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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축가로 愛を叫べ 부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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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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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셀털이면 알려줘
문제 시 바로 지울께

프로 TMI인생이라 글 길 예정




1. 축가를 부탁받았다.

ENFP인 나와 정반대인
ESTJ인 자매가 이번 결혼식의 주인공이야.
성격 정반대인데 사이는 짱좋음.
일단 내가 어릴 때부터 자매 껌딱지였음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내가 학생 때였을걸
자매가 스ㅇ소로ㅇ 축가를 보곤 엄청 좋아하더라구.
농담으로 "내가 님 결혼식 때 저거 해드림 ㅋㅋㅋ" 이 시작이었지.
내 자매님도 농담이라 생각했을거야
일단 나는 엄청난 음치거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자매는 내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 웃기다고.......
그렇게 종종 농담으로 주고 받던 대화가 장난이 아니게 됨
자매가 프로포즈를 받았거든..

설마 나한테 진짜 축가를 시킬까 눈치 보던 중에
자매가 나에게 말했어
"축가 해준댔지? 잘부탁해 ㅇㅇ"

제대로 기억은 안났지만 대충 저런 말이었어.






2. 고객님, 신중하게 생각하셔야해요.

축가를 해주겠다고 처음 말할 때야 내가 학생이니까 귀여운 맛이라도 있었지..
어엿한 사회인인 지금 귀여운 무대가 가당키나 할까!
그냥 예의차원에서 물어보는 건가 싶어서 물어봤지.

"나 플랫병(노래를 부르며 점점 낮아지는 현상) 있는 거 알면서?"
"ㅇㅇㅇ. 그럼 웃길테니까 괜찮아. 울기 싫거든."

못불러도 괜찮다, 오히려 난 그 편이 재밌다.
동생이 부르는데 의미가 있는거 아닐까?

이리 말하는 자매를 보며 이건 해야겠다 싶더라고.
게다가 농담으로 말하던게 해가 이어질수록 반진심으로 바뀌기도 했고
망해도 괜찮다니 일단 지르고 봐야지!
어차피 가난뱅이라 줄 수 있는 거라곤 축가 밖에 없기도 하고!





3. 곡을 정해봅시다.

일단 흔히들 부르는 축가를 찾아봤지.
이야기의 시초인 그 노래는 엄두도 못내겠더라구..
아니 근데 진짜 세상에..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흔히 부르는 축가도 너무 어렵더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ㅠ

그래서 파티원을 구하기로 함.
어릴 때부터 말하던 노래도 어느정도 인원이 필요했거든.
7명에게 권유했고 그 중 2명이 같이 해주겠다했어.
그 둘은 1초도 고민안하고 "끄랭!!!!"이라 답하더라구.
(그래서 난 이 둘의 엄청난 대단함을 나중에서야 깨달음)

나 포함 3명의 파티가 구성되어 곡을 정하기로 함.

프로포즈 영상 노래가 one love였기에 나도 대표님들 곡 중에 고르기로 했지. 형부도 했는데 내가 뺄 순 없잖아!
후보는 3가지였어

원럽
장 : 프로포즈 곡이라 신랑 신부 둘에게 의미가 있음
단 : 100년 뒤~ 이 부분 분명 내가 솔로로 불러야하는데 100퍼 삑사리 남, 하객 입장에서는 지루할 듯

라부쏘리본
장 : 자매가 요근래 가장 마음에 들어함, 러브러브 분위기, 밝고 경쾌함, 안무 따라할 수 있을 거 같음
단 : MR이 없음...

愛を叫べ
장 : 반농담으로 축가 해준다하고 아라시 입덕한 후로부터 내가 눈여겨봄.
비교적 따라할 수 있는 안무에 경쾌한 분위기.
매번 블루레이 볼 때마다 챙겨봐서 자매는 내가 이곡을 엄청 좋아하는 줄 알지만 실은 축가용으로 눈여겨보고 있던 거임.
단 : 특히 없음.

이러한 이유로 愛を叫べ를 축가로 준비하게 됨.





