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제목같은 반응을 어느정도 예상(?) 했어서 드릴까말까 고민많이 했었는데 잉 역시나였다..
서툴기 그지없는 부녀고 어릴때부터 애착관계가 없어서 아빠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음
하지만 >아빠를 좋아하지 않는 딸< 인 내가 싫고, 한평생 일만 하신 아빠한테 미안한 마음도 있는게 사실이라
성인이 된 이후로는 힘들지만 좀더 친해져보려고 애쓴것도 사실
집안 분위기가 복닥복닥 사랑가득 이 아니어서
기념일이나 생일 이런거도 잘 안챙기기 마련인데
이번에 아빠가 환갑 맞으셨는데 코로나+개인적인 사정 까지 겹쳐서
'파티는 무슨 파티냐' 분위기 조성되어서 그냥 집에서 배달음식이나 시켜먹기로 했음
(주로 일반 생일에도 그냥 맛난거 시켜먹는 정도로 끝났긴 함.)
그래도 환갑인데 싶어서 내심 아무것도 안하면 서운해 하실까 싶어서
용돈케이크를 하기로 결정했어 (마침 친구가 케이크집 사장님)
사실 아빠가 케이크(단거)는 안좋아하셔서 요즘 소주병 꽂아주는? 케이크 있길래 그거를 하려고 했는데
(소주는 아빠 드시고 케이크는 엄마랑 나 먹고)
아빠가 최근에 수술을 하셔서 술은 안드시는게 좋을꺼 같아서 용돈케이크로 변경함
케이크야 사실 구색이고 파티나 외식 못하는데 분위기나 내볼겸 준비한거고
취향이 워낙 까다로우신 분이라 선물은 마음에 안찰거 같아서 그냥 용돈으로 준비한거였음
아무튼 케이크 픽업해서 집에 가서 아빠한테 나 케이크 사왔어 하는데
(케이크 싫어하시니까 당연히) 심드렁~~ 하셨음 (나름 용돈케익이라는 반전이 있으니 이 반응을 받기를 약간 원한거도 있었음)
하지만 그래도 이거 속에 선물 넣어놨으니까 먹는 시늉이라도 해야하는거야~
하고 불붙여서 노래불러드리고 토퍼 뽑으라고 했는데
돈이 슈슈슝 나오니까 으이!? 이게 뭐야!?!?
이러시고 슈슈슈슝 다 뽑고 에이 아빠는 이런거 필요없는데!! 하고 엄마보고 당신이나 가져 하고 펭 내팽겨쳤음
그냥 부끄러워서 쑥쓰러워서 그러신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정말 싫으셨나
그래도 조금이라도 좋다고 표현해줬으면 싶었는데 아쉽기도 하다
싫어하는거 알면서도 꾸역꾸역 케이크 준비한 내 잘못인가 약간 자책도 하고.. 내가 너무 철없었나 ㅠㅠㅠ
그냥 봉투에 용돈만 드리는게 나았었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 암튼
아빠를 욕먹일 것도 없고 그냥 살짝 서운한 마음+괜히 준비했나 하는 약간의 후회에 후기 남기는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