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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미담 떴네 - 마이너리거 190명에게 1000달러씩 줌.

무명의 더쿠 | 04-01 | 조회 수 3520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캠프가 중단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우리 팀의 호세 트레비노(포수)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나는 당시 40인 로스터에 오르지 않았고, 초청선수 신분이라 선수 노조는 나와 같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보호해주지도 않는다. 로스터에 오른 선수들은 노조의 도움으로 주급이 나오지만 나는 초청선수라 돈을 받을 수 없었다. 결혼해서 아내도 있고, 야구를 못하니 월급도 안 나오고, 정말 모든 것들이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돌아가면 부모님 집에 들어가 살아야 할 것 같았고, 훈련은 계속해야 하는데 돈이 안 나오니 아르바이트라도 빨리 구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내용을 호세에게 하소연했는데 우연히 내 이야기를 추신수가 듣게 된 모양이다. 그는 나를 조용히 불러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건넸다. “네가 돈 걱정하지 않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처음에는 그 말의 의미를 잘 몰랐다. 추신수는 혹시라도 내가 기분 나빠 할까봐 걱정된다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솔직히 그때는 도움의 형태보다는 내가 존경하는 선수가 나를 돕겠다고 말해주는 게 엄청난 위로로 다가왔다.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그의 조언을 듣는 게 행복했다.”


추신수 선수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나.


“그는 나를 포함해 마이너리그에 있는 190명의 선수들에게 1인당 1000달러씩 개인적으로 기부하겠다고 나섰고, 특히 나한테는 그 돈 외에도 매주 자신한테 지급되는 밀머니(meal money, 1100달러)를 야구가 중단되는 동안 내게 모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경제적인 면에서 도움을 줄 테니 야구와 가족에게 집중하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지금도 그 일을 떠올리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엄청난 경험이었다. 돈을 많이 버는 메이저리그 선수라고 해도 모두 추신수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그는 캠프 때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위해 식사 대접을 한다. 클럽하우스에서 코치들, 물리치료사, 트레이너, 맛사지사, 매니저들의 복지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 서는 선수다. 그들과 밖에서 따로 식사하고 어울리고 생일 선물을 챙기는 모습에 상당히 놀란 적이 있었다. 그가 쌓아온 야구 커리어도 대단하지만 인간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그래서 그 밀머니가 실제 당신의 통장으로 전달된 건가. 


“그렇다. 추신수는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 전혀 의심하지는 않았다. 내 통장으로 그의 밀머니가 지급됐고, 이걸 본 아내가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팀의 리더이자 베테랑인 추신수가 어린 선수들을 진심으로 챙기는 마음이 느껴졌고, 그한테 관심 받고 보호받는다는 사실이 정말 기뻤다. 그는 우리를 이렇게까지 챙길 필요가 없는 베테랑 선수다. 그래서 더 고마움을 느낀다.” 

<엘리 화이트가 추신수에게 고마움을 담아 보낸 메시지. 추신수는 화이트의 문자에 야구를 계속하길 바란다며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이야기 해달라고 답장을 보냈다.(사진=엘리 화이트 제공)>


엘리 화이트는 추신수가 걸어간 길을 뒤따르고 싶어 했다. 루키리그부터 마이너리그의 모든 과정을 거쳐 빅리그에 올랐고, 빅리그에서도 빼어난 성적을 토대로 거액의 FA 계약을 맺은 뒤 한 팀의 리더로 자리매김한 추신수의 모습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행동은 메이저리거로 성공해 많은 돈을 벌고 싶었던 엘리 화이트에게 새로운 목표를 갖게 만들었다. 


“내가 야구 선수로 성공한다면 추신수처럼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돕는데 앞장 설 것이다. 추신수가 나를 돕는다고 말했을 때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을 나도 다른 마이너리그 선수에게 전하고 싶다. 나보다 어려운 형편에 놓인 선수들을 위해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엘리 화이트라는 선수가 필드 위나 필드 밖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선수로 기억되길 바란다.”


엘리 화이트는 첫 번째 밀머니를 받고 추신수에게 보낸 문자를 기자한테도 보내주면서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 ‘고맙다’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보낸 건 돈 외에 마음이 담긴 거라 우리 가족들한테 더 뜻 깊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당신의 도움을 받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몫까지 포함해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당신이 보인 마음,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엘리 화이트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추신수에게 연락을 취했다. 추신수는 처음에 자세한 설명을 꺼리다 엘리 화이트가 기자와 인터뷰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엘리 화이트를 보며 2003년 아내와 마이너리그에서 고생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40인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하는 선수한테는 밀머니도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그 생활이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되고도 남았다.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은 마이너리그 선수들한테 가장 고통스런 시간들 아닌가. 구단에 부탁해서 나한테 지급되는 밀머니를 엘리 화이트한테 보내달라고 했다. 첫 밀머니가 지급된 날, 내게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더라. 그 문자를 받고 나도 감동했다. 엘리 화이트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올시즌 마치고 내가 텍사스에 남을지 떠날지 알 수 없지만 만약 내가 없다면 그가 빅리그로 콜업돼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 선수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 내가 더 기뻤다. 그가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고 좀 더 야구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5월 말까지 190명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매주 400달러씩 한 달에 160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추신수가 190명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1000달러씩 모두 19만 달러(2억3000만 원)를 보태기로 한 것도 엘리 화이트를 통해 알려졌다. 추신수는 레인저스 존 대니얼스 단장에게 열흘 전 이미 이와 같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21년 전 미국에 올 때 나는 빈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야구를 통해 많은 걸 얻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자산이나 다름없다. 그들이 지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이겨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  


추신수는 한국의 코로나19 성금으로도 2억 원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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