4. 춤을 춰봅시다

가장 먼저 연습한게 안무였어. 셋 다 태어나서 춤이라곤 춰본 적이 없었거든.
연습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자매가 아직 본가에 있었기에
방에서 유튭을 보며 눈으로 익히거나, 자매가 집에 없을 때 틈틈히 익혀 주말마다 파티원들과 연습을 했지..

연습실을 빌려도 이시국 때문에 마스크 끼고 연습을 했는데 정말...(눈물) 더웠어... 8월부터 준비했거든.
나는 백수지만 파티원들은 직장인이었기에 더 힘들었을거야.
초반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연습했는데, 원채 춤을 춰본 적도 없고 평일에는 현생에 휘말리느라 매주 초기화돼서 진도가 더뎠어.





5. 개사를 해봅시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애니를 너무 봐서 제이팝의 밴드반주를 좋아함.  대표님들 입덕 전에도 제팝이나 애니송을 들어서 한국의 대중적 청각과 감성이랑은 매우 많이 거리가 있어.
그래서 愛を叫べ를 직역해도 별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해서 직역한 가사를 보여줌.
그러자 파티원들이 곤란해했지..

"이..이건 너무 힘겹겠는걸....?"

나의 파티원들이 처음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낸 순간이었어..
이미 바다 건너 문화에 적응한 나 혼자서는 개사가 불가능했어 ㅠ

파티원들의 도움으로 개사를 할 수 있었어..
특히 영어 단어가 들어간 부분이 짜맞추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나는 영어단어를 꼭 써야한다 주장했지 ㅠㅠ

"이걸 다 지우면!!!!!!! 이 노래의 의미가 없어!!!!!!!!!!"

나는 '자매가 좋아하는 대표님의 곡을 축가로 한다'
이게 중요해서 영어 부분은 특히나 안바꿨음 했거든.
그거마저 바꿔버리면 곡의 형태가 안 남는다 생각했어..
결국 마돈나를 제외한 모든 영어 부분은 쓴 거 같아.






6. 녹음실을 가보자

개사를 완료하고 발견한 문제점이
우리는 춤추면서 노래를 부르기엔 나이든 사회인이었던거야.
예전같은 폐활량이 존재하지 않았어.
그래서 녹음실에 가 베이스 목소리를 깔기로 했지.

가기 전 유튭으로 열심히 프로그램을 공부해봤지만..
막상 가보니 버전도 다르고 정말..낯설더라고...
4분 30초짜리 곡을 녹음하기 위해 3시간을 빌렸는데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시간이 부족했어.

인코딩을 잘못했는지 녹음실에서 들었던 것과 달리
반주에 비해 목소리도 너무 작게 녹음됐고 ㅠㅠ
플랫병과 음정오류 내느라 녹음도 몇 차례 다시했고 ㅠㅠ

준비과정 중 이 날이 가장 힘들고 우울했어..
노래 못하는건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너무 심했거든...ㅠㅠ

그리고 가라오케 버전이랑 원곡이랑 미묘하게 속도가 다르더라! 처음 알았어.






7. 영상도 만들어보자

일단 남의 결혼식에 갔을 때 지루한 걸 뽑자면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으로 1. 주례 2. 축가 라고 생각함
생판 모르는 사람이 모르는 노래를 부르는데.. 꽤 지루하더라고
그래서 노래를 부를 때 우리 파티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무언가를 볼 수 있도록 영상을 만들기로 함.

웨딩 사진 촬영 때 졸졸 따라다니며 영상 찍어둔 게 있어서
메이킹 필름처럼 만들고 가사도 집어넣었지.

우리의 발음이 뭉개져도 알아볼 수 있게!!
축가 타임이 지루하시다면 춤추는 저희 대신 영상을 보세요!!

이렇게 든든한 보조장치가 생겼지!!

4분 30초를 만들기위해 하루를 꼬박 갈아넣었어...






8. 이 모든 건 비밀리에 진행하죠.

원래 비밀리에 진행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그 날 신부가 깜짝 놀랐으면 좋겠다는 파티원의 이야기 때문인가..

