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야, 말도 안 돼 이건. 재석씨 나 이제 막 편입했어요. 졸업도 한참 남았고 취업도 해야 되고 갈 길이 구만리라고
- 그 구만리 나랑 같이 가자고 내가 외조하겠다구..
- 아니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재석씨 비혼주의라고..
- 근데 변했다구.. 누구 만나서! 여태껏 나는 내가 정착, 책임, 약속 뭐 이런 단어랑은 거리가 먼 놈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제는 정착하고 싶어졌어. 송다희한테..
평생 같이 하자고 약속하고, 약속 받고... 송다희가 나 이렇게 만들어 버렸어. 맞아. 어 너무 갑작스러운 거 알아요. 근데 나 충동적인 마음 아니야 이거.
생각해봐? 우리 같이 살면은 밤마다 아쉽게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 밤 늦게 까지 얘기하다가 잠들고 일어나면은 잘 잤냐~ 막 같이 공부도 하고 행복할 거 같지 않아?
- 행복하겠죠 ㅎ 행복할 거 같아. 근데, 용기가 안 나. 지금은 에휴 물론 나도 백날 천날 같이 있고 싶지 헤어지는 거 아쉽고 집에 가면 또 보고 싶고 근데 그런 마음 만으로 밀어붙이기엔 너무 뻔뻔하잖아. 내가. 파혼으로 엄마 아버지 가슴에 못질한지도 너무 얼마 안 됐고... 공부하겠다고 편입까지 해놓고 용기를 낼 수가 없어요 도저히. 나...
- 이해해요.. 나도. 나도 정말 이해하는데, 어차피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해. 다희씨 마음이 내 마음이랑 같다면.
음.. 당장 결정하라고 안 해. 생각만 좀 해봐. 나랑 결혼하면 어떨지. 그리고 지금 하면 어떨지. 생각은 해볼 수 있잖아 응?
- (끄덕끄덕)
재석: 자! 일로와!
- 왜 아무 말도 안 해?
- 오빠가 아무 말도 안 하니까..
- 내가 먼저 연락 안 했으면 언제까지 고민하려고 그랬는데? 용기 날 때까지? 자, 용기 내는데 도움이 좀 될까 해서
- 뭔데 이게? 이게 다 뭐예요?
- 찬찬히 봐. 나에 대한 확신이 쪼금 생겼으면 해서? 일단 나는 치대 최우수로 졸업을 했고, 토익 990점 이 정도면 장난 아닌 거예요 알죠? 그리고.. 이거는 이건 내 통장 잔곤데 ㅎ 물론 집 때문에 대출 받으면 쪼금 줄긴 하겠지만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 있으니까 우리 둘 생활하는 덴 전혀 문제없을 거고.. 아! 주식도 하나 있어요. 주식! 작전주 아니고 나름 재무제표 분석 해 가지고 우량주로 배당금도 3.7% 이거 안전 자산이에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강 검진 결과지! 자 봐요. 혈압, 피검사, 간 수치, 다 깨끗하죠! 완전 깨끗! 그리고 이거ㅎㅎ.. 또 내 자랑 같긴 하지만 진짜 가장 중요한 거! 남성 활동성 지수! 이 봐요 봐요 여기 7! 최우수! 최우수가 무슨 뜻이냐면은-
- 아뇨 아뇨 설명 안해줘도 돼요. 알아요. 무슨 뜻인지.
- 알아요? OK 그럼 됐고! ... 마지막으로 진짜 제일 중요한 거! 자- 아 나 오늘 그거 만드느라고 진짜. 후.
- 송다희 외조 계획서 -
작성자 남친 윤재석. 달성 목표, 송다희가 윤재석과 결혼을 한 후에도 자신의 자아 실현과 꿈을 위해 정진할 수 있도록 한다.
계획 일. 신혼집을 명인대 근처로 하여 등하교에 문제로 하여
이. 중간, 기말 시험 기간에는 모든 집안일과 대소사를 윤재석이 담당한다.
삼. 자격증 시험 기간에도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해주며 필요시 밤을 같이 새준다
사. 자녀 계획은 송다희가 꿈을 이룬 후 충분한 협의 하에 도모한다. 추가, 자녀는 윤재석이 주도적으로 양육한다.
다희, 재석: 오. 무조건 행복해진다. 둘이 같이.
- 어떻게 용기가 좀 생기나?
- 재석씨...
- 우리 같이 잘해나갈 수 있어 다희야...
- 어때? 용기가 좀 생기는 거 같아?
- 반 정도..?
- 그럼 나머지 반은 다른 날 채울까? 너 피곤하잖아 시험 때문에 잠도 못 자고.
- 아니? 차 오르는 김에 좀 더 마셔볼래.
- 그래, 같이 마시자. 용기는 너만 필요한게 아니니까. 자- 짠!
- 어..어! 이제 7부 능선 쯤 넘어가는거 같아. 와 짱신기해.
- 이 알콜 힘이 필요할 때가 있네.
- 이제 팔 ㅎㅎ
- 팔?
- 어. 모든 난관을 막 이겨낼 수 있을거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
- 속도가 너무 빠른데?
- 오빠. 우리 진짜 행복할 수 있겠지?
- 장담해.
- 엄청 재밌겠지? ㅎㅎ 둘이 맨날 떠들고 맛있는 거 해먹고 같이 잠들고 ㅎ
- 잠시도 지루할 틈을 안줄 거야 내가 최선을 다해서.
- 부모님들도 첨엔 좀 충격 받으시겠지만... 우리가 뭐! 같이 죽겠다는 것도 아니고 같이 살겠다는 건데! 사돈으로 시작한 게 우리 선택은 아니니까! 어?
- 그럼!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인류를 위해서도! 갸륵한 일이지. 우리가 하려는 일은!
- 어! - 오케이! 나 다 왔어! 가요 지금 사고 치러!
- 지금..? 당, 당장?
- 어! 지금! 나 지금 아니면 사고 못 칠 거 같아. 지금이야! 빨리!
- 오케이. 가자 송다희.
- 응!
(윤재석 x 송다희 고백모음.txt)도 추가업뎃 예정
재석이가 자꾸 고백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