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미필고 HIGH CUT VOL.262 우연하지 않은 우연 (표지: 이우연/화보 포함 권두 Interview 수록) Fin. 그리고, 후일담.
3,306 44
2021.10.31 00:20
3,306 44
Ch.1 Link: https://theqoo.net/2198545863
Ch.2 Link: https://theqoo.net/2199617622
Ch.3 Link: https://theqoo.net/2202246819
Ch.4 Link: https://theqoo.net/2204292831
Ch.5 Link: https://theqoo.net/2208887677
Ch.6 Link: https://theqoo.net/2213755580
Ch.7 Link: https://theqoo.net/2216701695


최근 안방극장에 사극 열풍이 한창이다. 인기를 끈 원작 소설이나 역사적 배경을 두고 네티즌들이 만드는 가상 캐스팅 리스트에 이우연은 늘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몇 년 전에 주연으로 발탁되었던 사극 방영이 불발되어 시청자들이 무척 아쉬워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회자되는 걸 알고 있나.
불발된 작품이라면…… <산유화>를 말하는 것 같다.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촬영 초반에 낙마 사고가 있었다. 당사자인 나는 오히려 별로 다치지 않았는데 그때 나를 보호하려다가 다친 사람이 있다. 그 일로 쇼크를 많이 받았었고. 말이 워낙 섬세하고 예민한 동물인 데다 말에 타서 연기해야 하는 내 안전도 고려해야 해서 스태프들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그날은 여러 가지로 안 좋았다. 엠바고가 안 풀려서 기사는 안 나갔던 걸로 안다. 아무튼 그 뒤로 불미스런 사건들이 겹치면서 촬영도 중단됐고. 처음에는 잠정 연기였는데, 결국은 다들 알다시피 그렇게 됐다. 소위 ‘엎어졌다’고 하지. 작품 한 편에 무수히 많은 이해 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한번 틀어지면 재개하기가 쉽지 않다. 지나간 일에 크게 미련을 두는 타입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작품만 놓고 본다면 빛을 못 본 게 안타깝지. 길게 할 이야기는 아니니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다. 

혹시 시대극에 다시 도전해볼 생각은 있는지.
물론. 기회가 된다면 다시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비단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쪽으로도 계속 검토 중이다. 

어느덧 계절이 늦가을로 접어들었다. 진부한 표현이라 해도 역시 가을은 독서의 계절 아니겠는가. 미국에 있을 때에도 책을 읽으면서 소일했다고 했는데, 책장에 있는 책들 중 가장 자주 손이 가는 한 권을 독자들에게 추천한다면.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 여러 번 읽었다. 재미가 있어서 읽는다기보다는,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어서지만. 읽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별로 아름다운 내용은 아니다(웃음). 어쨌든 워낙 유명한 소설이니 내 첨언이 필요할까 싶다. 분위기가 이 계절과 날씨에 잘 어울리기도 하고. 나는 특히 맨 마지막 구절을 좋아한다. 꼭 내 얘기 같다고 느낀 적이 있어서. 

아, 『무진기행』. 고맙다. 기자는 오늘 다 이룬 것 같다(웃음).
그래 보인다(웃음). 

빠른 시일 내에 차기작 소식까지 듣고 싶은 건 너무 큰 욕심일까(웃음). 기자로서는 당신이 참 아까워서 그저 아끼고 싶은 마음이 반, 또 참 아까워서 자주 봤으면 하는 마음이 반이다. 배우 이우연에 대한 많은 이들의 목마름을 해소해줄 수 있는 반가운 소식들이 자주 들려왔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휴식기에 속하지만, 작품은 항상 검토하고 있다. 마음이 이끌리는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곧 다시 인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 다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내 페이스대로 가고자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나답게, 이우연답게 할 테니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봐달라. 

마지막으로, 당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앞으로도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 당신의 안녕과 행복을 ‘바라 마지않는’ 사람들이 아주아주 많다는 것만 알아달라.
고맙다. 그게 나의 의무이자 소명인 것처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려 한다. 기자님을 포함한 모든 분들 역시 그러하기를, 나도 바라겠다. 

어느 시인이 말했듯,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김남조, <너를 위하여>) 그를 보았다. 만인이 사랑하는 배우이자, 한 사람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이우연이라는 사람을. 더운 입김이 하얗게 부서지는 겨울날, 구름 뒤로 아스라이 비치는 은반(銀盤)처럼 우아하고 고결한 이 사람을 우리는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다시 만난 그의 한결같은 맵시와 태도, 특유의 솔직담백한 언어들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자, 딱 잘라 말하겠다. 내가 알고 당신이 아는 이우연, 그는 여전히 독보적이다. Fin.










<후일담> 

“인섭 씨. 나 왔어요.” 

도어락을 해제하고 현관으로 들어서며 인사하자 안쪽 부엌 방향으로부터 인섭의 작은 발소리가 들려온다. 차를 끓이고 있었던 것일까. 이우연은 쌉쌀한 차 향이 공기 중을 부드럽게 맴도는 것을 느꼈다. 

“우연 씨. 잘 다녀오셨어요?”
“응.”
“촬영은 어떠셨어요? 힘들진 않으셨…….” 

신발도 미처 벗기 전에 인섭의 말문이 막힐 정도로 세게 끌어안고 체취를 들이켰다. 어린아이의 젖내와 같은 달큼하고 포근한 향기가 콧속으로 스민다. 언제 맡아도 마음이 안정되는 인섭의 이 냄새를 향수로 만들어서 늘 몸에 지니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섹스할 때는 마음의 안정과는 정반대로 머리꼭지를 돌게 하는 냄새처럼 느껴졌지만. 

