 군주로서의 산이 경희 대신 홍덕로를 택할까봐 대비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고)
아이를 잃었을 때에도 산은 너무나 비통한 아비였지만 결국 군주였지
덕임이는 궁녀일 때도, 의빈이 된 후에도
늘 산을 기다리는 삶을 살았어
산을 향한 덕임이의 말없는 기다림에
산이 응답한 순간도, 그렇지 못한 순간들도 있었지
회임한 순간, 누구보다 산이 보고싶었던 그 순간 역시 그러했지
마지막 순간에 산을 부르지 않은 건
덕임이가 생전 말했던 그 허세 안에
생의 마지막 순간만은 산에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덕임이의 여린 속내가 있었다고 생각해.
군주가 될 사람으로 태어나
그 천명 앞에 결코 숨지도 도망가지도 않는 굳건한 사람이었던 산.
산의 여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결국 스스로 산의 손을 잡은 덕임은
산을 원망하지 않고 산의 삶을 이해해
그렇지만 알고 있었다고 해서
덕임이가 상처를 받지 않는 건 아니었잖아.
그 상처들까지도 모두 그러모아서 산을 사랑했을 뿐.
의빈이 된 후 덕임은 제가 먼저 산을 부르지 않았어
늘 산을 기다리기만 하다가 산이 찾아오면 산의 안식처가 되어주었지
만약 산을 불렀는데 산이 오지 않았을 때,
기어이 산을 조금이라도 원망하게 될까봐,
그리고 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 산을 불렀던 자신이 너무 서러울까봐,
산에게는 자신보다 군주로서의 의무가 우선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제 손으로 직접 확인하는 셈이 될까봐
한번도 먼저 산을 부르지 못한 그 마음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제가 먼저 산을 부르지 못하는
그 청개구리의 마음을
서상궁은 눈치챘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