눈치 빠른 내 자매라면 이미 예상했을거라 생각했지만
내가 愛を叫べ 무대를 보는 이유가

1. 자매의 반응을 보기 위해
2. 내가 할 수 있을지 간보는 중

이거 인 줄은 모를테니 나름의 서프라이즈다 싶어 비밀리에 진행하기로 함.

아무 것도 모르는 가족들은 뭔 연습을 그리 자주하냐 했다.
몸치 박치 음치가 축가 준비하는 게 쉬운 줄 아세요?!






9. 결혼식 아침이 밝았습니다. 우당탕쿵탕..

자매가 샵을 예약해줘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화장을 받을 때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음.

간과한 건 자매의 친척, 지인은 곧 나의 친척과 지인이라는 점..
주인공들이 바쁠 때는 사람들이 나에게 찾아온다는 거..
난 정말 내가 찌끄레기A 일 줄 알고 축가만 신경쓰고 있었거든..

여기저기 불려다니다가 갑자기 리허설한다고 노래 틀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어..
오늘의 주인공에게 비밀이었는데!!!!!!!!!!!!

그렇게 멘붕의 리허설 중 안무도 틀려서 본방에서도 틀릴까 걱정이 태산같았어 ㅠㅠㅠㅠ
리허설 때 무대 공간 문제도 확실히 못하고 넘어가서 불안 가득이었지..





10. 본무대

밑에도 쓸텐데 주위 평가는
엄청나!! 대단해!! 준비많이했구나!! 잘하더라!! 였어!
주위 평가로 이야기하는게 무대 당시와 전후 기억이 잘 나지않아...
무대 서본 적이 없어서 엄청 떨릴 줄 알았는데 신부만 보고 하니까 괜찮더라고!
아님 긴장해서 신부 밖에 안보인건가..
바로 옆에 있는 형부도 안보였음.

다만 신부가 웃는건지 우는건지 모를 표정을 했을 때
순간 울컥해서 호흡을 놓치는 실수도 있었다..
여기서 미리 녹음해 둔 목소리가 역할을 해냈을거야..아마도..

다른 친구들이 영상 찍어뒀는데 아직 볼 자신이 없어서..
정말 제대로 잘 한건지 확인은 못했거든 !!!!!!!!!
한동안 남들이 잘했어 귀엽더라~ 하는 뽕에 취해있으려고 핳하하..





11. 신부님 반응

열심히 준비했다~ 같이 해 준 친구들도 너무 고생했다
중간에 울 뻔했다(이유는 말한거 같은데 기억안남)
이거일 줄 예상은 했다
아까 리허설 할 때 노래 들었다 ㅋㅋㅋㅋㅋ

신부도 나도 정신없는 하루였던지라 기억이 제대로 안남..
어렴풋이 리액션과 반응은 있었는데
난 칭찬 받는거 짱 좋아해서
나중에 상세하고 자세한 후기를 조목조목 요구할 예정임.





12. 손님들 반응

좋았..을걸....?
일단 부모님이 엄청 만족해하셨고 어른들은 엄청 칭찬해줌.
대표님들 콘서트에서 만난 덬메도 와줬는데 엄청 호응을 많이해줘서 ㅠㅠ
비밀 리에 진행했기에 대표님들 곡 한다는 거도 말 안했는데
진짜 펜라 흔들며 격렬하게 호응해준 덕분에 울 뻔한 것도 들어감




13. 후기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축가였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한듯
라이브라는 거 알고 부모님도 놀라더라구.
당연히 립싱크인 줄 알았다고. 녹음한 목소리가 들어가긴 했는데 진짜진짜 작게 들어간거라..

우리 자매는 진짜 늦덕인데.. 나랑 달리 신부는 돌덕질 인생 처음이었거든 ㅋㅋㅋㅋㅋ
진짜 덕질하면서 행복해하는게 너무 신기할 정도라
꼭 대표님들 곡으로 축가를 하고 싶었는데 목표가 이루어져서 다행이야.







거의 3~4개월 준비했던지라 愛を叫べ를 질리도록 들어서..
한 1년은 안들을거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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