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유 ]
해마다 <얼루어>의 4월호는 자연과 환경을 생각해요. 벌써 14년째죠. 지면과 디지털 커버를 통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나누는 캠페인에 함께하는 거 어때요?
저도 기후변화로 지구가 받는 영향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접해요.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고대 바이러스가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환경을 위해 직접 실천하고 있는 게 있나요?
일단 분리배출은 열심히 하려고 신경 쓰는 편이에요. 페트병에 붙어 있는 비닐 라벨은 꼭 제거하고요.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려고 해요.
자연과 환경을 위해 이것저것 실천하고 싶은데 그 시작이 어려워서 미뤄두는 사람도 있죠.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너무 거창한 것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부담 없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어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면요. 환경 오염의 심각성이 금방 느껴질 거예요. 경각심을 느껴야 실천하게 되잖아요.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행동들이 자연에게는 잔혹 할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해요.
7집 앨범 <Don't Call Me>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네 명의 목소리었어요. 당신의 목소리가 더 선명하고 더 달라진 것 같기도 했어요.
녹음하고 아쉬운 점이 있으면 서로 다시 해보는 건 어떠냐고 말해줘요. 모든 멤버들이 같이요. 저도 이번에 보컬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썼어요.
보컬은 당신의 전문 분야니까?
잘하고 싶으니까. 전문가가 되고 싶으니까요. 군에 있을 때도 보컬 스타일에 대해 생각하고, 이것저것 바꾸려고 굉장히 많이 노력했어요. 그런 훈련이 된 상태에서 녹음한 앨범이거든요. 그 전과 다른 것도 좀 해볼 수 있는, 무기가 많아졌다고 할까요.
앨범의 마지막 곡 '빈칸'에서 그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던데요?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노래예요. 앞의 수록 곡들이 워낙 자유분방하니 끝맺음을 할 수 있는 예쁜 노래 하나를 넣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에선 모든 곡에서 보컬 밸런싱을 다르게 가져가려고 했어요. 'Don't Call Me'는 일부러 센 소리를 사용했고, '빈칸'이나 'Kiss Kiss'는 제가 할수 있는 가장 여린 소리를 내려고 했어요. '하트어택'이나 'CODE'는 'Don't Call Me'랑 같은 재질인데 느낌은 달라야 하는 세밀한 작업을 필요로 했어요. 예를 들어 'Don't Call Me'는 아주 단단한 바늘로 찔러야 한다면 'CODE'는 가운데가 텅 비어 있는 주삿바늘 같은 느낌을 생각했어요. 둘다 뾰족하지만 어딘가 좀 다른 뾰족함. 보컬의 부재를 채우기 위해 저도 그렇고, 우리 멤버들도 많이 노력했어요.
차갑고 히스테릭한 보컬도 처음엔 낯선 듯했지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걸 조금 더 새롭게 받아들여주시지 않을까 했어요. 진짜 뒤통수를 쳐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의미냐 하면, 기존의 샤이니다운 걸 가지고 나오는 거 리스크가 있다, 우리는 아예 새로운 거로,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만큼 많이 준비했고, 돈도 많이 썼고요.(웃음) 보컬뿐 아니라 의상에도 포인트를 굉장히 많이 줬어요. 옛날엔 너무 세서 덜어내는 걸 많이 했는데 이번엔 일단 할수 있는 걸 다 해놓고 거르는 식이었어요.
전역 후 첫 활동인데 그 전과 달라진 마음가짐 같은 게 있을까요?
확실히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거요. 지금 생각해보면 늘 항상 필요 이상의 욕심을 내다가 일을 그르친 적이 많은 것 같아요. 훨씬 편해졌어요. 복무를 마치니 어떤 면에선 굉장히 여유로워진 것 같기도 해요.
모처럼 멤버들과 한 무대에 서는 건 어땠어요?
일단 정신이 너무 없었어요. 카메라가 많고 그럴 때에는 마치 다 처음 같기도 했어요. (웃음) 많이들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분 좋았고, 멤버들이랑 오랜만에 하는 활동이라 뭐든 웃으면서 했어요. 약간 현실감이 없었는데 막상활동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버렸네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지점이 있어요?
멤버들끼리 얘기를 굉장히 많이 나뒀어요. 이번엔 밝든, 어둡든 강렬한 힘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지금까지 저희가 해오지 않았던 것. 'Don't Call Me'는 날카로움이 있는 곡이에요. 지금까지는 헤어져도 예쁜 이별을 노래했다면 이번엔 '전화하지 마!' 하는 곡이니까요. 그렇게 수집 된 곡의 대부분이타이틀곡으로 거론됐던 곡들이에요. 그런 노래들만 골라서 이번 앨범 한 장에 다 담았어요.
멤버들끼리 서로가 서로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는 편인가요?
개개인의 터치는 잘 없어요. 앨범을 만들어야 하고 같은 목표를 위해 샤이니로 뭉쳐 있다 보니까 그 부분에 관한 건 뚜렷해요. 각자의 방향에서 다른 걸 좋아하고 서로의 영역을 발전시켜나가지만 하나의 집합체가 돼야 된다는 생각을 공유해요. 서로 존중하기도 하면서 객관적으로 봐야 하는 건 또 그렇게 하는 거 같아요.
어떻게 균형을 잡아요?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기 안의 마음으로부터.
저는 일단 남한테 잘 휘둘려요. (웃음) 멤버들이 이야기해주는 것들에도 잘 휘둘리는 편이고요. 우유부단한 면이 있어요. 군대 갔다 오고 나서 제 리듬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군대에서 평화로운 생활을 하고, 삼시 세끼 잘 챙겨 먹다가 나왔는데 멤버들은 너무 발전한 것 같고요. .(웃음) 태민이는 비주얼 면에서 굉장히 발전해있더라고요. 저도 보컬적인 면에서 그래야 한다고 생각 했어요.
성장이라는 게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처음엔 무작정 나선다면 어떤 지점에서부턴 내 것'이 생기기도 하죠. 진짜 내 것'이 생긴 상태인가요?
자기의 것이 됐죠. 처음엔 '이런 옷을 왜 입어?', '이런 노래해야 해?', '이런 춤을 춰야 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많은 걸 해보고, 그 경험 안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을 발전시켜나가다 보니까 진짜 샤이니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4월 4일에 열리는 온라인 콘서트에서 샤이니의 지난 노래도 들을 수 있나요?
지난 노래도 다 해야죠.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압도되는 공간감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호흡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문화 자체가 저는 너무 좋아요. 온라인 콘서트에서 그걸 구현해내는 게 어려운 작업인 것 같더라고요. 한순간에 확 빠져드는 몰입감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은데 풀어야 할 숙제죠. 아마 잘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뭐예요? 어디서 힘을 얻어요?
멤버들인 것 같아요. 멤버들과 함께 있을 때가 좋더라고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모님의 존재도 그렇고요.
지금 당신에게 샤이니는 어떤 의미로 다가와요?
제 장점이 뭐냐고 물으면, 저는 샤이니라고 대답할 거예요. 멤버들이 저 옆에 있는 게 제 장점이에요. 누구보다 저를 잘 아는 멤버들이 제 옆에 있다는 게 너무 든든해요. 저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