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학교 선생님이신데
예전엔 숙직실에서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숙직하셨거든

그래서 아빠 숙직하시는 날엔
가끔 밤에 가족들이 가서 밥도 먹고 같이 자고오고 그랬어

아빠가 밤에 학교를 순찰도시면
어린 마음에 따라나서곤 했어

1층부터 쭉 한바퀴 돌면서
교실 불이 꺼지고 문이 잘 닫혔는지 확인하면서
아빠랑 한바퀴 돌고나서
동생이랑 아빠랑 운동장에서 놀려고 나왔는데

학교 위를 보니까 불이 환하게 켜지고
심지어 창문이 열려서 커튼이 휘날리는 교실이 있는거야

어? 아빠 저기 불 켜있어

그러니까 아빠가 아무렇지 않게
그.. 거참 희안하게 둘러볼땐 분명히 불이 다 꺼져있었는데
나중에 보면 이렇게 한군데씩 불이 켜진 곳이 있다고
동생이랑 놀라고 하시고는 혼자 문단속하러 다녀오심

그땐 너무 어려서 아 그렇구나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대체 왤까 싶더라
사람이 몰래 들어왔던 거라고 해도 그 밤에 학교에 온게 좋은 목적은 아닐테니ㄷㄷ
참고로 중학교라 야자도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