“힘들었어요. 나답지 않게 말을 너무 많이 해서 피곤하네요.”
“그러셨어요?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표정이 나빠 보이진 않으세요.”
“응.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다행입니다. 오늘도 애쓰셨어요.”
“자기는 나 없는 동안 뭐 했어?”
“음, 아기 재우고, 잠깐 논문 보던 중이었습니다.”
“공부 너무 열심히 하지 마. 질투 나니까.” 

품 안의 인섭이 작게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이우연은 그 웃음소리가 끔찍이도 좋았다. 

“있잖아요, 인섭 씨.”
“네, 우연 씨.”
“나 메이크업 그대론데.”
“……피부 상합니다. 번번이 그러시면 어떡해요.”
“그러니까 인섭 씨가 얼른 지워줘요.” 

이우연은 촬영을 마치고도 더러 메이크업을 지우지 않고 귀가하는 일이 있었다. 인섭이 서툴지만 세심한 손길로 얼굴을 매만져주며 화장을 지워주는 것을 좋아해서 일부러 그러는 것이었다. 오늘 화보 촬영에서는 컨셉트에 따라 그리 진한 메이크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행여나 고운 피부가 상할까봐 노심초사하는 인섭이 한숨을 폭 내쉬었다. 

“알겠습니다. 욕실로 가요.”
“아기 언제 잠들었어요?”
“조금 전에요.”
“그럼 화장 지우고 나서 나 예뻐해줄 시간 있겠네?” 

은근한 물음에 인섭이 뺨을 붉힌다. 장밋빛으로 물든 뺨에 입술을 내리누른 이우연이 나긋한 목소리로 인섭의 귓가에속삭였다. 

“응? 여보. 나 당신이랑 사랑 나누고 싶은데.” 

아기가 태어난 뒤로 해가 떠 있을 때는 언어를 조금만 순화해달라는 인섭의 조심스러운 부탁에 이우연은 그러마 했다. 어떨 때는 그것이 오히려 노골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더 야하게 들려서 좋아했는데, 그럴 때마다 인섭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응? 싫어?” 

완벽한 미형(美形)의 얼굴을 들이밀며 사근사근한 말투로 재우치자 뭔가를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지은 인섭이 말없이 우연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달칵. 이내 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만이 조용하게 들렸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지극히 평화로운 오후였다. 

마침.










목록 스크랩 (45)
댓글 4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더마 X 더쿠 💦] 내 피부 수분이끌림! 컨디션 2배 끌올! <하이드라비오 에센스로션> 체험 이벤트 593 05.06 36,65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993,65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546,42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304,06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87,449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817,946
공지 알림/결과 ❤️소설/웹툰/드씨/벨드/벨게임 등 모든 1차 BL 언급 가능❤️ 65 02.18 72,438
공지 알림/결과 비엘 장르가 궁금하거나 막 입덕한 뉴비들을 위한 정리글 32 22.03.14 286,791
공지 알림/결과 *.:。✿*゚¨゚✎・✿.。.:* BL방 공지 *.:。✿*゚¨゚✎・✿.。.:* 34 19.07.08 380,120
공지 알림/결과 1차상업BL카테 안물안궁 리스트 (feat. tmi) 25 17.09.23 453,253
공지 알림/결과 1차상업BL 카테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의 기준 (상업비엘이란?) 22 17.07.25 415,54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698856 잡담 늑석 포타 외전 벌써 찌통이네 ㅅㅍㅅㅍ 10:09 5
3698855 잡담 시절인연 안타까운 소식...🦡🐍 10:08 9
3698854 잡담 독어택 도도독당원모닝💕 1 10:08 6
3698853 잡담 덷맨 어제 원작 읽다가 거의 밤 샘 ㅋㅋㅋㅋㅋ 존나 재밌다... 와 선드씨덬들 절대 선드씨 탈주하지 말자 2 10:06 11
3698852 잡담 “넌 진짜 열받게 좀 하지 마라….”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외모만 보기 좋은 건 너도 마찬가지야!” “제 외모가 보기 좋으십니까?” 키이스가 놀라서 물었다. 10:06 9
3698851 잡담 이제 기별 선정된건가 하고 설렜는데 10:02 15
3698850 잡담 30억 ⚽️💜🎤⚽️💜🎤윤제주연모닝💜💜 1 10:00 5
3698849 잡담 나 방금 진짜 갑자기 보고싶은거 생겼는데 추천 좀 해주라 2 09:57 44
3698848 잡담 인터미션 어제 윤이채 신난 거ㅋㅋ 09:52 24
3698847 잡담 사랑방싸우나 오늘 연재 울면서 봐가지고 출근해서 50분 지났을 뿐인데 지친다ㅅㅍ 2 09:50 25
3698846 잡담 ㅇㅂㅇ 얘들아 덬들아 칭구들아 19 09:50 114
3698845 잡담 파바파 히죽 3 09:50 17
3698844 잡담 나니에님 포타에 늑석 외전 올라왔네 2 09:49 62
3698843 잡담 ㅇㅂㅇ 스벅 여름 프리퀀시 존예다 3 09:48 49
3698842 잡담 디졸브 근데 윤주호 (초오초 ㅅㅍ) 3 09:48 32
3698841 잡담 역전던전 너무 숨막힌다 1 09:45 14
3698840 잡담 디졸브 나 벌써부터 윤주호랑 현수가 넘 조타 2 09:44 16
3698839 잡담 불가역 ⛰🖤❤️사니사니시❤️🖤⛰ 🥕💙🤍또랑또랑 채또랑시🤍💙🥕 1 09:43 6
3698838 잡담 독어택 포로롱 오는 기념,, 내가 들으려고 모은 영애 차림표 🎀 본편 Ver. 2 09:43 20
3698837 잡담 난 리디 알고 너무 좋았엌ㅋㅋㅋ 2 09:40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