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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기획의도에 대한 이야기(긴 글주의)
2,001 40
2020.05.0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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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과잉기억증후군 설정 많이 활용 안해서 아쉽다는 글 보고
기획의도 보러 갔다가 뻐렁쳐서 쓰는 글ㅋㅋㅋㅋㅋㅋ

작가는
이 이야기가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정훈이라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동시에 살기 위해 잊어야했던 여하진이라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기도 해.
그리고 더 나아가서, 기획의도에서 이미
잊혀지지 않아서 혹은 잊혀져서, '기억'때문에 괴로워하는 모두에 대한 이야기라고 확장하고 있음

그건 결국 이 드라마에서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병은
이정훈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도 아니고, 그런 병이 있어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고 생각함.
그저 '기억'이라는 주 소재를 좀 더 심도있게 다루기 위한 설정일 뿐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앞서 이미, 살기 위해 잊어야했던 하진이는 기억을 찾았고
사실 하진이에게는 8년 전의 그 시간이 바로 엊그제처럼 쏟아져들어왔을거야.
그러나 그 힘들었던 시간을 겪으면서도, 하진이는 정훈이를 위해 무너질 수 없다고 한 바 있었지.
결국은 서연이 때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함께하는 것'을 선택했었구ㅇㅇ 
물론 평화는 짧았으나...ㅎㅎㅠㅠ
잠시나마 어쨌든 하진이는 과거에는 살기위해서는 잊는 것밖에 없던 그 기억을 가지고도 이미 정훈이와 함께하고 사랑함으로써 극복했다구 생각함
태은이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태은이의 상처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됐으니까.

정훈이에 대해서도 역시 작가가 줄곧, 
첫사랑 서연이의 존재, 그리고 그 서연이의 끔찍한 죽음을 목격한 기억을 가진 사람이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남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빌런인 산울림과 태은이의 대화들을 통해 계속 던져왔고
태은이가 옳다는 걸 정훈이가 하진이를 사랑하게 되는 것, 그리고 탈옥한 편토커와 대면한 정훈이를 통해 답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어.
서연이가 죽은 장소에서도 서연이의 죽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하진이의 안전을 확인하며, 그저 미친 또라이새끼를 잡으려했을 뿐이었음. 심지어는 옥상에서 편토커가 떨어지는건 어떻게 보면 서연이의 죽음을 재현한 건데도 정훈이는 그 기억을 겹쳐보지 않았어.
태은이 말마따나 정훈이는 이미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 채로도, 충분히 과거는 과거로 남겨둔 채 살아갈 수 있게 된거야.
(옷장 트라우마 역시, 아버지는 과오를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정훈이는 아버지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의자라는 새로운 기억으로 극복했지)

그런데 그런 순간에서 책이 출간되었고, 입방아에 오르내렸지만 '사람들은 금방 잊는다'며 하진이가 정훈이를 위로했지.
그러나 금방 잊혀질지는 모르겠지만, 또 그만큼 사람들은 쉽게 얘기하고 쉽게 말해. 그 사실조차 금방 잊을거니까.
그로 인해 정훈이는 앵커직을 그만두게 됐고, 하진이도 일들이 날아가버렸지.
난 사실 이 때 둘의 태도가 둘 사이의 이별이 필요했던 이유라고 생각해.
나 좋자고 상대의 커리어가 망가지는 걸 외면할 수 없었던 거고, 나 좋자고 상대의 부채감을 외면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이고. 그래서 너무 좋은 사람들인데.
또 한편으로는, 둘이 통화하면서 힘들단 말을 안하더라구. 괜찮다고 하고. 말을 삼키고...
'함께함'으로써 상대의 커리어는 망가지고 너무 많은 희생을 하는데, 정작 내가 함께 있어도 나는 짐을 나눠받을 수 없는 사람인거야.
힘들다고 투정 한마디 없이 내 걱정만 하는 상대방이니까. 나는 그래서 둘이 헤어질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함.
서로 행복뿐만 아니라 힘든 일들도 나눠 가져야 한다는걸,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보다 '함께' 극복하는 것이 낫다는 걸 알기 위해서 말야.
또한, 서로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일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상대는 점점 더 힘든 일을 마주하게 되고...
결국은 앞으로의 미래가 '겁이 나서' 헤어진 거기도 하다고 생각되기도 하구 ㅇㅇ

사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방금전까지 하진이가 미국간다고 직접 말안하고 하경이통해서 알게 된건 좀 아쉽다고 생각했는데ㅋㅋㅋ
근데 이것두 그래서 헤어진거 같단 생각이 드네ㅋㅋ 상대를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상대의 의사는 묻지 않는게 진짜 제대로 된 함께하는 건 아니니까.


물론 그럼에도ㅋㅋㅋㅋㅋ
저는 박수창이나 산울림을 어떻게 처리할지...처리를 진짜 할지 잘 모르겠는것....
(궁예해도 안맞을거기도 하곸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기획의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윤주는 정말 올곧게 처음 생각한 길 그대로 가고 있구나 다시 한번 깨달았다구..응...
16회는 정말 아무리 버거운 기억 앞에서도,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고 괜찮아질거니까, '겁내지말고', 
'함께하라, 기억하라, 사랑하라'를 올곧이 드러낼거라는 생각밖에 안들더라ㅋㅋㅋ

그리고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금방 잊는다'는게 
사람들이 정말 두 사람 사이에 서연이가 있었고 뭐 그런걸 금방 다 잊는다기보단
사람들이 2년간 보아온 기자로 활약하는 이정훈에 대한 새로운 기억들,
미국에서 활약하는 여하진에 대한 새로운 기억들이 더 중요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
정훈이가 그런 것처럼 말이지.
물론 찐으로 그냥 금방 잊는걸수도 있겠고, 사람들은 여전할 수도 있겠지만 뭐ㅋㅋㅋㅋㅋ^^ 윤주가 알아서하게찌~

다쓰고 보니 글 왤케 길담.....(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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